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극 배비장전 애랑역으로 5월 3일~10일 공연 더불어 사는 나눔 실천 후배양성 공간 마련 발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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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박애리 씨는 다양한 무대로 국악을 알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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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아리랑 고개는 눈물 고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여자의 아리랑은 슬프고도 구성졌고 묵직하고도 맑아 큰 울림으로 가슴을 파고든다. 그 노랫가락에 맞춰 천천히 몸짓을 하는 남자의 춤. 노래가 절정에 닿으면 몸짓은 격렬해지고 무대는 뜨거워진다. 한의 정점 아리랑이 힙합과 만나 펼치는 무대는 가슴 저 밑바닥을 흔들며 새로운 감동의 물결을 만들어낸다.
남편 팝핀현준과 함께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감동의 무대를 선사하는 국악인 박애리 씨(37). 전통 속에 오래된 미래 그 새로운 길을 찾아 걸어가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많은 예술인들이 전통 속에서 현대를 찾고 있어요. 전통 국악의 소리를 어떻게 대중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그러다가 오래된 미래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추구했죠. 현준 씨와 저는 각자의 분야를 서로 존중해주면서 조화를 추구하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고 있죠. 이런 노력들을 대중들이 공감해주시는 거 같아요.”
국악인 박애리 씨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KBS 불후의 명곡에서 남편 팝핀현준과 함께 신선한 무대를 선보이면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박 씨. 그녀는 5월 3일~10일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창극 배비장전의 애랑역으로 대중들을 찾아가는 것은 물론, 5월 25일 팝핀현준과 펼치는 웨딩콘서트 ‘그와 그녀의 이야기’ 공연도 앞두고 있다.
전남 목포가 고향인 박 씨는 안애란, 성우향, 안숙선, 김경숙 씨 등을 사사하고 17살이던 1994년 전주 대사습놀이 학생부 판소리 부문 장원을 차지했으며, 1996년 동아 국악콩쿠르 일반부 판소리 부문 금상을 받을 만큼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대학교 3학년 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고난을 겪으며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박 씨는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다더니…’라는 불교식 철학으로 이야기를 꺼낸다.
“저의 장점이던 고음을 낼 수가 없게 되어버렸어요. 제 목소리가 너무 듣기 싫어 남들이 없는 시간에 몰래 연습실에 들어가 혼자 연습을 하곤 했죠. 당시 법정 스님의 책을 읽으며 마음의 위로를 얻었고 결국은 음악으로 극복을 했죠.
김회경 선생님의 ‘제행무상’이라는 곡을 통해 이 세상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없으며 속절없는 꿈속이라는 것을 배웠어요. 세상의 이치가 그러한데 그것을 망각하고 혼자서 집착하고 연연하는 것이 어리석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렇게 마음을 다스리고 체력관리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폭넓은 음색을 갖게 된 그녀는 ‘바리공주’ 주인공 역을 따내는 행운도 얻게 된다. “그저 음률에 맞춰 꼭두각시처럼 따라서 노래를 부른다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어요. 결국 소리꾼은 느끼고 경험한 바가 목소리에 또 음악에 묻어난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진정성을 가지고 공연에 임했을 때 그 노래의 진정한 의도를 전할 수 있죠. 그런 면에서 소리꾼의 시련은 때론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불자인 그녀는 교계와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연등회의 노래 9집에 참여 ‘초파일 아리랑’ ‘하늘 꽃 내리고’ 등의 노래를 불렀고 연등축제 회향 한마당에서 공연을 펼친다. 또한 곧 있을 4월 16일 ‘박범훈의 뭇소리 찬불가’ 공연에서도 ‘무상게’ ‘연꽃향기 누리 가득히’ 등을 부른다. 특히 이승의 짐을 두고 훌훌 가라는 내용을 담은 무상게는 박 씨와 인연이 깊은 곡이라고.
“199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을 해 처음 불렀던 국악가요가 무상게죠. 이후 백양사 통도사 직지사 등의 큰스님들이 입적하실 때마다 이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었어요. 그리고 2003년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도 어머니 무덤가에서도 무상게를 불러드렸어요. 그만큼 무상게는 저에게 의미가 큰 곡입니다.” 박 씨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합창단들과 함께 공연을 하는 이 무대를 통해 찬불가가 좀더 대중화되기를 기원한다고.
팝핀현준과 함께 5월 15일 한센인들을 위한 소록도 공연도 계획 중이라는 박애리 씨. 그만큼 세상과 나누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둘은 앞으로 예술인들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 대중들에게 받은 사랑을 회항하겠다고 다짐한다.
“예술을 하는 친구들이 어려움이 많잖아요. 그들이 마음껏 창작하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인 드림팩토리를 만드는 것이 저희 부부의 꿈입니다. 남편 현준 씨는 항상 말해요. 혼자 잘 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후배들이 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이죠. 저도 그 말에 동감을 해요. 앞으로 이런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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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박애리 씨는 다양한 무대로 국악을 알려나가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