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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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pielle。
《제 1장. 불멸자 (不滅者)》
「자유로운 그대, 내게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베풀어 주기를.
그대의 따뜻한 눈빛에 묻혀, 잠깐만 쉬게 해준다면….
언제라도 가볍게 날아가 버려도 되니까, 그저 이곳에 들려주기만 해.
내 심장은 바람의 심장.
영원히 노래하는, 거친 폭풍의 심장.
자유로운 그대여, 잠시만 내 곁으로 돌아와줘.」
-부름 ①
“아데브로민은 세상 어느 소원이라도 이루어주는 돌이랍니다.”
그것은 벚꽃이 만발한 어느 날 밤의 기억이었다.
야화(夜花)들이 동그랗게 패어진 창문 밖으로 고개를 흔들고 있는 어둠의 속삭임.
하늘은 신이 덮어놓은 보랏빛 양탄자에 묻힌 채, 빛이라곤 없었던 날.
그러나, 그 곳에는 다정한 목소리가 있었다.
조그만 나뭇잎 모양이 이불에 그려져 있는 것을 멀뚱히 바라보던 꼬마.
그리고 부드러운 손길은 그것을 꼬마의 몸을 감싸게 끔 한다.
바람이 들어오는 창문 앞에 서서, 길게 기른 갈색 머리카락이 나부꼈던 어머니.
하얀 플라넬 잠옷이 발을 끄는 여행자와도 같이 흔들렸고, 어머니는 그대로 날아가 버릴 듯 눈 앞에서 웃고 있었다.
잠자기 전에, 이야기를 딱 하나만 더해 달라고 칭얼대는 아들에게 항상 넘어가던 그녀.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꼬마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었었다.
감색 머리카락을 쓰다듬는 상냥한 손짓을 느끼며, 뺨을 때리는 찬 공기를 마시며.
축복 받은 돌이라고, 신이 인간에게 내린 완벽함의 결정체라고, 어머니는 항상 그렇게 말했었다.
붉은 돌을 하늘이라도 되듯, 우러러 보며, 몹시도 상기되었던 표정의 어머니.
그래서 였을까.
매혹 되고 말았다.
어머니가 짜내는 이야기의 실타래에 생각이 꽁꽁 묶여, 그것에게 ‘집착’을 느낄 정도까지.
그러나 그것을 알아 차렸을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바람에 날리던 옷은 먼지가 되어버리고, 그의 이름을 부르던 어머니의 달콤한 목소리도 재로 변했을 때야, 느껴 버렸다.
신은 인간이 그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선물한 것이 아니다.
단지, 미끼 이었을 뿐.
우리는 위대한 무한 앞에서는 모래 알갱이 일뿐이다.
그저, 조그마한.
똑, 똑.
방금, 노크 소리였나.
곤히 자고 있었던 짙은 청색 머리칼의 소년은 침대에서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분명, 무언가를 들었던 듯한데, 이제는 조용해졌다.
꿈을 꾸었었다.
아련한 꿈, 놓쳐버린 꿈.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
소년은 멍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평범한 여관방이다.
간단하게 작은 침대 하나, 탁자, 그리고 매우 소박한 옷장이 딸려 있는 단칸방.
창문보다는 유리가 끼워진 큰 구멍이라고 하는 게 나을 듯한 곳에서는 샛노란 햇빛이 쏟아 들어오고, 어두운 그의 회색 눈을 밝힌다.
여행을 하고 있었지.
어제 밤 늦게 찾아온 여관에서 후다닥 밥을 먹고, 쓰러져 잠을 잤고……
소년은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지다가, 얼른 옷을 갈아입는 것이 좋을 거라 판단하고 양말을 찾기 시작했다.
조그만 방에서 도대체 양말을 어디다가 던져 놓았던 것인지 지레 짐작이 가지 않는다.
침대 밑을 힐끗 쳐다보다가 먼지에 의해 기침을 해대고, 탁자 아래를 들여다 보다가 머리를 퍽 부딪힌 소년은 울상을 지으며 콜록거렸다.
그 때, 베게 옆에서 하얗게 얼굴을 내미는 양말을 발견해서 손을 내뻗었는데.
“아스카! 노크소리에도 대답 안하고, 뭐 하는 거야? 에휴, 또 늦잠이야?
못 말려, 정말. 아침 남겨 놓을 테니 빨리 내려와.”
문을 벌컥 열어 제치고 소리를 한바탕 지르고 간 여자.
그녀의 말을 다 이해하기도 전에 문은 닫혀 버렸다.
얼핏 보이는 검은 머리칼.
아스카는 한 손에는 양말을 쥐고 나머지 손은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여자의 말을 되뇌다가 살짝 미소 지었다.
