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빌딩의 한 모퉁이에 조금 이상한 전문학교가 있었다.
그곳은 미국내 뿐만이 아니라 해외로부터 찾아오는 경찰관 등에게 거짓말탐지기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였다. 즉, 거짓말탐지기 검사관 양성소인 것이다.
알고 있는 바와 같이, 폴리그래프라고 불리는 거짓말탐지기는 극히 약한 전류를 인체에 흘려보내 인간 감정의 아주 미세한 변화까지도 감지하여 그래프 종이에 기록하게 하는 장치이다.
인간은 뭔가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나 혹은 예기치 못한 질문을 받게 되었을 때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게 되는데, 그때 아주 적은 양의 발한현상을 나타내게 된다.
땀을 흘리게 하면 그만큼 피부표면의 수분이 많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흐르는 전기의 양도 많아진다.
또한 거짓말을 하면 표면적으로는 아무리 냉정을 잃지 않으려고 해도 심리적 저항감으로 인해 몸의 세포내의 전류가 변화해 버리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게 되면 그래프는 위의 바늘이 크게 흔들리며 그래프 용지에 곡선이 그려지게 되는 구조이다.
실제로 이러한 거짓말탐지기는 그것을 사용하는 검사관의 기술에 따라서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질문에도 '아니오'라고 부정적인 대답을 하도록 하는 것이지만, 그 질문의 내용, 질문 구성법과 제시법, 순서, 질문의 타이밍 등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다.
초보자가 간단히 피험자의 거짓말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전문학교도 필요한 것이다. 이 학교의 크라이브·벡스터 교장은 이 분야의 상당한 베테랑이었다.
어느 날, 벡스터는 별 생각 없이 방안에 놓여 있는 화분에 심겨져 있는 식물에게 눈길이 갔다.
살풍경한 사무실에서는 이러한 식물이 보여주는 푸르름에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그 화분은 드라세나라고 하는 백합과의 관엽식물로, 잎폭이 넓고 녹색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식물이다.
이른바 흔히 "행운목"이라고 불리는 종은 이것의 근연종이다.
- 드리세나 (행운목) / Photo by ori2k -
'이제 물을 줄 때가 되었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문득 혹시 이 잎사귀에 거짓말탐지기의 전극을 갖다 대면 어떻게 될까하고 상상한 것이다.
이것은 물론 특별히 식물에 어떤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식물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서 뿌리로부터 물을 빨아 올려 잎까지 전달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은 시간적으로 어느 정도의 속도일까 하는 말하자면 "식물학적 호기심"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이러한 순간적인 생각으로 시도한 일이 이후 벡스터 교장의 운명을 크게 바꾸어 놓으리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다.
화분에 충분히 물을 주구 잠시 상태를 살펴보니 폴리그래프의 바늘은 벡스터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처음에 물을 빨아들이고 있는 드라세나는 그만큼 전기가 잘 통할 것이고, 분명 바늘은 똑바로 위로 뻗어나가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상상했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고 바늘은 상하로 촘촘하게 흔들렸으며, 그래프 위의 선은 수많은 톱니 이빨과 같은 형태를 그리고 있었다.
이것은 감정적으로 조금 흥분 상태에 있는 인간의 반응과 아주 유사한 것이었다.
평소 언제나 그가 하고 있는 일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이 범죄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답할 때와 똑같은 반응이었다.
그는 깜짝 놀라서 갑자기 머리속이 혼란스러워졌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구나. 식물이 이런 반응을 나타내다니...’벡스터는 생각했다.
‘이 반응은 인간의 감정과 비슷하지만 만약 식물에게 감정이 있다면 인간과 똑같이 무엇엔가 놀랐을 때에 강한 반응을 나타낼 것이다.
그것을 실험해 보자. 그런데 어떻게 식물을 놀라게 만들지?’
잠시 생각한 끝에 그는, 뜨거운 커피가 들어 있는 컵에 드라세나 잎을 한 장 담가 보았다.
하지만 반응은 거의 없었다. 이 정도의 온도에서는 반응하지 않는 것일까.
마음속으로 '역시 지나친 생각이었을까' 하면서, 더욱 결정적으로 드라세나를 위협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잎에 불을 붙여서 태워 버릴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바늘이 크게 흔들리는 반응이 일어난 것이다.
그야말로 극적이라고 말해도 좋을 만큼 놀라운 변화였다. 그 때 그는 아직 성냥을 가지러 가는 행동을 나타내기 바로 직전이었다.
즉, 걷는 행위에 의해서 일어나는 진동등의 물리적인 영향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대체, 어떻게 된일인가.
다른 방에서 성냥을 가져오자, 바늘은 다시 큰 곡선을 그렸다.
그리고 성냥에 불을 붙여 잎에 가까이 가져가자 또 다시 곡선을 그렸지만, 이때의 바늘의 피크는 처음에 보렸던 피크 만큼은 아니었다.
다음 날 아침, 벡스터가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 공동 연구자인 로버트 헨슨에게 이야기하자,
헨슨은 자기도 해보겠다고 하면서 잎을 태우려고 했다 그랬더니 어제와 똑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벡스터는 헨슨이 실제로 태우는 것을 그만두게 하고, 불은 붙이는 시늉을 해보았다.
그러자 반응이 전혀 없었다. 아무래도 드라세나는 인간이 진짜로 행위를 하는지 안하는지 분간하는 것 같았다.
이 이야기가 세상에 전해지자,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미국 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추가시험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대개 비슷한 결과를 관찰할 수 있었다.
나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물론, 그 중에는 잘 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잘 되지 않았던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나의 추측이지만,
분명 머리 속에서 벡스터의 이야기를 믿고 있지 않았다든지 혹은 과학적인 의심을 버리지 못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초능력이라는 단어를 간단하게 사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러한 실험 보고를 접하게 되면 아무래도 식물이 지닌 불가사의한 힘, 즉 초능력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획기적인 사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37년 전인 1966년에 미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은 그 뒤 P·톱킨스와 C·버드라는 두 사람에 의해서 그 경위가 상세하게 소개되었다.
(The Secret Life of Plants/식물의 신비생활)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꽃이 좋아 기르며 보면 마음을 주었을 때 윤이 나더라구요.
앞으로도 많은 좋은 이야기 기대합니다~^^
그쵸..세상의 모든 에너지는 연결되어 있거든요.감사합니다
오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