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있던 지저분한 잡동사니를 치우고 나니 꽃밭이 허전해 보였다.
사람 욕심은 끝이 없어서인지 무질서를 보면 자꾸 질서를 잡으려는 본능이 느껴지나 보다.
자연의 모든 현상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일어난다고 하는 물리법칙이 있다.
이 세상에서 유용한 에너지들은 계속 없어지고
그로 인해 엔트로피(무질서, 폐기물, 쓰레기 등)는 점점 증가한다는 엔트로피법칙이다.
꽃밭을 관리하지 않고 그냥 두었더니 완전 무질서 그 자체가 된 것을 보고 관리해야 할 이유를 찾게 되었다.
딴에는 종류별로 꽃밭을 가꾸어 놓았지만 금방 질서를 깨고 온 마당 구석으로 새싹이 트고 있었다.
잡초를 뽑아도 끝이 없듯이 자연은 그냥 두면 무질서로 돌아가게 되나 보다.
그래서 그랬을까 꽃밭이 한없이 지저분해 보여 지난해 뜯어놓은 기와를 깔아 경계를 만들었다.
원래 꽃밭이라는 질서의 경계를 두었으나
그 속에서도 무질서해지니 질서 안으로 가두려는 얄팍한 속임수를 썼다.
잡초도 제거하고 나뭇가지도 솎아내고 일부 정원수도 없앴다.
꽃모종도 사서 심고 흩어졌던 꽃 종류도 한쪽으로 몰았지만 무질서는 여전하다.
사람도 예외 없이 질서에서 무질서로 쾌속 질주를 한다.
죄로 달려가는 길은 빠르고 믿음을 지키지 못하고 거짓으로 속이고 변명하기 바쁜 우리네다.
우리가 죄를 지으면 예외가 없지만 국회의원들은 버젓하게 죄를 짓고도 큰소리치며
오히려 입법하고 범죄예방을 책임진다며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
어쨌든 사람도 자연도 사회도 무질서로 신나게 달려가는 요즘 세상을 보니 법칙은 법칙이다.
보라 나는 오늘 온 세상이 가는 길로 가려니와 [수2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