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롯데갤러리 새봄 특별전『봄을 수놓다- 김종학, 이대원』展
앙상한 나뭇가지에 싹이 트고 마른 땅인 줄만 알았던 곳에 꽃이 만개하는 봄은 생명의 계절입니다. 롯데갤러리는 화려한 색채로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한 김종학, 이대원의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산과 들에 내재된 생명의 질서를 색채로 표현한 두 거장의 예술인생은 치열한 싸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중년의 나이에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두 화가는 1950년대 후반부터 유행했던 추상적 경향과 단색화를 탈피하여 설악산과 농원이라는 소재를 선택했습니다. 가난 때문에 뉴욕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와 결국 설악산 자락의 창고에서 작업을 시작한 김종학,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법대를 졸업했으나 서양화과 교수로 임용되어 화단에 입문한 이대원, 이 두 화가의 공통적인 원동력은 예술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이었습니다.
두 화가의 화면을 압도하는 것은 강렬한 색채입니다. 김종학은 나비와 벌, 새들이 날아드는 산, 수풀과 꽃의 풍경을 거친 마티에르와 화려한 원색으로 표현합니다. 여기서 색채는 작가 내면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도구이며 우주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그의 잔인할 정도로 강렬한 원색은 문명을 와해시키는 순수한 내면의 원시적 에너지인 것입니다. 반면 이대원은 짧고 탄력 있는 색점(色㸃)과 색선(色線)으로 꽃이 피고 과일이 열리는 농원의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치밀하게 이성적으로 조직된 색채의 배열은 주변색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봄의 생명을 노래하는 하나의 오케스트라와 같은 통일감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민화처럼 설악의 이름 모를 꽃, 그 주변을 맴도는 벌과 나비들을 강렬한 원색으로 표현한 김종학과, 필력이 흐르는 색선을 사용하여 문인화적인 사유의 공간을 창조한 이대원의 작품에는 같으면서 다른 소재와 색채의 만남이 있습니다. 본 전시는 색채라는 조형요소를 통해 한국 특유의 미의식을 서양적 기법으로 화폭에 담은 두 예술가의 치열한 예술세계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시기간 : 2011. 4. 23 (토) - 5. 23 (월) 롯데백화점 아쿠아몰 10층 롯데갤러리 광복점
관람시간 : 평일 - 10:30~20:00 주말 (금,토,일)- 21:00 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