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두레극장에서 공연할 때 월남전 참전용사 300명이 단체로 극장 을 찾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떻게 내 얘기를 썼냐`며 제 손을 잡고 울더군요. 그러나 이라크전에 다시 파병을 결정한 상황에서 더 이상 이 얘기를 계속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김정숙 대표는 96년부터 8년 간 꾸준히 무대에 올려온 뮤지컬 `블루사이공`을 오는 2월 공연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접을 계획이다.
8년 동안 공연을 통해 평화와 반전을 부르짖었음에도 전쟁이 끊임없 이 자행되고 파병이 되풀이되는 현실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김 대표는 '연극은 관객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하는 것인데 요즘 관객 은 춤추고 노래하는 가벼운 소재에 먼저 이끌립니다.
무겁고 우울한 얘기에는 귀를 닫으려고 하죠'라고 말해 월남전이 남긴 아픔을 외면 하는 관객에 대한 실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관객의 코드가 달라졌으니 저도 이 작품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다른 인물로 관객과 만나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관객이 부담스러워하니 아쉽지만 주인공 `김상사`를 이제 는 쉬게 해줘야겠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공연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없어 누적 적자가 2억8000만원으로 쌓인 것도 8년 간의 대장정에 종지부를 찍을 수밖에 없게 된 원인이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김문석 상사를 통해 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한 이 작품은 백상예술상 연극부문대상(96년), 대한민국 국회대상 연극부문 대상(2002년) 등을 휩쓸었고 `명성황후`와 더불어 대표적인 창작 뮤 지컬로 손꼽혀왔다.
마지막 공연이기 때문에 지난 8년 간 지적되었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다듬어 새롭게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초연 때부터 8년째 무대를 꾸준히 지키고 있는 이재훤과 `명성황후` 의 서범석이 김상사역을, `지하철 1호선`에서 걸레 역할을 했던 이 미옥이 후엔역을 맡았다.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극단은 평화박물관 건립추진위원 회와 함께 공연장 로비에서 반전ㆍ평화 만화, 애니메이션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블루사이공, '반전메시지 무의미' 18일 종연 - 스포츠조선2004/2/2
블루사이공, '반전메시지 무의미' 18일 종연
굿바이 '블루사이공'
◇ 뮤지컬 `블루사이공'.
'전장의 화염처럼 무대에서 아름답게 산화(散華)한다.'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창작뮤지컬 '블루사이공'(김정숙 작, 권호성 연출, 극단 모시는 사람들 제작)이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지난 8년간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무대를 지켜 온 이 작품이 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굿바이 공연을 갖는 것.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으로 인해 '블루사이공'의 반전메시지가 더 이상 무의미하다'는 게 작가 김정숙씨가 말하는 종연 이유다.
전쟁의 아픔과 공포, 따이한 병사와 베트콩 처녀의 눈물 시린 사랑이 녹아 있는 '블루사이공'은 베트남 정글과 쭝투 축제를 재현한 무대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특히 300여개의 연등이 화려하게 반짝이는 쭝투 축제 장면은 작품의 압권. 또 20곡의 뮤지컬 넘버를 새롭게 편곡한데 이어, 13곡의 새 노래를 추가해 음악적 완성도를 높인다. 재즈와 오페레타의 감각적인 조화도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지하철 1호선'에서 선녀 역을 맡은 이미옥이 여주인공 후엔을 연기한다. 이미옥은 가수 윤도현의 아내로 더욱 유명한 배우. 또 이 작품의 '터줏대감'인 이재훤과 '명성황후'에 출연한 서범석이 김상사로 번갈아 출연한다. < 서주영 기자>
공연명 : 뮤지컬 '블루사이공'
공연장 : 문예진흥원 예술회관 대극장
공연기간 : 2004년 2월 6일(금) ~ 2월 18일(수)
공연시간 : 월-목 19:30 / 금,토, 15:30, 19:30 / 일 15:30
관람등급 : 12세이상 관람가
주최 : 극단 모시는사람들, 공연예술기획 이일공
기획 : 극단 모시는사람들, 이일공 공연기획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