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목사 사랑 편지(이 민족에게 지혜를 주시옵소서.)
지금 베이징 동계 올림픽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는 이때 김보름 선수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크게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벌써 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리나라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을 때에도 김보름 선수는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모든 뉴스가, 입을 가진 사람마다, 김보름 선수를 향해 돌을 던지고 욕을 해댔습니다. 팀 추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를 하면서 동료 선수를 왕따 시켰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때 김보름 선수는 은메달을 따고도 기뻐하는 표정 하나 짓지 못했습니다.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죄인처럼 그냥 눈물을 흘리며 빙판 위에 엎드려 큰 절을 하던 그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인터뷰에서도, 다른 자리에서도,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오직 한 마디뿐이었습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하지만 그 누구도 김보름 선수를 용서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북경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그가 다시 뉴스의 중심에 섰습니다. 알고 보니 김보름 선수는 동료 선수를 왕따 하는 악마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가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였습니다. 그가 왕따를 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가 왕따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다른 선수를 괴롭힌 것이 아니라 그가 다른 선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국민 모두가 일어나 그를 향해 온갖 욕과 저주를 다 퍼부었는데, 사실 그는 그런 욕과 저주를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마디도 변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한 마디라도 변명을 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라도 하면, 온 나라가 일어나 더욱 큰 저주와 욕을 그에게 퍼부어 댔습니다. 그래서 그는 한 마디 변명도 하지 못한 채, 그 모든 저주와 욕을 다 뒤집어쓴 채, 4년이라는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4년의 세월이 흘러 이제야 모든 진실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우리 가운데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이 일어난 것입니까?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무고한 사람을 향해 온갖 저주와 욕을 퍼부어댔으니,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죄를 지은 것입니까? 온 나라가 일어나 김보름 선수에게 사죄의 큰 절을 해야 마땅하지만,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렇게 부조리합니다.
지금 대통령 선거가 한창입니다. 후보들 입에서 나오는 수많은 말들과 뉴스가 우리 귀를 아프게 합니다. 그런데 진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당황하게 하는 일이 있습니다. 누구 말이 진짜입니까? 누구 말을 믿어야 합니까? 알 수가 없습니다. 4년 전 온 나라가 일어나 김보름 선수를 오해했던 것과 똑같은 일이 대통령 선거에서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얼마나 중요한 일입니까? 이 일이 너무너무 중요한 일일 만큼 참 말과 거짓말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지혜가 없으면 누구나 속을 수 있습니다. 김보름 선수 일을 생각해보십시오. 사람들이 거짓에 속아 거짓의 종이 될 때,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 일어납니까? 그러므로 오늘 우리 교회는 눈물로 주님 앞에 엎드려 구합니다.
주님! 이 나라와 이 민족에게 지혜를 주시옵소서. 거짓이 이 나라를 삼키지 못하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온 국민을 위하는 귀한 대통령을 이 나라와 이 민족에게 선물해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