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다른 환우들에게 큰 힘 됐으면…"
가을 낮의 햇빛이 현관 앞의 노랗고 하얀 국화꽃 위에 쏟아지고 있었다. 국화꽃 향기를 호흡하며, 가까운 사람들과 눈길을 주고받으며 살아있다는 것이 그 얼마나 지극한 복일까?
27년간 파킨슨병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문경애(56·부산 동래구 사직동)씨는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말했다. "2005년 9시간의 수술을 받고 머리 속에 전극 두 개를 심었지요. 쇄골 밑 가슴 부분에도 자극발생기 두 개를 심었어요. 이른바 '뇌심부 자극술'로 비정상적인 뇌 신호를 차단하기 위한 수술이었습니다." 5년마다 전지를 갈아넣어야 한단다. "저는 초현대적인 삶을 살고 있는 셈이죠."
그녀의 남편은 다름 아닌 정진농 부산대 영문학과 교수다. 정 교수는 문씨 아버지의 고교 애제자였다. 정 교수는 "이렇게 해 본 적이 없다"며 기자의 요청에 따라 아내의 손을 잡았고 어깨를 감쌌다. 정 교수는 "2002년 이후 아내의 상태는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 다른 방도가 없어 수술을 했다"며 "수술 뒤 아내의 건강은 놀랄 정도로 좋아졌다. 정신과 육체를 아우르는 현대의학의 수준이 놀랍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했다. 당시 문씨는 투병 생활이 너무 힘들어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모든 것이 허물어지는 감이 들었어요. 입이 마비되고 어지럼증에 시달리기도 하고, 또 호흡이 끊기듯 실신했다가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2003년부터는 바깥출입을 일절 못했어요. 마지막을 준비했지요. 그런데 기적같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문씨는 힘들었고 놀라운 투병 기록을 적어 '사랑은 기적을 부르고'(부산대 출판부)를 최근 냈다. 2006년에는 백병원과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제6회 투병문학상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때의 투병기가 '어느 사이보그의 진실'이었다. 시인 신경림씨는 "그녀의 투병 기록은 이 시대의 많은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과 희망의 복음이 될 것"이라는 추천의 글을 적었다.
29세에 발병했으니까 그녀는 반평생을 파킨슨병과 싸워온 것이다. 결혼한 지 3년 만에 발병했고, 교사 생활을 시작한 지도 겨우 몇 년을 지나서였다. 물론 발병 후 교사 생활을 접었다. 의사들이 "이렇게 오랜 세월 동안 앓으면서 건강을 유지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라고 말한단다. 파킨슨병은 대개 나이가 들어 발병하는 예가 많다.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의 경우도 있지만 중국의 등소평,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나이 들어 발병한 경우다. 오랜 투병 생활을 두고 정 교수는 "아내의 인내와 극복 의지가 대단했다"고 했다. 그러자 문씨는 "가족들과 친지, 친구들의 사랑이 나를 살렸다"라고 했다.
그녀는 마당의 키 큰 나무들이 보이는 거실에 앉아 수술 당시를 떠올렸다. "머리 수술 때 전류를 흘려 손의 반응을 체크하기 위해 국소 마취를 해야 했습니다. 두피를 걷어내고 머리를 뚫는 것을 다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웠어요. 이렇게 살아있는 것이 기적이고 축복입니다."
이번에 출간된 파킨슨병 투병 기록은 국내 사람의 것으로는 처음이라고 한다. 그녀는 "다른 환우들에게 이 기록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술과 치료를 받았던 인제대 백병원과 동아대의료원에 이 책 200권을 각각 전달했다. 동아대의료원 파킨슨병센터에는 현재 2천명의 파킨슨병 환자가 등록돼 있다고 한다. 정 교수는 "음악회도 가고 외식도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아내와 함께 보낼 것"이라며 그의 아내를 바라봤다. 최학림기자 theos@busanilbo.com
사진=김병집기자 bjk@
첫댓글 문경애씨에 대해 자세하게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동갑이시거나 한살 아래시거나 한것 같습니다. 저도 책을 사서 읽어봐야겠네요.
책이 부산에서 저희 집으로 오고 있답니다 저희도 보고 현수정님께 보내드릴께요 주마등님께서 그리하면 좋겠다고 하시는군요.
책을 문경애씨에게 네권 받아서 규트맘님 에버그린님.가미가제님.은조님 드리고 돌려가면서 읽고있어요.여러분들도 읽고나면 안읽은분을위해서 돌려보십시요.정아할머니도 그랬습니다.
책은빌려보시는것도 좋으시지만 사서보시는것도좋습니다 필요하시면 부산대학교출판부 (051)510-1932)로 전화하시면 보내주시더군요 택배비포함 13000원
행운의여신 님꼐 온 책을 제일먼저 읽었습니다. 문경애 씨가 긴 투병을 할수 있었던것이 가족들에 끈임없는 사랑과 이해 자신에 의지력이 감동 했습니다. 파병환우 님들 우리 힘내고 견디다 보면 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이겨낼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현수정님께 죄송합니다 책이 도착하자 마자 읽기시작했지만 몇장도 못 넘겨보고 바로 그만 덮어야만했답니다. 책이 출판됐을때 사서 읽었던 기억을 잊어버리고 착각을 했었던거라 더 이상 읽지못하고 바로 현수정님께 보내려고 포장해서 협회사무실에 가니 영선님께서 보고싶단바람에 그만 보내지 못하고 영선님 손에~~ 죄송합니다 현수정님 영선님께서 바로 보낸다고 하니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요 ^^
문경애님 2007년 파병 진단받고 아시는 할머니 한분이 걱정을 해주시면서 문경애씨*며느리가 친한 사이로 문경애씨로 책을 선물 받았다며 소중하게 간직하는 책이지만 필요한 분에게 선물주어야 된다면서 책을 읽으보니 도움이 될것 같아며 한권을주실길래 소중하게 간직하며 읽어보고 감동과 눈물이가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