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봉사박람회를 마친 후
몸살기를 느끼며 범계역에서 안산행 전철에 올랐다.
자리가 하나 비길래 얼른 가 앉았다.
오른 쪽 옆엔 살집이 꽤 있어보이는 30대 후반의 여자가 졸고 앉아있다.
조금 있으려니 옆 여자가 몸 무게를 자꾸 나 한테로 실으며 졸고 있다.
꽤나 고단한지 몸 매무새는 아랑곳 하지 않고 한잠에 빠진 듯...
나도 피곤해 어서 집에 가 따뜻한 방에 눕고 싶은 마음 뿐인데 조금 짜증이 난다.
갈수록 나까지 허리에 꼿꼿이 힘을 주고 있지 않으면 바로 앉아 있기가 힘들 지경이다.
산본역에서 마주편 자리 하나가 비길래 얼른 자리를 옮겨 앉았다.
받침대가 없어지자 기우뚱 여자가 눈을 떠보곤 몸을 바로 해 다시 잠에 빠진다.
내가 앉았던 자리에 50대의 여인이 앉는다.
다시 여자가 옆여자에게로 몸을 기댄다 . 이번에 머리까지 어깨에 얹으면서...
전 유심히 여인의 표정을 살폈다.
딱한 표정을 지우면서 몸을 꼳꼳이 해 그래로 앉아있다.
다음 역에서 옆자리가 몇개나 비었건만 그 여인은 그대로 몸이 풀어져 잠든 여인의
받침대 노릇를 하고 앉아 있었다.
그 여인이 흥미로워 유심히 얼굴을 바라보게 된다.
평범하지만 조신해 보이고 교양도 있어 보인다.
몇정거장 더 지나 상록수 역에서 여인이 내릴때는 뒷모습이 계단으로
사라질때 까지 눈길이 갔다.
"꽤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부인이네"
내 인간성도 되돌아 보며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된다.
전철 안에서 누구나 흔히 경험하는 일이지만,
대게 남자들이 졸며 몸이 옆사람 쪽으로 쏠릴때는 거의 여자쪽으로다.
옆 남자 어깨에 머리를 올리는 예는 본 적이 없다.
여자가 만만해서 인지 아니면 포근하게 느껴져서인지...
때로 다리를 쩌억 벌려 옆사람의 영역까지 침범하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앉아 있는
남자들을 보면 이기적 남자의 횡포가 느껴져 째려보게 된다.
언젠가는 노약자석에 앉아 오는 데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마음놓고
내 어깨에 머리까지 올리며 자고 있다.
빈 자리가 있으면 피해 앉겠건만 그렇지 못하고 갈길은 머니 서서 갈 수도 없었다.
여러번 몸을 앞으로 빼며 바로 앉으란 신호를 보냈건만 그러거나 말거나다.
몇정거장를 자더니 깜짝 놀라 눈을 뜨며 남 같이 앉아 있던 옆 남자에게
" 여보 여기가 어디여? "
저는 어이가 없어
" 아니 아저씨가 옆에 있는데 왜 저한테 기대서 주무셨어요? 웃으며 물으니
멋적은 표정으로 황망이 내린다.
"용케도 내릴 역에선 눈을 딱 뜨네"
전철에서 졸며 옆사람에게 폐끼친 사람치고 사과하는 걸 한번도 본 일이 없다.
그 이유가 무얼까?
졸면서 자기도 모르게 한 짓이라설까? 부끄러워서일까?
저도 간혹 깜빡 잠들어 몇정거장 지나 당황해서 내린적이 있지만
옆사람에게 불편을 주면서까지 몸을 못가눈 적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장담할 것은 못되겠지...
첫댓글오나리 여사님께서 힘들게 봉사하시고 먼곳 까지 가시는 장면이 상상이 됩니다. 그리고 무겁게 느껴지는 그 여인도 ....전철을 타면 그런 광경은 흔히 볼수 있지요. 참 고통 스럽구요. 그런데, 졸려서 꾸뻑 대다가 다른 사람 자는걸 보면 잠이 휑 달아나지요. 어찌나 가관인지,.그런 모습 을 보이고 싶지 않음 일겁니다. 품위 유지 라고 하면 가식 이라고 할까요 ?....
첫댓글 오나리 여사님께서 힘들게 봉사하시고 먼곳 까지 가시는 장면이 상상이 됩니다. 그리고 무겁게 느껴지는 그 여인도 ....전철을 타면 그런 광경은 흔히 볼수 있지요. 참 고통 스럽구요. 그런데, 졸려서 꾸뻑 대다가 다른 사람 자는걸 보면 잠이 휑 달아나지요. 어찌나 가관인지,.그런 모습 을 보이고 싶지 않음 일겁니다. 품위 유지 라고 하면 가식 이라고 할까요 ?....
저도 젊어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졸거나 자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남의 말 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러나 제 자신도 최소한의 품위 유지는 하려고 노격은 한답니다.ㅎㅎㅎ
ㅎㅎㅎ~~ 저는 걍-- 일어납니다. 서서 갈지라도.. 아직은 꼿꼿하게 앉아서 아주 가끔은 졸기는 합니다만. 저도 장담은 못하겠어요 ^^
ㅎㅎㅎ 웃음이 터지네요. 저도 갈 길만 멀지 않다면 에이- 하며 일어나지요.
ㅎㅎ~~웃음이 절로 나오네요 저는 지하철 탈 일이 거의 없지만 가끔 졸은적 있거든요.옆사람 닿을까봐 조심 스럽던데.맘 놓고 기대며 자는 사람 성격이 좋은 건가요.아님 뻔뻔한 건가요.여사님 고생 많습니;다.늘 건강하세요.
지하철을 탈 일이 거의 없는 사람은 팔자 좋은 사람이라고 할까? ㅎㅎㅎ 방금 그 동안의 사진 메일로 보냈습니다. 제대로 들어갔는지 모르겠네. 컴을 바꿀참이라 그 전에 다른 분 사진도 메일로 다 보내드려야 되겠네요.
사진 담긴 메일 잘 받고 쪽지 보냈어요.목요일에 뵙겠습니다.
누구나 한번씩은 있었겠지만, 저도 여러번 겪은 일인데 참으로 황당하지요. 언젠가는 참는데 까지 참다가 너무나 무거운 체중을 견디지 못하여 살짝 일어섰더니 깜짝 놀라는 그 표정 -- 상상해 보세요ㅎㅎㅎ
정말 전철안에서의 삽화를 그리라면 재밌는 그림이 많이 나오겠지요,ㅎㅎㅎ
오나리님 전철에서의 광경이 눈에 스칩니다.. 아주 정상적인 인간성을 가진 오나리님 이옵니다. 나도... 오나리님과 똑같이 했을것 입니다..
저도 보통사람은 된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바로 옆자리 5개가 주욱 비어있었는데도 피할 생각않고 다소곳이 붙어앉아있는 여인을 보니 제가 보통도 못되는 인간인가 싶었답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