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졸업 3년차인 K약사. 올해 초 근무약사를 생활을 접고 약국개업 준비에 들어갔다.
그동안 모은 개업자금과 7000만원 정도의 대출을 받아 약국경영의 꿈을 품고 약국자리 알아보기에 나섰다.
하지만 좋은 자리는 자금이 부족하고 분양건물은 임대료와 운영비를 감안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K약사는 6개월째 발품만 팔고 있는 상황이다. 이 약사는 "개업하기 정말어렵다"며 "좋은 자리 선점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선배들이 요즘 제일 부럽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약국 입지가 포화상태에 컨설팅 업자들의 횡포에 개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이정도 일줄을 몰랐다"며 "실제 발로 뛰며 알아보니 월 300만원 받고 근무약사 하는게 마음 편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약국개업을 준비 중인 약사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알짜입지는 한정돼 있고 개업을 하려는 약사들은 넘쳐 나다보니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K약사도 "컨설팅 업자는 물론 공인중개사들도 약사들을 봉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처방 100건만 보장된다면 권리금은 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고 전했다.
충남 청주의 P약사도 약 5개월에 걸쳐 약국 개업을 알아봤지만 여의치 않자 다시 근무약사가 됐다.
이 약사는 "서울, 경기, 충청권 등 웬만한 약국 매물은 다 알아봤지만 괜찮은 자리 개업비용은 최소 5억원의 자금이 필요했다"고 혀를 찼다.
이 약사는 컨설팅 업자 외에도 약사들의 횡포도 문제"라며 "상가에 권리금이 붙는 것은 당연하지만 바닥권리금이 5000만원 대 상권에서 의원과 근접했다는 이유로 1억원이 넘는 권리금을 제시한 약사도 있었다"고 전했다.
결국 약국 자리를 놓고 물고 물리는 경합이 벌어지다보니 턱없는 권리금이 형성됐고 2억을 내고 약국을 입점한 약사는 이후 2억5000만원의 권리금을 내고 양도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