산수유나무 가지마다 대롱대롱 매달린 참새 떼 노랑꽃 이파리로 주린 배 불리는 데 한 겨울 푸닥지게 놀아서 호밋자루에게 미안하다는 이 농사일 할 때가 더 행복하다는 이 십 원 내기 화투판 접어놓고 대신 호밋자루 챙긴다
예나지금이나 장정들 도맡아 하는 농사일 머슴살이 자청한 나 푸릇푸릇한 마늘밭에서 봄 내음을 캐고 소소한 행복을 마중하는 데 여름과일 가을과일 나뭇가지마다 제 각각 뿜어내는 저 봄꽃들의 수다 외딴 집 울안이 수런수런 밭이랑 사이사이 새싹들 푸른 울림이 동구 밖으로 번져나간다
‘이놈의 질어터진 밭 호랑이도 깨물어가진 않네!’ 푸성귀로 채워진 밥상머리서 여인들 한 서린 말이 떠오르는 건 고운 내 피부가 그녀들을 닮아가서다 소중한 밭떼기 호랑이에게 내어 주다니 간 큰 아낙들이여 도랑물에 씻김 한 호밋자루 헛간에 걸어놓고 큼직한 장바구니 들고 ‘텃밭채소가게’로 장보러오소 손수 심어놓고 김 매기한 참살이 채소와 단내 나는 과일 거저 드리고 덤으로 푸른 소나무아래 시원한 그늘도 담뿍 드립니다
첫댓글 수고많으셨습니다 상숙씨!
참 많이 힘들죠 보람도 있지만 돈 바라고 농사란...
나같이 승질머리 있는 놈은 못합니다
사 십 년전 부추단 묶다가 내 던지고 도시로 나온 것이 잘한 일이라고 아내도 고생 안 시키고 애들 대학까지 보내고 순간의 선택을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집념이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더욱 건강하시고 피부 맛사지 자주 하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상숙씨?
용강리 함가볼까나 퇴직하고 십 수 년만에 처음으로 ...
요즘, 농사일 기계화가 되어서 예전처럼 힘들지 않고 할 만합니다.
헌데, 기계부리는 사람들 갑질에 땅 주인들 여간 힘든 게 아니랍니다..
저희도 올부터 고추농사 텃밭으로 옮겨왔습니다.
@햇살타고, 마리아
옛날엔 소 있는 집이 갑질을 했어요 울 종조부님들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