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2장 제물론(齊物論) 16절
[본문]
위대한 도란 말로 표현하지 못하며, 위대한 이론은 말로 나타내지 못하는 것이다. 위대한 어짊은 어질지 않은 듯하고, 위대한 청렴은 겸손하지 않은 듯하며, 위대한 용기는 남을 해치지 않는다. 도가 밝게 드러난다면 도가 아닌 것이며, 말이 이론적이라면 불충분한 것이다. 언제나 어질다면 완전한 것이 못되며, 청렴함이 분명히 들어난다면 믿음을 받지 못하며, 용감하면서도 남을 해친다면 용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다섯가지를 버리지 않고 있어야만 거의 도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지혜가 그의 지혜로는 알지 못하는 곳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면 지극한 경지에 이른 것이다. 그 누가 말로 표현되지 않은 이론이나 도의 모습을 지니지 않은 도를 알고 있는가? 만약 그런 것을 잘 아는 이가 있다면 그를 두고 자연의 보고인 천부(天府)라 부를 수가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물을 부어도 차는 일이 없고, 퍼내도 마르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근원은 알 수가 없으니, 이러한 경지를 바로 빛을 싸서 감추는 보광(葆光)이라 말하는 것이다.
[해설]
| 도(道) | 변(辯) | 인(仁) | 염(廉) | 용(勇) |
5가지를 새겨야 도(道)에 다가감 | 大道不稱 | 大辯不言 | 大仁不仁 | 大廉不嗛 | 大勇不忮 |
道昭而不道 | 言辯而不及 | 仁常而不成 | 廉淸而不信 | 勇忮而不成 |
지극한 경지 (至矣) | 지혜(앎)가 알지 못하는 곳에 머뭄 (知止其所不知) |
자연의 보고 (天府) | 말 없는 변과 도 아닌 도를 앎 (能知不言之辯, 不道之道) |
빛을 싸서 감춤 (葆光) | 물을 부어도 안 참 (注焉而不滿) | 물을 퍼내도 안 마름 (酌焉而不竭) | 근원을 알 수 없음 (不知其所由來) |
노자 『도덕경』 41장
[본문]
높은 선비는 도를 들으면 부지런히 실행하고, 보통의 선비는 도를 들으면 반신반의하고, 낮은 선비는 도를 들으면 크게 비웃을 것이니, 낮은 선비가 비웃지 않는 도는 도라 하기에 부족하다. 그런 까닭에 다음과 같은 격언이 있다.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고, 전진하는 도는 후퇴하는 것 같고,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 같고, 산처럼 높은 덕은 골짜기처럼 낮은 것 같고, 가장 깨끗한 것은 더러운 것 같고, 넓은 덕은 좁은 것 같고, 건실한 덕은 빈약한 것 같고, 꾸밈없이 진실한 것은 변질되고 흐려지는 것 같다. 큰 네모는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어 이루어지기 어렵고, 큰 소리는 들리지 않고, 큰 모양은 형태가 보이지 않는다. 도는 숨겨져 있어 이름이 없지만, 무릇 오직 도만이 잘 베풀고 또 잘 이룬다.
[해설]
도(道)를 듣고 반응하는 세 종류의 선비 |
선비의 단계 | 인식 | 논리 | 인간 |
낮은 선비 | 유지의 지 (有知의 知) | 이분법(二分法) | 얕은 지식인(知識人) |
보통 선비 | 무지의 지 (無知의 知) | 변증법(辨證法) | 구도인(求道人), 학자(學者) |
높은 선비 | 현묘의 지 (玄妙의 知) | 무위법(無爲法) | 성인(聖人), 현인(賢人) |
억지가 없는 무위법(無爲法)의 입장에서 41장 격언의 도식화 |
원인 | 정(正) | 반(反) | 결과 |
도는 숨겨져 있어 이름이 없음 | 양 (陽)
좋게 보임 | 밝음(明) | 약 (若) .. ~와 같다
그대로 ~다 | 어두움(昧) | 음 (陰)
좋지 않게 보임 | 도는 잘 베풀고 이루 도록 도와줌 |
나아감(進) | 물러섬(退) |
평탄함(夷) | 굽음(纇) |
높은 덕(上德) | 낮음(谷) |
크게 깨끗함 (大白) | 더러움(辱) |
넉넉함(廣德) | 부족함(不足) |
튼튼한 덕(建德) | 빈약함(偸) |
질박함(質眞) | 변덕스러움(渝) |
경계가 없음 | 대 (大) | 큰 네모(大方) | 모서리가 안보임(無隅) | 무 (無) | 인식되기 어려움 |
큰 그릇(大器) | 완성이 잘 안됨(晩成) |
큰 소리(大音) | 잘 듣기지 않음(希聲) |
큰 모양(大象) | 잘 보이지 않음(無形) |
〈이어지는 강의 예고〉
▪582회(2024.06.04) : 장자 해설(25회), 이태호(통청원장/철학박사/『노자가 묻는다』 저자 ▪583회(2024.06.11) : 화이트헤드의 유기체철학(23회), 이태호(통청원장/철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