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글을 쓰려는 욕망 때문에 확인하게 된 이 무질서와 딜레마는, 내가 항상 의식하고 있던 어떤 불편함을 잘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내가 '표현적인' 언어와 '비평적인' 언어라는 두 언어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었으며, 또한 비평적인 언어 가운데서는 사회학,기호학,그리고 정신분석학 등 몇 개의 설명 방식 사이에서의 흔들림이었다. 그러나 그 어느것에도 만족할 수 없음을 깨닫자, 나는 나의 내부에 있는 유일하게 확실한 것(그것이 아무리 우직한 것이라고 하더라도)을 드러내었다. 모든 환원적 체계에 대한 격렬한 저항이 그것이었다. 왜냐하면 환원적 체계의 힘을 조금씩 빌 때마다, 언어란 환원과 질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따라서 그곳으로 미끄러져 가는 것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조용히 언어를 벗어나 다른 곳을 찾았다. 즉 다른 방식으로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단코 이번만은, 특수성을 위한 나의 항의를 이성으로 변형시키고, '자아의 유구한 절대권'(니체)을 발견 원리로 만들려는 시도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연구의 출발로서 겨우 몇 장의 사진, '나를 위해' 존재한다고 확신했던 몇 장의 사진을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그것은 표본적인 대전을 만드는 것과는 관계가 없었고, 단지 몇몇의 육체와만 관계가 있을 뿐이었다. 이 싸움에는 주관성과 과학주의 사이의 모든 관례적인 대립이 총괄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는 다음과 같은 괴상한 생각에 이르렀다. 말하자면, 대상의 성격 그 자체에 의한 새로운 학문은 존재할 수 없단 말인가? (보편적이 아닌) 하나의 개별적인 앎(mathesis,마테시스는 순수과학, 특히 수학에 있어서 과학적 앎의 기반을 말함-역주)이 왜 존재할 수 없단 말인가? 그리하여 나는 모든 사진의 매개자로서 내 자신을 선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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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문적인 사진가가 아니며, 아마튜어조차도 아니다. 그렇게 되기에는 너무도 참을성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내가 만들어 즉시 보아야만 한다. (폴라로이드? 그것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뛰어난 사진가가 다룰 때 외에는 실망을 준다) 나는 촬영자의 감동은 (따라서 '사진가에 의한 사진'의 본질은), 그가 '붙잡으려는' (불시에 포착하려는) 것을 바라보고, 한정시키고, 테두리를 정하고, 각도를 결정하는 저 '작은 구멍' (카메라의 접안렌즈 stenope)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기술적으로 말하면, 사진은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방식이 마주치는 지점에 있다. 그 중 하나는 화학적인 것으로, 어떤 물체에 대한 빛의 작용이다. 다른 하나는 물리적인 것으로, 광학장치를 통해 상(像)을 형성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구경꾼의 사진은 본질적으로 피사체 (나는 피사체에서 나오는 광선을 뒤늦게야 받아들인다)의 화학적 드러냄 (revelation)으로부터 나오는 것 같았으며, 촬영자의 사진은, 이와는 달리 어두운 방(camera obscura, 암실, 카메라의 주름 상자, 카메라를 가리킴. camera는 라틴어로 방이라는 뜻-역주)의 조리개 구멍에 의해 절단된 시각(視角)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듯했다. 그러나 이 감정(혹은 이 본질)에 관해서 전혀 알지 못했으므로,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는 전문적인 사진가에 의한 사진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무리(이 경우가 가장 많다)에 낄 수 없었다. 바라보여지는 사람과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두가지 경험만을 이용할 수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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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존재는 모든 초상의 밖에 자리잡고 있다. 요컨대 나는 상황과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수많은 사진들 사이에서 흔들리고 움직이는 나의 이미지가 언제나 나의 '자아'와 (알다시피 그것은 깊은 자아인데) 일치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자아'는 결코 나의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지는 무겁고 움직이지 않으며 완고하지만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회는 이미지에 의지한다), '자아'는 가볍고 분열되며 흩어지고, 마치 잠수하는 인형처럼 내 어항 속에서 나를 흔들며,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 사진이 나에게 중성적이고 해부학적인 육체,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는 육체를 줄 수만 있다면! 유감스럽게도 사진은 나에게 언제나 하나의 모습을 갖도록 강요하기 때문에-- 사진은 훌륭하게 그것을 해낸다고 믿는다.♧
♬ - 4월의노래
< 250418作 학원농장 >
첫댓글
그렇지요
글을 쓴다는 것엔
그 어느 하나의 사진과에도
그려지게 하지요
봄의 연둣빛이 참 화사한
이 새벽에 마중으로 봄의 향기가 그윽합니다
네 .잠시 사진 해제하여 놓을테니 캡처 하세요.
많이 늦어서 다녀와서 뵐게요?.
부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행운
그러셨군요
네...
필요시에 잘 쓸게요
공유는.....
여긴 지금 보니 비오네요
@양떼 네 지금은 필요하시면
문자 송부 바랍니다.
금산,대전은 아직은
햇볕이 쨍쨍 합니다.
@행운
옮겨 갔어요 ㅎ
필요시에 잘 쓸게요
아니 햇볕이요
여긴 새벽부터 우중한 날씨가
지금보니 비가 오네요
@행운 위사진은 이번 산불 지역인 경북 의성군. 원당산뒤로는 아침해가 솟아 오르는데
초목이 초록의 생기를 잊은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