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고구마” 심었어요~~~```
안녕 하세요..?
맑게 심성기입니다…
계절의 흐름이 조금은 이상하게 여겨지는 요즈음~~~
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중 새벽5시경에 아내에게 붙잡혀 고구마 밭으로 향한다.
운동장 400m 트랙을 12시간 달리기대회에서 170바퀴째 돌고 있는데 반대편에 서있는 사람이 나의 아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아내왈 :”여보…고생하네..”하는 귀에 익은 목소리..
나왈 :”아니 당신이 이 새벽에..”
아내왈 :”당신 데릴러 왔지..”한다.
나왈 :”안 와도 데는데..”
아내왈 :”오늘 고구마 심어야지..”한다.
나왈 :”다음주에 심으면 안되나..?”
아내왈 :”형님댁과 이미 약속 되었는데..안되지..”
나왈 :”25분만 기달려..지금 170바퀴니까 180바퀴 까지만 돌고 가자..”
이렇게 나의 12시간 달리기는 아내의 출현으로 완주하지 못하고 아내의 애마에 올라 집으로 붙잡혀가는 형국으로 끝을 맺는다.
나왈 :”형님들..저는 이만 접고 내년에 다시 해야 겠습니다.”
형님들 ;”집사람이 무섭긴 무섭구만..’한다.
나왈 :”무서운게 아니고…그냥 가는 겁니다.”한다.
형님들 :”회복 잘하고 다음 대회에서 봅시다.”
나왈 :”먼저 갑니다..”
하고는 조수석에서 깊은 잠에 빠져든다.
400m 트랙의 운동장을 그래도 7시간 동안 180바퀴나 돌았으니 힘든 것은 당연지사…
아내왈 :”여보…미안하지만 오늘은 고구마 심어야해…”
나왈 ;”도착하면 깨워주기나 하쇼..”
아내왈 :”다다음주의 300km대회를 위하여 내가 모시고 가는거라 생각해요.”한다.
나왈 :”알았어..”
얼마를 꿈속에서 헤메었을까..?
차에서 불편하게 자면서 몇번이나 다리에 쥐가나서 풀기를 반복 했던가..?
아내가 깨운다..
아내왈 :”여보.,.다 왔는데..좀더 잘려..?”
나왈 ;”응~~”
아내왈 :”준비되면 깨울 테니 더 자요..”한다.
나는 꾸던 꿈을 이어서 꾸기 위하여 무진 애를 써보지만 좀처럼 꿈이 이어지지 않는다..정신은 더욱 맑아지니 이게 왠일인가..?
크게 기지개를 켜면 차문을 여니~~~~
바로 이곳이 천국 이구나 싶었다.
“살결에 닿는 신선한 바람…”
“눈썹을 살짝 날릴듯한 정도의 바람세기…”
“발에 밝히는 흙의 느낌…”
“코를 자극하는 풀 향기…”와 “황토 흙 냄새…”
“눈에 확 들어오는 고구마 심을 이랑들…”
아 기분좋다…를 연발하며 아내를 찾는데~~~~
형수왈 ;”왔슈…”한다.
나왈 :”벌써 오셨어요..?”
형수왈 :”성기씨만 부지런한둘 아나봐..?”
나왈 :”두분이야 당연히 저보다 부지런 하시죠..” “저야 비교가 되나요..”
형수왈 :”밥 준비중이니 좀더 자요..”
나왈 :”자더라도 밭좀 보구요..” “이랑은 두분이 하신거죠..?”한다.
형수왈 :”형님이 다했지뭐 나야 한게 있나..”
나왈 ;”아무튼 감사해요…” “우리야 심기만 하면 되네요..’한다.
이때만 해도 고구마순 2,100개 심는 것이 이리도 고되고 힘들줄은 미처 몰랐었답니다.
차문 닫히는 소리에 잠에 깨어난다.
형님왈 ;”성기씨…밥 먹자,.”
나왈 :”예…세수좀 하고요..”
하고는 지하수를 퍼올리는 수돗가로 향하여 수도꼭지에 머리를 대니 시원하기가 그지없다. 조금 서늘하기는 하지만 옷을 입은채로 물을 뒤집어 쓴다.
