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8. 20. 일요일.
약간 흐리지만 무척이나 무덥다.
오후에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석촌호수 서호 쉼터로 나갔다.
쉼터 벤치 위에는 바둑, 장기 두는 노인들이 무척이나 많았고, 구경꾼은 더 많았다.
돈 내기 장기를 둔다.
일전에도, 그저께에도 장기에 진 노인네가 오늘도 또 졌다.
지갑에서 오천원 지폐를 꺼내서 내주고.
또 다시 장기 두었고, 아까 번에 진 늙은이가 또 지고는 지갑을 만지작거리다가는 돈을 건네지 않았다.
훈수를 두려다가 그만 둔 늙은이한테 찾아가서 시비를 걸며 싸움질하는 체를 했다.
내기-장기에 졌으면 돈을 내주는 게 아니라 엉뚱하게도 다른 구경꾼한테 가서 시비하며 따지는 척하면서 현장을 벗어났다.
구경꾼들은 잔뜩 있지만 어느 누구도 말리지 않았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내가 보기에는 돈 몇 푼을 안 주려고 하는 고의적인 행동, 즉 양심을 파는 비열한 짓이다.
말다툼 수준인 싸움-구경하는 것조차도 혐오스러워서 현장을 벗어났다.
석촌호수에 있는 산책로 숲길을 따라서 천천히 걸어서 동호 쪽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하 생략....
2.<아름다운 5060카페> '삶의 이야기방'에는운선 작가의 글이 올랐다.
'수제비'
' .... 나는 아직 소녀티도 안 나는 열서너 살
홍두깨 방망이가 딱 내 키만 한데
그걸 작은 손 두 손으로 양쪽을 꽉 잡고 무릎을 꿇고 앉아
원수같이 흐르는 땀으로 목욕한 채
국수 반죽을 밀고 있을라치면
집 앞을 지나던 동네 아주머니들이
“아이고 자야 니는 우예 국수를 다 밀고 있노
”얼라같은 기 국수 밀어 놓은 거 봐라,
“우예 이리 얇고 넓게 잘 밀어 놓고
야 니 겉은 아가 어디 있겠노'
여름 저녁 국수 밀기 싫어 요리조리 피해 봐도
밥을 하면 치도곤을 맞으니까 이틀에 한 번은
마당 가마니 위에서 국수를 밀던 그 여름 ....'
무척이나 잘 쓴 글이기에 내가 댓글 달았고, 퍼서 여기에 올려서 내 글감으로 삼는다.
내 댓글 :
'빙그레 웃습니다.
옛날 이야기....
정다운 우리말, 토박이-말이 잔뜩 들었군요.
우레, 청둥소리, 마당 귀퉁이, 정구지, 밀가루, 수제비, 손국수, 홍두깨 방망이, 국수 반죽, 마당, 가마니, 됫박,
미나리꽝, 찰떡, 양념간장, 조선간장, 참기름, 댓자리, 정짓간, 아궁이, 그을림, 선반, 지네, 노린내 나는 돈벌레 등등'
저도 오래 전 충남 보령의 산골 아래에 있는 시골집에서 살았지요.
산골 아래라서 동네는 무척이나 좁고 논밭은 골따라 구불거렸지요. 손바닥만한 논과 밭.
1950년대, 60년대에는 밀, 보리, 귀리, 메밀, 콩, 팥 등 밭-잡곡을 많이 재배했지요.
운선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도 '그때 그시절'로 잠깐 되돌아갑니다.
글 또 기다립니다.
엄지 척! 하면서...
참고 :
충남 서부지역에서는 '정구지'를 '부추, 졸'이라고 말합니다.
품종도 몇 종류 있지요.
시중에서 나오는 정구지는 잎사귀가 무척이나 굵고 크고 길지요.
맛은 별로.... 크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기에...
나한테는 별로 익숙하지 않은 낱말을 검색한다.
정짓간 : '부엌'의 방언
2023. 8. 20. 일요일.
첫댓글 어찌 이렇게 글 쓰시길 좋아 하실까요 윤환님께서는
힘드시다고 글을 좀 줄이시라고 그만큼 일렀어도
글에 욕심이 대단하십니다
예...
무척이나 길게 써야 하는데도....
시골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
밀과 보리 등 잡곡을 많이 심었지요.
가을철에 밀 보리 씨앗을 뿌려서 싹을 틔우고...
싹이 트면 열댓명의 동네 아주머니가 와서는 보리밭 밀밭에 들어가서 잘근잘근 밟아지요.
추운 겨울철에 밀 보리의 뿌리가 들떠서 죽지 말라고....
6월. 낫으로 보리 밀을 베고, 이삭을 털고.... 햇볕에 말렸다가...
지게로 져서 방앗간으로 가져가고 밀방아를 찧고... 가루 내어....
저도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는 작업도 제법 했지요.
엄니가 부엌칼로 잘게 썰거나.. 아니면 주걱 위에 밀가루 반죽을 두 손가락으로 조금씩 떼어 잘라서 가마솥에 넣었지요.
수제비.. 감자가 많이 들어갔지요.
배 부르게 먹고 난 뒤 돌아서면 또 배가 고프대요.
서민들한테는 수제비, 칼국수가 최고였지요.
초여름에는 쌀이 거의 다 떨어져서 ...대신에 보리쌀, 밀가루를 많이도 먹었지요.
저한테는 지금도 수제비, 칼국수가 맛이 있습니다.
추억 속에 깃든 맛이니까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댓글... 고맙지요.
저한테는 회원들이 달아주는 댓글이 무척이나 고맙지요
제가 보지 못하는 저의 약점/단정을 알려주시니까요.
그 어떤 댓글도 환영합니다.
제가 성깔이 정말로 나면?
논리적인 설명이 안 된다면... 궤변이 줄줄이 이어지겠지요.
그러나 지금껏 그런 적이 없지요.
저한테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어... ''마이크-체질입니다'라고 말하기에....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배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수제비, 저는 엄청 좋아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