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이다
한국은 목요일 아침이지만 이곳은 13시간 차이가 나니
지금 여기는 수요일 저녁 10시쯤인데
수요일의 이른 아침은 내집 동네의 쓰레기 수거일이어서 중요한 날이다.
그동안 쓰레기 담당은 아내 몫이었는데
은퇴 후 집안의 중요한 일이라며
아내가 처음 떠 안긴 것이 쓰레기 담당이었다
이게 별스럽지 않아 보여도 그게 아니다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여간 신경 쓰이지 않는데
시 규정에 맞지 않으면 쓰레기 수거하는 청소원들이 사정없이 빨간딱지를 붙여놓고 그냥 가버리기 때문에
신경 써서 음식 쓰레기 재활용품 플라스틱 폐지 나뭇잎 등등 세세하게 분리 후
아침 일찍 집 앞 인도 주변에 내어 놓아야 한다.
그런데 이게 또 쉽지 않은 것이
정확하게 정해진 시간에 수거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동네를 한바뀌 돌기 때문에 업무량에 따라 들쭉날쭉 하기도 한다.
전번에는 이른 아침의 수거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워
전날 저녁에 쓰레기를 내놓았더니 야생동물이 쓰레기봉투를 헤집어 놓아서 낭패를 보았다
이후부터는 이른 아침 5시에 알람이 울리면 후다닥 일어난다.
그런데 아뿔싸!
오늘 쓰레기 수거하는 날을 깜박했다
전날 저녁 늦게 자기도 했지만
요즈음 식구들, 특히 아내의 코로나 증상 후유증으로 아무래도 식구들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늦은 잠을 깜빡했다가 7시쯤 눈이 떠졌는데
잠결이라 아직 몽롱한데 아무래도 뭔가 찜찜하다
떠지지 않는 눈을 껌뻑껌뻑 거리다가
아뿔싸,
오늘 쓰레기 수거날이다
하필이면 전날 알람 세팅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비호같이 박차고 일어나서 뛰어 나갔더니 이웃의 쓰레기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벌써 청소차가 지나간 것 같다.
후다닥 우당탕 가라지 문을 여는 소리에 아내가 빼꼼 내다보고는
'와 그라요, 또 뭘 잘못했능교?'
이 할마씨는 천날만날 날 보고 또 뭘 잘못했다고 한다
뻘쭘하지만 고해바칠 수밖에 ~
'몬살것다, 우야노
음식 쓰레기 때문에 앞으로 일주일을 우찌 지내노
낮이나 밤이나 그노무 카페만 디다 보더마는
어째 아직도 그 모양이요'
할 수 없는 노릇, 음식 쓰레기를 이중으로 동여매고 테이프로 꽁꽁 틀어 막았다
쉽게 말하자면
아내말은, 내가 아직도 분변(糞便), 즉 똥오줌을 못 가린다는 말이다
분변(分辨)은 세상 물정에 대한 바른 판단이라는 뜻으로
당연히 분변(糞便) 과는 다른 말이다
분변(糞便)의 糞은 똥오줌이라는 뜻으로 어린아이가 똥오줌을 가린다고 할 때의 糞이다.
그런데 똥오줌을 가린다는 것은
세상 물정에 대한 바른 판단을 한다는 뜻이니
분변(分辨) 과 분변(糞便) 은 같은 뜻이라고도 할수 있지 않을까?
(분변을 가린다)를 한글로만 표기할 경우에도 갈은 말이 될 수있겠고 ~
우스개로 하는 말이고
어찌 똥오줌 못 가리는 경우가 단풍들것네 뿐일까
안타깝게도 요즈음 주변엔 나이 들어도 똥오줌 못 가리는 이들이 많다.
첫댓글 저도 가끔 똥인지 된장인지 분별을 못할 때가 있다고
아내한테 지청구를 먹습니다.
설마 그럴까요
일례를 들었지만 우스운 일은 오늘 제가 겪은 일이고요
완전한 사람은 드물겠지요
잘못과 약점은 단지 정도의 차이일 뿐
건필하셔서 이번 행사에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랍니다.
존경합니다.
집안 일을 부부 함께 나눠서 일하시기에.
저는 아파트에 살면서도 제 손으로 생활쓰레기, 음식쓰레기를 한 번도 쓰레기장으로 가져간 적이 없지요.
아내 혼자서 다 하기에.
제가 곁에서 거둔다고 자청해도 아내가 제 등을 떠밀며 제지하지요.
위 글에서 나오는 '분변'은 중국 한자말이군요.
저는 전혀 모르고요.
'다음 어학사전'으로 검색하니 한자 '분'은 61자, 한자 '변'은 49자.
이를 조합하여 '분변'을 만들면 무려 2,989개의 낱말이 생성되는군요.
61 X 49 = 2,989
도대체 어떤 한자말을 골라야 할지?
이는 중국 한자말의 장점이자 단점이겠지요.
저는 그냥 쉬운 우리말, 특히나 표준어로 언어생활을 하고 싶군요.
학교에서 배운 대로 띄어쓰기, 맞춤법 등으로.....
초등학교 학생이라도 읽어서 이해하는 그런 언어생활을 해야겠습니다.