어릴적 기억이 떠오른다.
초등하교 시절에도 학교갔다오면 당연히 옷을 입은채로 펌프물을 끌어올려 등목을 하던가 지금처럼 뒤집어 쓰던가 했던 어릴적 기억을 더듬으며 목욕아닌 목욕을 한다.
아내왈 :”여보…이 양반이 감기중인데 이러면 어떻게요..?”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지금 목감기 중 이었구나라는 생각에 빨리 마무리 하고는 500년은 되었을성 싶은 나무 아래의 평상에 차려진 밥상으로 다가선다.
형님왈 ;”더 자야되는거 아냐..”
나왈 :”형님도 더 자긴요..” “충분 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함께 간단하게 아침과 막걸리 한잔을 걸치고는 밭으로 나선다.
형수왈 :”이랑에 비료먼저 줘야해요..”
나왈 ;”알고 있습니다..”
형수왈 :”글지 말고 한사람은 비료주고, 한사람은 비료 덮고해요”
나,형님왈 :”그럴 생각입니다..”
형님왈 ;”이사람…내가 당신보다 더 농사꾼 인거 몰라..?”한다.
나왈 :”난 형님만 따라 하면 되죠..?”
형님왈 ;”그래…”
비료 주고, 비료 덮기는 식은죽 먹기처럼 쉬웠습니다.
나왈 ;”형수님….농사 지을만 하네요..”
형수왈 ;”그래요…좀더 해봐요..”
나왈 ;”그래도 내가 울트라마라토너 인데…이정도야…”
형수왈 :”두고 봅시다..”한다.
이때만 해도 자신만만한 나의 모습에 나 자신도 어깨가 으쓱해지면 기분 “짱”이었습니다.
다음은~~~
고무마 심을 이랑에 검정색 비닐 덮기…
이랑 시작부분에 비닐을 놓고 흙으로 움직이지 않게 고정한후 형수님이 비닐을 풀면서 이랑을 따라 내려가면 나와 형님은 반대편에서 삽으로 비닐 아래의 흙을퍼서 비닐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작업 이었습니다.
이 작업도 할만 했습니다.
어쩌면 형님과 서로 마주보면서 세상 이야기도 하고 즐거웠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이어지는 형수님의 진한 농담으로 귀도 즐거움을 더하면서 그렇게 고구마를 심기위한 기초작업은 순조롭게 이어 나갔습니다.
다음은~~~
드듸어 고구마순 심기~~~
이랑수가 12개 한 이랑에 약200개의 고구마순을 심는 작업입니다.
옛날에는 손으로 구멍을 파거나, 작은 모종삽으로 구멍을 파서 심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V자 모양으로 끝이 만들어지 쇠 꼬챙이를 이용하여 고구마순의 끝에서 50m/m부분을 잡고 45도 경사로 흙속으로 밀어 넣고 고구마순이 빠지지 않도록 꼭꼭 고구마순 주변을 잘 눌러주면 끝나는 간단한 작업입니다.
하지만 쪼그리고 앉아서 오리걸음으로 허리를 잔뜩 구부리고 고구마순을 심는 작업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작업 아닐까(..?)생각 될 정도로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잠시 일어설 경우에는 허리가 펴지지 않아~~~`
나왈 :”여보..나 고구마 안 먹고 안 하면 안될까..?”
아내왈 :”울트라맨이 왜 이러실까..?”
나왈 :”쪼그라 들면서 알았어..”
형님왈 :”그래도 우리는 하루만 하면 되잖아..”한다.
나왈 :”맞아요…시골가서 농사나 짖겠다는 말 안해야 겠어요..”
형님왈 ;”그래…농사 아무나 하는거 아냐..”한다.
형수왈 ;”그럼..동호인 주택은 어찌되는건가..?”
나왈 :”형수님도,,그건 다르죠..”
나왈 :”형님댁이 먼저 착공하는게 어때요..?”
형수왈 :”나야 좋지..형님이 문제지..”한다.
형님왈 :”우리도 작은애가 결혼을 해야 움직이지..지금은 안돼요..”한다.
