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중국 자동차 수출량이 처음으로 일본을 제친 데 이어 올 상반기도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8일 차이신(财新网)은 일본 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데이터를 인용해 올 상반기 일본의 자동차 수출량이 202만 3000대로 같은 기간 중국(234만 1000대)에 밀려 세계 2위로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2021년 이전까지 중국의 연간 자동차 수출량은 약 10년간 100만대 전후를 유지했으나 최근 3년 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두 배 상승한 201만 5000대에 달했고 2022년에는 311만 1000대까지 치솟았다.
이어 올해는 일본을 제치고 연간 400만 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보편적인 전망이다.
일본 나카니시 자동차산업 리서치의 나카니시 다카키 대표는 “중국 자동차 기업이 해외 시장을 크게 확장하고 있는 반면, 일본 기업은 해외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이고 성숙한 생산 기지를 구축해 자동차 수출 무역에 큰 변화가 없다”면서 “중국 자동차 수출량이 일본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수출량이 급증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자동차 공급망이 혼란스러워지고 칩 부족이 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미치자 다국적 자동차 기업은 대부분 생산량을 축소하고 제한된 칩 자원을 고수익 차종 생산에 투입했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환경으로 칩 부족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던 중국 자동차 기업은 국내 시장 경쟁이 과열되자 해외로 눈을 돌려 다국적 자동차 기업의 빈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중국 자동차 수출량 증가를 견인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이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가 그 틈을 메운 것이다. 올해 1~5월 중국이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는 28만 7000대로 러시아는 현재 중국 최대 자동차 수출 목적지다.
신에너지차 성장세도 빼놓을 수 없다. 중국 해관총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6월과 상반기 순수 전기차 수출량, 수출 성장률에서 모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자동차 기업은 해외 시장 전략에 힘을 쏟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 수출량 1위인 상하이자동차(上汽)는 지난달 유럽 부지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고 지리(吉利) 자동차는 볼보, 프로톤, 다임러 등 여러 자동차 회사를 인수 또는 투자하는 등 해외 진출 방법을 모색했다.
다만 다카키 대표는 “일부 자동차 기업의 해외 시장 확장 속도로 보면, 중국 기업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 있다”면서 “전기차의 글로벌 경쟁이 이제 막 시작된 상황에서 자동차 브랜드는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AS 네트워크 지원을 구축할 필요가 있는데 과거 한국과 중국 기업이 이와 비슷한 문제에서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출처: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