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게시판을 찾았는데,
블랙호크다운 이란 전쟁영화 말이 많더군요.
문득 제가 본 전쟁 영화 중 제일 감명깊었던 [에너미 앳더 게이트]가 떠올라 적어 봅니다.
작년 수원에 있는 대한극장에서 아는 언니랑 봤었는데
관객이 우리까지 합해서 도합 10명도 채 안된 걸로 기억됩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홀로 가기란 어려운 법이다.(?) s(ㅡ▽ㅡ)V
미대 다니는 괴짜 언니라서 평소 영화도 희한한 예술 영화류(?) 보길 강요해서리 내심 불안했죠.
저는 그 많은 빈 좌석을 보면서 '분명 지루하다 못해서 아주 짜증나는 영화일거야.'하면서 한숨만 쉬는데...
그 언니는 자길 따라 오라면서 자리를 이곳저곳 옮기면서 여유를 부렸죠.
결국 우린 커플석에 따로 따로 누워서(ㅡㅡ^) 영화를 즐겼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특별한(?) 경험이였던 같아 웃음만 나옵니다.
본격적으로 영화 애기를 하자면,
2001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이구요.
주연은 쥬드 로와 조셉 파인즈, 레이첼 와인즈(미이라에서도 볼 수 있는얼굴)에요.
개인적으로 쥬드 로를 좋아해서 긴 런닝타임이 짧게만 느껴졌죠.
냐핫핫핫..꽃미남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죠.. ㅡㅡ^(싱글의 아픔이여~)
전쟁영화라고 해서 결코 지루하지 않아요. 강추입니다~!
잔혹하고 사실적인 전투 장면 묘사가 참 인상깊었어요.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답니다.
혹시 비디오로 보실 분들을 위해서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하지만 정말 이 영화가 볼만한 이유를 몇가지 들자면,
1. 헐리우드식, 즉 흔해빠진 미국식 전쟁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뭐...배경이 세계제2차대전이니...그럴 수 밖에요...^^
게다가 장-자끄 아노 (프랑스) 감독이 만들었으니깐요.
그리고 상황 설정이 특이한 것도 그렇죠. 저격수들의 대결이라... 멋있죠.
서정적인 분위기도 약간 섞여 있구요.
하지만 다소 흠이 있다면 영화는 너무 예스러운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두 인물만을 집중적으로 다룬 후반부의 스릴이 부족하다는 점이죠.
하지만 전반적으로 묵직묵직한(ㅡㅡ^) 거물급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2. 그 당시 있을법한 다양한 인간상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죠.
언제 어디서 죽을지도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죠.
그래서 보고 나면 감동의 여운과 함께 생각해 볼 거리가 많이 남아요.
3. 배우들 연기가 정말 볼만해요.
꽃미남(쥬드 로)과 왕뺀질거리는 버터쟁이(조셉 파인즈),
노련하고 중후한 연기파 배우(애드 해리스...폴락 주연한 아자씨!),
영리하지만 전쟁이 낳은 불쌍한 꼬마 스파이(가브리엘 마샬-톰슨) 등등
전쟁 영화를 싫어하시는 여자 분들이라면 강추입니다.
애절한 사랑 애기도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으니깐요.
쥬드 로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르실겝니다. 하하하~~ 장담합니다.
그러나 남자 배우들이 이렇게 판을 치는 마당에
여자 배우가 그만큼 비중이 작다는 게 흠이죠. ^^ 그저 사랑의 파트너로만 잠깐...
4. 자연스럽게 세계사 공부도 할 수 있습니다. ^^;
상식과 교양을 늘린 기회죠..서두릅시다...여러분... 하하하~!
마지막으로 약간의 배경지식과 제 의견을 몇자 적을게요.
이 영화의 배경은 세계제2차대전 때 독일과 소련군이 벌인 '스탈린그라드'전투입니다.
단일전투로는 역사상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스탈린그라드 전투.
1942년과 1943년에 걸친 이 전투는 제 2차 세계대전의 분수령이었고,
나찌로 대표되는 전체주의와 소련으로 대표되는 공산주의 세력이
맞붙은 20세기를 대변하는 정치적인 상황이기도 합니다.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많은 희생자를 낳은 전투로도 유명하지만
영하 50도가 넘는 혹한으로 인해 모든 군사 장비가 꽁꽁 얼어붙어
20세기의 보기 드문 원시적인 전투로 유명하다고 해요.
추위에 대한 준비가 전무하였던 독일군의 군수송차의 연료는 꽁꽁 얼어붙었고,
소총과 야포 역시 추위때문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죠. → 요건 퍼온 글이랍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와 언니는 고개를 갸우뚱 거렸답니다.
"왜 독일군이랑 소련군인데, 영어를 말한다냐?"
흥행을 위해 영어로 한 것이겠지요.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선 흥행 참패인것 같았아요.
적어도 제가 보기엔 말이죠..그래서 별4개 입니다. ★^-^★
그래도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극장을 나서는데,
참 안타까웠습니다. 정말 좋은 영화인데 많이들 보지 않아서요.
스무살이 되고 나니까 '소신있게 살아야 겠다' 란 생각이 듭니다.
영화 한편을 보더라도 남들처럼 흥행하는 영화에만 쏠릴게 아니라
눈치 보지 말고 나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영양가 있는 영화를
소신있게 보기로 다짐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