나왈 :”나야말로 작은애가 이제 대학 들어갔으니 10년은 걸리겠어요..”
나와 형님들 몇몇분이 함께 노후에 함께 살자고 약속하고 경기도 가평 인근에 임야를 매입하여 형질변경하고 대지를 만들어 놓고 있으나 현재는 각자가 이런저런 이유로 건물을 짖지 못하고 가끔씩 휴양차 다녀 오곤하는 2,000평 정도의 대지에서 함께 살자는 이야기 랍니다.
여기저기서~~~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허리야;;” “아이고 허리야;;” ~~~~~
소리가 연이어 들린다.
나왈 ;”여보,,,형수님,,,,형님..저 못하겠어요..”
하고는 밭에서 빠져나와 평상에 벌렁 드러 누우니 이 또한 천국이구나 싶다.
눈에 들어오는 파란 하늘에 두둥실 떠다니는 실 구름들이 나를 어서 오라고 부르는것 같기도 하고…
아내왈 :”여보,,,빨랑와요..”
나왈 :”막걸리 한잔만 하고…”하고는~~~
옆에 있는 막걸리를 한대접 따라 순식간에 마셔버린다.
다시 밭으로 들어가니 12이랑 가운데 5이랑은 심었다.
이렇게 힘들고 힘든 고구마순 심기도 마지막을 고할 즈음~~~
형수왈 :”성기씨…성기씨는 지금부터 물줘요..”
형님왈 ;”물 주는 것은 더 힘들어,, 내가 줄께,,좀 쉬어..”한다.
나왈 ;”형님,,그래도 제가 좀더 젊은데 제가 해야죠..”
형님왈 :”밤새 달린 사람 보다야 내가 났지..?”한다.
다음은~~```
물주기~~~
고구마순 심은후 물주기는 고구마순 마다 꼬챙이 형식으로 만들어 놓은 호수의 끝을 이랑 깊숙이 찔러 넣은후 물이 흘러 넘칠 정도로 주어야 하므로 이는 고구마순 심기보다 열배는 더 힘든 것 같았습니다.
참, 점심시간에는~~~
인근 야산에서 두릅과 엄나무 순을 따와 살짝 데쳐서 막걸리 한잔과 더불어 먹는데 향기가 입안에 퍼지는 순간 형언하기 어려운 행복감에 젖어 눈물이 나올뻔 했답니다.
아무튼, 이러저러하게 고구마순 심기를 마치고 나니 시간은 오후 6시경~~~
한잔더 하자는 형님의 요청을 뒤로하고 내일을 위한 충전을 위하여 나의 집으로 향합니다.
아내왈 ;”여보,,수고 했어요..” “미안하기도 하고..” “하지만 당신도 오길 잘했지..?”
나왈 :”대회 완주못한게 아쉽긴 하지만,…좋네..”
진심으로 대회완주보다 고구마순 심기가 훨씬 좋았습니다.
아내와 함께할 수 있었고, 형님들과 형수님들과도 오랜만에 사적인 대화의 장을 통하여 집안얘기, 아이들 얘기, 손주 얘기, 동호인 주택 얘기 등등~~~
오랫동안 추억으로 기억될 하루 였습니다.
나왈 :”여보..나 지금부터 자….”
하고는 내일 아침에 떠오를 태양을 머릿속에 그리며 잠속으로 들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심성기드림.
첫댓글 간만에 들어와서 보니 맑게님 글이 올라와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여전히 정력적인 모습 부럽네요. 건강하세요 ^^
고구마 맛있겠어요..ㅎㅎ
완전 힘들었겠네요 그래도 가을에 풍요로움이 있으니...정말 많이도 심으셨군요...저희도 심어야 하는데 벌써 걱정입니다
은근히 농사 짓는거~힘든데........수확의 기쁨을 위하여...........화이팅!
굼벵이 약도 주었네요~~~저도 몇일전에 고구마 가족들이랑 심었습니다..올해도 잘 되시기를....
고구마 좋아하는데 부럽습니다..
고구마에 비료를 ? 밭 갈기전 축산분뇨 비료 살포후 로타리는 해봤어도
저렇게 직접 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