@최윤환 바른 판단을 한다는 (분별=분변) 같은 뜻이더군요
소화된 음식물 찌꺼기를 의미하는 (분변)이 묘하게 한글 표기가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단지 예를 들었습니다.
우리말 사랑이 각별하신 최윤환 님에게 배우게 됩니다
점 하나
찍고 안찍고 지식보다
훨씬 더 필요한것들이
삶의 지혜로움 아닐지요
부부 둘 사는데도
분변이 필요할진데
여럿 어울림곳에서야~
저도 열심히 가려야지
다짐도 해봅니다
에둘러 제가 말하고 싶었던 뜻을 이해하시고
덧붙여서 말씀까지 해주시니 고마워요
분별=분변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주변을 살피는 아량과 노력이 필요하다 봅니다
중요한것과 중요하지 않은것
필요한것과 필요하지 않은것
등등 살면서 가려야 할게 많은데
타성이나 습관에 젖어 실수 하는것은
누구나 다 그럴겁니다
때로는 자기 실수에 너그러워질 필요도
있는것 같습니다 ㅎ
새겨 듣게 되네요
의견 고맙습니다
저희집에도 단풍님보다
더 못가리는 사람
한명 있습니다
이젠 포기하고 수거일마다 시킵니다
시킨것은 잘 합니다~
단풍님 글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쌩유요~~ㅎㅎㅎ
처음 뵙는데
엄청 뻘쭘허구먼 ㅎㅎㅎ 웃으면 안되지유~
나이 들어도 확실히 (분변) 가려야 합니다
단풍처럼 분변 못가리면 여기저기서, 카페에서도 욕 쳐백이 들어요~ ㅎ 고마워요
나잇값 못하고 분변을 못가리듯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이 여기도
몇 있는것 같더군요.
근데 본인들은 모르니
애꿎은 회원들만 마음
다치는것 같습니다.
많이 아는것 보다 사람답게
도리를 지키며 사는것이
훨 바람직하다 생각 합니다.
^^
애둘러 이야기 했습니다
이런저런 경우가 있을수 있으니 편하게 생각하도록 해요
몸조리 잘 하세요~~
저쪽 방애서 댓글 쓰고 등록하려는데
안되기에 무슨일인가 했더니 삭제 된 글이라고
김이 빠져 썼던 댓글은 생략,ㅎ
분변을 가리지 못하고 분변을 여기저기
흘리는 사람도 있는곳이
우리 카페처럼 다중의 사람이 모인 그런 곳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하여간 글 잘 읽었습니다. 건강하세요.
ㅋ 선배님 죄송합니다
어제 잠을 못잤더니 이곳의 게시용이었는데 잘못 올렸어요
한분이 댓글 주신걸 보고는 아차차 했습니다
할수없이 날리고 이쪽으로 왔어요 혜량하세요 ~
나이들어 못가리면 욕 쳐백이 듣지요 ~
네~~참고 합니다.
네 그러세요
분변인지 분변인지~
에고 거기도 분리수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철저히 해야겠지만
때론 엄청 하기 싫은 일 중에 하나입니다.
일주일에 한번이면 신경이 많이
쓰이겠어요.
일주일 놓치면 곤란해요
꽁꽁묻어 뒷꼈에 두었답니다
고저 옛날생각하면 ㅎㅎ
그러나 우리가 지켜야할 것들이니 대부분 남자들이 하잖아요
ㅎ 저의 중요한 하루일과입니다
일상에서 지키며 산다는 게 어렵지요 부산 문현동 달동네 살때 쓰레기 분리 수거날 힘들었어요 한 주는 연탄재 버리고 한 주는 쓰레기 꽁꽁언 비탈길 연탄재 이고지고 새벽녁에 청소차 있는곳까지 내려오는 달동네 주민들 86년도 였지 싶어요 청소차 엠프소리에 노이로제 걸릴지경 으~~
여기는 정리만 잘해서 집앞에 두면 신경 쓸일이 없는데
그게 익지 않아서 아직 서툴어요.
문현동 이름 기억 납니다
초중때 초량동에서 살았지만 이후 부산은 한번도 가지 못해서 흐릿해요
여름이면 부산진역 물에 잠기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쓰레기 버리는일.
재활용 버리는일
음식물 버리는일
여자들도 여간 어려운이 아니랍니다
선배님의 일상의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럼요 매우 힘든 일이지요
그러니 제가 아내를 지극히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 맞나? ㅎㅎ 고마워요
@단풍들것네 선배님
아내사랑뿐만아니라 추가로 책임 다하시는 마음도 최고신듯 보입니다
@지 인 ㅎㅎㅎㅎㅎㅎ
요즈음 힘드신 일 맏으셨지요
고마운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
@단풍들것네 고맙습니다
작은 일부터 큰 일에 이르기 까지 분변은 꼭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인지 된장인지 모른다 하는 말은 요즘도 흔히 인용하는 익숙한 단어입니다. ^^~
ㅎ 여기는 된장도 아주 귀합니다
쌈장 듬뿍 찍어 먹으면 아내에게 혼납니다
몇사람이 답답해서 애둘러 한마디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