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능청쟁이 깜냥!
『고양이 해결사 깜냥』1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홍민정 글/김재희 그림/창비
현정란
며칠 전 우연히 넷플릭스에서 <내 어깨 위의 고양이>라는 영화를 봤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잔잔하면서 따뜻한 감동이 느껴진 영화였다. 마약중독을 치료하던 제임스는 자신의 집 창문 틈을 통해 들어온 고양이에게 자신이 먹을 음식을 주고, 주인을 찾아주려고 애쓰고, 고름이 줄줄 흐르는 염증도 치료해준다.(자신에게 남은 돈을 끌어 모아) 제임스는 고양이 주인을 못 찾게 되자 자신이 고양이를 돌보기로 한다. 버스킹으로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노숙인 지원 잡지인 빅이슈를 팔 때도 제임스와 고양이 ‘밥’은 항상 함께 했다.(제임스의 어깨 위에서.) 그 후 사람들은 고양이 밥을 보기위해 걸음을 멈추고 제임스의 노래를 들었으며, 고양이 밥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잡지를 샀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고양이 ‘밥’은 자신을 내치지 않은 제임스에게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준다. 삶에 대한 희망이랄까, 살고자하는 용기랄까. 이 영화는 불가능해 보일 것 같은 제임스의 현실에서 ‘희망’과 ‘용기’와 ‘회복’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가 매력적인 것 또 한 가지는 고양이 눈에 보이는 사람들, 길거리의 모습, 시가지 의 풍경들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고양이 ‘깜냥’도 어느 날 갑자기 아파트 경비실로 찾아온다. 고양이 밥과는 다르게 커다란 트렁크를 끌고서 당당하게 경비실 문을 노크한다.
“여기서 하룻밤 자도 될까요?”
고양이 ‘깜냥’은 곤란하다는 경비실 할아버지의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경비실 문을 밀고 들어온다.
“딱 하룻밤인걸요. 그럼 실례할게요.”
제멋대로인 고양이다. 하지만 고양이가 하는 말이 재미있어서 귀여워할 수밖에 없다.
“괜찮다면 조금만 맛볼 수 있을까요? 원래 아무거나 안 먹는데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요.”
“애들아, 내가 맛 좀 봐도 될까? 원래 과자 같은 거 안 좋아하는데, 진짜로 새우가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말이야.”
참 능청스러우면서 도도한 고양이다. 이처럼 고양이 ‘깜냥’은 도도하면서 능청스럽게 많은 일을 한다. 심심하다고 인터폰을 누르는 형제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그들 형제만 있는 집에서 엄마가 올 때까지 놀아주고), 쿵쾅거리는 소음의 문제를 찾아 춤 연습하는 아이와 즐겁게 춤을 추며 쿵쾅거림을 해결하고, 배달이 밀린 택배아저씨를 도와준다. 하룻밤 사이에 아파트에서 일어난 문제들을 해결하는 고양이 ‘깜냥’은 유쾌한 웃음을 준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누구나가 가볍게,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야 고양이 깜냥.
원래 아무거나 안 먹지만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맛만 봐.
원래 책 읽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고양이를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해서 보기만 하는 거야.
원래 과자 같은 건 안 좋아하지만 새우가 들어갔는지 궁금해서 맛만 보고 싶어.
원래 무거운 건 못 드는데 한번 들어보는 거야.
원래 일 같은 건 안 하는데 도와줘 보는 거야.
나는야 능청쟁이 깜냥.
나는야 도도한 깜냥.
나는야 고양이 깜냥.
2021. 5. 7.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