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소문없이 강하다. 눈에 확 띄지는 않지만 알고보면 가장 알찬 기록 중의 하나다.
기아의 ‘안방마님’ 김상훈(26)이 도루저지율 최고기록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 추세로만 간다면 분명 포수 부문의 역사를 새로 쓸 태세다.
21일 현재 김상훈의 도루저지율은 0.625. 올 시즌 그가 포수마스크를 쓴 71경기에서 상대팀은 모두 56번의 도루를 시도했고 김상훈은 이 가운데 35번을 아웃시켰다.
22년 프로야구 역사상 한해 동안 가장 높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한 사람은 조범현 현 SK감독.
조 감독은 OB 유니폼을 입었던 1985년 0.541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 0.541임을 고려할 때 김상훈이 현재 기록 중인 0.625의 도루저지율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지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 페이스만 유지해도 김상훈은 조범현 SK감독의 기록을 18년 만에 갈아치우게 된다.
도루저지율은 4할만 넘어도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한다.
올 시즌에는 조인성(LG·0.491), 진갑용(삼성·0.483)이 김상훈의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0.478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한 김상훈이 올 시즌 부쩍 성장한 것은 프로입단 4년째를 맞으면서 경기흐름을 읽는 눈이 확실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기아 장채근 배터리코치는 “상훈이는 강한 어깨와 빠른 송구 능력 등 포수의 기본자질을 충분히 갖췄다. 경험이 쌓이면서 상대의 작전 흐름과 주자의 심리를 읽는 눈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상훈은 “다른 팀에 비해 투수들의 투구동작이 빨라 도움을 받고 있을 뿐”이라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면서도 “최고기록에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해 최고포수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