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서점에서 본 ‘완전 소중한 국어’ 참고서가 생각납니다.
수년 전 ‘완전 소중한 남자’를 줄인 ‘완소남’ 말이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유행했었습니다.
유행어의 속성은 하나의 어휘나 낱말로 자리 잡아 오래도록 살아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명이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유행어가 한때를 풍미하는 건 그 시대상을 반영하거나 시대의 자화상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말을 제대로 가르쳐야 할 국어참고서 제목마저도,
“완전 소중한 국어”라고 붙인 걸 보면서 이게 어법에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웬만한 용언 앞에 ‘완전’을 붙여도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는 판국이 돼버렸습니다.
완소남~ 완전 소중한 사람을 표현하는 뜻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요즘
세대들의 기발함에 놀라움과 걱정이 함께 들기도 합니다.
물론 누구나 보편적으로 쓰는 것이니 요즘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받아들이면 그만이라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완전’이라는 말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완전’이라는 말은 완전 정복, 완전 만족 같은 일부 명사 앞에서만 쓰인다고 나와 있습니다.
즉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춰 모자람이 없다는 뜻을 가진 명사라고......
지나친 유행어가 우리말 질서의 뿌리를 흔드는 일이 없길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