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가 추가로 4배 더 필요한 자율주행 시대… 자동차 ‘반도체 대혼란’으로 패닉 / 7월 26일(일) / 중앙일보 일본어판
하먼의 자동차용 오디오·통신 솔루션 ‘하먼 레이디 스트림 쉐어’. [사진 하먼]
인공지능(AI) 서버가 촉발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자동차 산업에 확산되고 있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의 확산으로 차량에 탑재되는 메모리 반도체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급망 관리에 나섰다.
반도체·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가 AI 서버용 광대역 메모리(HBM)와 기업용 DRAM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AI 서버 시장이 메모리 수요를 급속히 흡수하면서 범용 DRAM과 NAND형 플래시 공급도 점점 더 어려워질 조짐이다. 시장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차량용 메모리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사용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첨단 운전 지원 시스템(ADAS), 디지털 패널, 차량용 AI, 자율주행 컴퓨터, 차량용 기본 소프트웨어(OS) 등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다. 다수의 카메라와 레이더, 라이다가 수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려면 고용량 DRAM과 NAND형 플래시가 필수이다. 업계는 최신 ADAS를 탑재한 차량의 메모리 용량이 기존 차량보다 2~4배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은 이미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IMARC 그룹은 전 세계 차량용 메모리 시장이 지난해 75억 달러에서 2034년에는 192억 달러로 2.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가 HBM 수요를 견인했다면, 앞으로는 SDV와 자율주행차가 차량용 DRAM 및 NAND형 플래시 수요를 견인하는 또 다른 성장 축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메모리 공급망을 둘러싼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최근 퀄컴과 삼성전자 자회사인 허먼, 덴소, 현대모비스 등과 전략적 고객 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포드와 제너럴 모터스(GM)와도 메모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 및 부품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AI 서버용 메모리 공급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도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양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공급망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그룹은 “전 세계적인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등 시장 환경이 쉽지 않지만, 전 세계 반도체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도 “반도체 부품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소싱 체계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기업도 차량용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PDDR5X와 차량용 UFS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으며, 연말에는 온디바이스 AI에 최적화된 차량용 UFS5.0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도 높은 신뢰성을 가진 차량용 DRAM과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제 빅테크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의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사들도 메모리를 먼저 확보하기 위해 장기 계약과 공급망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AI 서버와 자동차가 동시에 메모리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면서 공급망 선점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