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일
안현미
그날 이후 누군가는 남은 전 생애로 그 바다를 견디고 있다
그것은 깊은 일
오늘의 마지막 커피를 마시는 밤
아무래도 이번 생은 무책임해야겠다
오래 방치해두다 어느 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어떤 마음처럼
오래 끌려다니다 어느 날 더 이상 쓸모없어진 어떤 미움처럼
아무래도 이번 생은 나부터 죽고 봐야겠다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삶을 살아야겠다
아무래도 이번 생은 혼자 밥 먹는, 혼자 우는, 혼자 죽는 사람으로 살다가 죽어야겠다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지만 침묵해서는 안 되는
그것은 깊은 일
-약력 1972년 강원도 태백 출생. 서울산업대 졸업 2001년『문학동네』신인상에「곰곰」외 4편이 당선 시집 『곰곰』『이별의 재구성』 『사랑은 어느날 수리된다』 『깊은 일』 ‘불편’동인. 제 28회 신동엽문학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