“잔소리 하기는. 알았다고, 알았어.”
감청색 머리카락 위로 투명하게 부서지는 햇빛.
창문 밖에서 떠들던 참새는 날개를 한번 푸드덕거리고, 새파란 하늘로 날아올랐다.
두꺼운 부츠를 신은 채, 여행 복을 차려 입고 여관의 계단을 가볍게 내려가는 아스카.
허리에 채워진 검은 그의 무릎에 부딪히며, 덜컥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삐걱 이는 나무 계단을 밟고 식당으로 오는데, 가장 먼저 들린 말은 아침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늦잠 돌이 아스카네?”
안 그래도 늦어서 계단을 두 개씩 껑충껑충 뛰어 내려왔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아스카는 목소리를 향해 얼굴을 돌렸다.
허리에서 흔들리는 길고 곧은 흰 머리칼.
못마땅하게 아스카를 지켜보는 금빛 눈은 뭘 쳐다봐, 라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아스카는 미안 한 듯, 볼을 긁적이며 한쪽 눈썹을 새침하게 올리고 있는 은빛 머리의 남자를 마주보았다.
“미안, 니즈렐.”
‘니즈렐’ 이라고 불린 그 남자는 아스카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떨떠름한 표정이다.
그는 다리를 불만스럽게 꼬아놓은 채, 자그만 구석 테이블 앞에 있었는데, 그의 옆에는 아까 아스카를 깨우러 온 여자가 단정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
밝은 해로 물들여진 여관의 식당.
체리 목으로 만들어 진 듯한 식탁은 유난히 노래 보인다.
벽에 걸린 시계는 8시를 약간 넘은 시각을 가리키며, 즐겁게 째깍거리고 있다.
아스카는 니즈렐이 별 말 하지 않자, 다른 식탁에서 의자를 끌어 당겨, 검은 단발머리 여자의 옆에 자리 잡았다.
그 셋은… 동료인 걸까.
니즈렐은 자신의 옆에서 턱을 괴고 있는 아스카에게 말없이 잼을 바른 토스트 조각을 건네주었다.
잘 익은 그것에게서는 고소한 냄새가 풍겨온다.
배고팠던 탓인지, 아스카는 덥석 그것을 받고, 급히 씹어 먹기 시작했다.
그를 말갛게 뜬 눈으로 바라보던 여자는, 빙긋이 미소 지으며 감상했다.
“좀 일찍 일어 나보라고, 아스카. 이젠 늦잠이 아니라, 아예 기상시간이 그대로 박혀버렸어.”
키득키득, 니즈렐은 꼬마처럼 웃으며 보랏빛 눈의 여자에게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웠다.
여자는 그의 반응에 감사를 표하듯, 머리를 끄덕였다.
목에 가벼워 보이는 재질의 스카프를 두르고 있는, 간편한 나시 차림의 여자다.
“에린, 놀리지 말라고오-.”
아스카는 장난스레 화난 표정을 해 보였고, 에린은 푸훗, 웃으며 아스카에게 간단히 우유 한잔을 전달해주었다.
흰 거품이 유리잔의 가장자리에서 움직이고 있다.
아스카는 단숨에 우유를 마셔 버렸고, 그는 문득 생각 난 듯이, 얼굴을 비틀어 니즈렐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루크 형은 어디 있어?”
갑자기 니즈렐은 이유 모를 한숨을 내쉬며, 카운터 쪽으로 손짓했다.
으쓱 여지는 그의 어깨.
설명을 하지 않는 니즈렐을 의혹 섞인 눈빛으로 보다가, 아스카도 카운터로 시선을 움직였다.
아니나 다를까, 둥그렇게 모서리가 진 카운터 앞에는 스무 살 초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짧고 삐죽거리는 검은 머리를 열렬히 흔들며, 꽤 예뻐 보이는 젊은 미녀 여급에게 무언가를 말하는 그.
여급은 볼에 홍조를 띄운 채, 남자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고 있었다.
그녀가 불쌍해 보이는 것은 아스카 만의 착각이 아니었다.
에린과 니즈렐 역시도 혀를 차며, 동정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정말, 저 돌머리, 순진한 여자를 또 한 명 꼬시다니.”
에린은 퉁명스럽게 중얼이며, 루크가 천천히 여관비를 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쫑알쫑알, 긴 인사를 점원에게 남기고서는, 여유롭게 일행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분명, 그에게 향해진 눈빛들은 다 시큰둥 한데도, 루크는 상관치 않는 듯, 콧노래까지 부르고 있었다.
털썩.
루크는 가죽 지갑을 테이블의 정 중앙에 던져 놓고, 의자를 하나 잡았다.
