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로스트메모리를 응원하는가 ?
좋은 영화와 작가의 자세
강우석감독이 한국영화계 발전에 공공의 적이 되지 않기를 빌며
난 이 영화 로스트메모리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영화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메시지나 서사구조가 있을듯 싶고 영화에 모든 걸 걸고 승부하는 영화사의 자세도 좋습니
다.
무사 마리이야기 등도 좋아하는 스타일들이죠.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영화 접근 시각이랄
까 마인드가 저와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로스트메모리라는 이 영화가 튜브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영화라고 믿기에
영화사의 운명을 걸고 도전하는 그 자세...난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나도 한번쯤 써보고싶어서 구상란에 적어놓은 이야기입니다. 국가와 민족이 무엇인가, 개인
은 사회의 운명에 어떻게 영향받는가, 자신의 친구와 민족 중 과연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는가 라는 질문들을 던져보고 싶었습니다.
무사 마리이야기 로스트메모리스 같은 영화들이 성공해야 한국영화가 발전되고 성공할수 있
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엔 영화엔 대한 사랑으로 자신의 영화인생에 운명을 건
사람들의 체취도 느껴집니다.
난 튜브라는 영화사를 모르고 CJ에 특별한 관심도 없습니다. 김승범 대표는 더더욱 모르죠.
강우석감독의 절대적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고 존경하는 마음 상당합니다. 나의 시나리오가
완성된다면 처음 그쪽으로 트라이를 해볼 겁니다. 그분과 저의 이름은 닮기까지 한 것, 바둑
을 좋아하는 취미 등에도 유사점을 찾습니다. 승부감각과 추진력도 대단한 분이시죠. 80년대
후반 순수했던(?) 그의 영화를 사랑합니다.
그분이 오늘날 한국영화부흥에 절대적 공헌을 한 것도 잘 알고 있고, 흥행감각과 영화사운
영에도 탁월하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쓰고 있는 글도 공공의 적과 유사한 면
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의 플레이를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난 예전 아까운 영화로 연적비연수를 생각하
곤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취향의 영화였었죠. 그러나 그 영화는 참패했습니다. 많이 아깝더
군요. 강제규는 많이 힘이 꺽였습니다.
강감독이 시네21에서의 인터뷰에서,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그 영화 앞뒤에 강력한 영화들
을 배치해 이겼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난 강제규와 연적비연수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
다.(맞을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그런 일은 없다고 했기에 두고 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인터뷰가 나온 시점에, 지금 다시 로스트메모리스를 보며 반지의 제왕과 공공의
적을 생각해 봅니다. 강제규에 이어 다시 튜브가 타깃인가...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스트
메모리를 뒤늦게 올렸다면 아직도 흥행여력이 살아있는 반지의 제왕을 줄이고서 공공의 적
을 그리 빨리 올렸을 것인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튜브로서도 모험이었겠죠. 영화는 만들어졌고, 언제 올리느냐가 중요했을 겁니다. 시네마서
비스나 다른 영화(참피온 등) 그리고 외화 중 강력한 상대를 피해 언제 올리느냐가 중요했
을 겁니다. 둘은 지금 맞짱 승부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우석대표(?)에게 관심이 많지만 그의 플레이를 모두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글이 앞으로 저에게 큰 족쇄가 될지도 모를 일이겠죠. 김상진 장진 좋은영화사(모두들
꼭 찾아 봅고싶은 분들입니다.)등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그이니까 말이죠.
어제 MBC 출발 비디오여행에서 공공의 적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더군요. 바로 연이어 SBS
접속무비월드에서 다시 선전이 있었습니다. (여기선 로스트메모리스도 선전을 했습니다만.)
자본의 힘으로 마케팅에서 승부를보자는 전략... 한국영화계에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해보게되었습니다.
좋은 영화는 무엇인가 ?
당연히 즐겁고 재밌어야 합니다.
그런데... 영화가 내려지면 무엇이 남는가 ?
영화의 역사가 남습니다.
거기엔 무엇이 기록되는가 ?
영화의 메시지, 사회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가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전 즐거우면서도 메시지가 오래도록 남을 수 있는 영화를 사랑합니다. 아무리 관심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만든 영화라도 더 좋은 영화가 있으면 그쪽을 편들 것입니다.
영화인, 특히 작가의 생명력은 창의력입니다.
창의력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도전의식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소신 있는 고집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건전한 비판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겠죠.
힘이나 권위 영향력이 무서워 하고싶은 말을 못하는 것은
비겁함 보다는 오히려 창작인 자기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행위라 하겠습니다.
막강 권위의 사장? 감독 ? 다 무시합니다.
작가는 영화예술의 시각으로 시종일관 승부를 보아야만 합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영화로만 끝까지 싸워야만 합니다.
계산은 차후의 것입니다. 자신이 없을 때만 필요합니다. 피할 수 있는 한 끝까지 피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풋내기 작가들의 비판정신과 도전정신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없는 감독과 제작자라
면 그들의 한계도 명확하겠죠.
강우석대표(?)의 영향력이 너무나 막강하기에 그의 과거 공헌이 너무나 지대했음에도 불구,
그가 앞으로 한국영화계의 발전에 공공의 적이 되지 않도록 비판 받을 필요성이 있겠다 싶
어 입바른 소리를 해보았습니다.
올바른 비판정신과 도전적 창의정신이야말로 예술이라는 친구를 키우는 가장 기본적 자양분
이라는 것을 확신하면서 이 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