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안터마을 반딧불이 축제를 다녀와서
우리와 같은 7080 세대의 어린 시절, 야산에서 진달래 먹고, 개울에서 미역 감고, 다람쥐 쫓던 그 시절에는 시골마을 어느 곳을 가던지, 여름밤 은하수와 함께 숲속을 날아다니는 반딧불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산과 들이 농약과 폐수 등으로 오염된 지금은 특정한 곳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이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옛날에는 반딧불이 얼마나 흔했으면 반딧불을 잡아다 명주 주머니에 넣고 그 불빛으로 공부를 했다는 고사 성어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이 생겼을까! 우리도 어린 시절 호박꽃에 반딧불을 여러 마리 잡아 모아 초롱불처럼 가지고 놀고 반딧불이의 배(형광물질)을 떼어 이마에 붙이고 다녔던 생각이 난다.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석탄리) 주민들이 '2014 반딧불이 축제(6회)'를 5월31일부터 6월15일까지 마을일원에서 개최한다고 해서 경실련 회원들과 옥천 동이마을 반딧불이 체험을 다녀왔다. 반딧불이를 보는 시간이 9시 이후의 밤중이기 때문에 5월 13(금)일 직장인들의 퇴근시간인 6시경에 모여서 여유 있게 저녁도 함께하고 등록 문화제7호인 옥천성당을 둘러 본 후 안터마을로 갔다.
도착하니 많은 학생들이 반딧불이 체험을 위한 이장님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반딧불이는 청정 자연에서만 사는 환경지표 곤충이고, 먹이는 유충 때는 다슬기와 달팽이를 먹고 성충이 되었을 때는 2주정도 사는데 맑은 이슬만 먹고 산다고 하니 동화 같지요. 체험코스는 산길 2km정도를 따라 마을 뒷산 길을 걸어서 숲속의 '반딧불이'를 체험하게 된다. 어제가 음력 보름이라서 달빛은 있었지만 구름이 끼어서 그래도 반딧불을 보기엔 좋은 밤이었다. 체험비는 성인 5,000원으로 어린이, 청소년, 학생은 체험비를 받지 않는다. 대개는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반딧불을 체험 시켜주기 위하여 함께 왔다. 나중에 이 아이들이 커서 얼마나 아름답고 서정적인 추억이 될 것이다. 이 나이의 저도 반딧불을 본다는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설레도록 말할 수 없는 기쁨이 있었다. 생각해 보라. 시골길 달빛과 숲 사이로 보이는 별빛, 반딧불이 반짝이는 풍경을…….
부부 또는 애인과 함께 데이트를 온 젊은이들도 있었다. 사무처장님을 비롯한 위원장님, 회원들 모두 동심으로 돌아 간 것같이 즐거워한다. 저도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한 밤중 시골길을 걸으며 반딧불이를 체험하는 것도 마음을 정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부부의 정이 돈돈해 지는 것 같아 좋았다. 또한 이 곳은 대청호 상류에 위치한 청정지역으로 주위 자연풍광이 아름다우며 반딧불이가 서식할 수 있을 만큼 맑고 깨끗한 지역이다. 또, 마을주민들은 내방객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민박(11실), 주차장(400대), 오토캠핑장(50동)도 마련했다. 이장 말씀이 이 마을은 반딧불 축제를 시작한 이후 귀농하는 사람이 늘어 구성원이 늘고 있다니 바람직한 일이다. 지속적인 반딧불이의 서식지 보존과 주민과 함께 하는 축제로 발전해 마을 주민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 가길 바란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보화 시대에 홈페이지나 카페를 하나쯤 운영해서 이용자들에게 편의를 제공 해 주었으면 한다.
[체험 문의] 위원장 : 010-5461-7722 사무장 010-9475-0243
가다가 들린 분위기 있는 식당
옥천성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