그는 의자를 거꾸로 돌린 채, 등받이에 얼굴을 기대며 미소 지었다.
“훗, 내 실력을 잘 감상했나, 제군들. 으하하, 완전히 나한테 뿅 갔다니까.”
니즈렐은 루크를 한심한 듯 쳐다 보았다.
그가 루크보다 어린 것은 분명한데, 어째 태도는 더 어른스럽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증명하듯, 니즈렐의 입에서 엉뚱한 말이 쏟아져 나왔다.
“돈 깎았어?”
“물론! 이 천하의 루크를 어떻게 보는 거야? 무려 25 유르트나 깎았다고! 게다가 미인까지 만나고…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셈이랄까?”
힘차게 악수를 주고 받는 그 둘.
니즈렐은 역시 여자보다는 돈이라는 눈치로, 만족스럽게 테이블 위의 지갑을 응시했다.
아스카는 그저 멀뚱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고, 에린은 된통 당해버린 선량한 여급의 신세를 대신 한탄해 주며, 니즈렐과 루크를 째려보았다.
“이 정신 연령 네 살들.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루크는 녹색 눈을 흥미롭게 반짝이며, 에린에게 짓궂게 대응했다.
“에린, 화난거야? 역시 이 위대한 몸이 수작을 안 걸어주면 세상 모든 여자들이 슬퍼 하는구….”
퍽.
에린은 허리에 감긴 자그마한 주머니에서 날렵하게 단검을 꺼낸 후, 그것의 힐트로 루크의 머리통을 세게 가격했다.
그녀의 미간에 주름이 잡혀, 꿈틀거리는 것이 보인다.
루크는 헤롱헤롱한 눈으로 테이블에 머리를 박았고, 니즈렐은 자신에게도 에린의 날카로운 망고슈 (main-gauche)가 날아올까봐 불안해 하며, 슬그머니 물러섰다.
에린은 단검을 다시 꽂아 넣은 후, 루크의 등을 발길질 하며 구타를 마무리 했다.
역시 여자란 무섭다.
아스카는 뒤로 자빠질 것 같은 기세의 루크를 붙잡아 주며, 긴장된 표정으로 화난 인상의 에린을 슬쩍 응시했다.
이럴 때 잘못 걸리면 하루 일진을 망친다는 것을, 그는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에린. 이제 이만 가보는 게 어때? 갈 길은 많고, 시간은 없다고.”
다행히도 에린은 흔쾌히 아스카의 제안을 승낙했고, 니즈렐은 눈치를 보며 배낭을 매었다.
갈색의 가죽 배낭에는 들은 것이 많은지, 꽤 뚱뚱해 보인다.
루크는 비척이며 일어섰고, 지갑을 주머니 안에 구겨 넣었다.
그는 아직 정신을 못 차린 듯, 멍한 얼굴이다.
현관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네 사람.
또 다시 날은 밝았고,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감사합니다-.”
아스카의 쾌활한 목소리.
그가 문을 밀자, 걸려있었던 종이 딸랑거림과 동시에 환한 햇살이 새어 들어왔다.
삐그덕,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그것은 세계의 통로와도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좋은 날이구나.”
니즈렐의 속삭임.
따뜻한 햇빛 아래에, 네명의 형체가 드러나며, 바닥에 엷게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여행가기에는 너무나 제격인 날씨.
바깥의 하늘은 티끌 없이 푸르다.
BGM- ソラヲミ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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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라피엘입니다.
수정판... 인겁니다.
하하...; 꼭 새 소설을 보는것 같군요. 예전 시작과는 딴판이니;
부드럽게 시작하는것이 희망이었으나, 실패한 듯하군요 [머엉]
아. 앞으로 수정판은 1장이라던지, 그런게 붙을 예정입니다.
그냥 특설은 숫자로 계속 나가고요;
아하하... 전 항상 시작이 어려워요;
사실, 한꺼번에 많이 쳐서 1장, 2장, 이렇게 올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기가 힘들더군요.
양도 많을것 같고;
크악- 역시 시작은 힘들다!!
역시 글실력이 딸린다!
역시 나답다!
[패닉]
첫댓글 아아, 확실히 시작이 다르군! ' ㅅ'; 두개 다 쓰려면 좀 힘들겠다... 그래도 써! [...] 역시, 조회수 0이라니깐 > ㅅ< [즐기고 있다;] p.s. 오타는 수정! [...]
으음... 전에 쓰던 것과는 늒미이 다르구나..[<-당연하지!!] 건필해'ㅁ'/
빠나나우유양과 다솔양 모두 오타가 있군요. 즐감, 그리고 건필.
다음편도 기대할께.
오오오, 그림같은 장면 연출이군! 멋져+_+ 건필~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