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지역은 대표적인 다핵 상권이다. 타 지역과 달리 신도심 역할을 수행하는 곳을 하나로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핫플레이스에 대한 설문에서도 산남동(11.8%), 복대동(10.9%), 금천동(9.7%) 등으로 주요 상권들간 응답률의 차이가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위에 오른 산남동은 2007년부터 아파트 단지와 청주지방법원, 청주지방검찰청이 순차적으로 입주하면서 ‘막 뜨기 시작한’ 상권이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20ㆍ30대 젋은이들이 꼽은 것으로 보인다. 청정ㆍ생태를 테마로 부상을 모색 중인 충북 청주시 산남동을 분석한다.
청주시는 상권의 변화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 고객들이 뜨는 상권을 찾아 이곳 저곳을 옮겨 다닌다. 산남동 상인연합회 간사를 맡고 있는 ‘구박사 소곱창구이’ 구진회 대표는 “청주에선 ‘개업하면 손님들이 잔칫집 다니듯 한다’는 말이 자영업자들 사이에 돈다”고 말했다.
잔치 열리는 집만 골라서 가듯, 고객들이 새로운 상권만 찾아 다닌다는 뜻이다. 대형 공장과 터미널이 밀집해 있어 유흥가가 발달한 복대동이나 교통의 요지에 위치한 성안길 상권에 이어 요즘 막 뜨기 시작한 상권이 바로 산남동이다.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은 소득수준이 높은 거주 인구에 새로운 관공서 이전으로 유동인구까지 확보한 복합 상권이다. 산남지구라는 택지지구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말부터다.
처음엔 다세대등이 대부분인 일반 주택가였다. 하지만 2007년 새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에 주민들이 입주하면서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어 청주지방법원과 지방검찰청(2008년), 교육청(2009년)이 잇따라 옮겨 오면서 상권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현재 6650세대(2만여명) 중 아파트 주민이 5000여 세대가 넘는다.
◇생태ㆍ클린 이미지가 강점=산남동은 물론 청주 전체에 아직 백화점은 없다. 산남동에 개점한 대형마트도 지난해 10월 문을 연 농협 하나로클럽이 유일하다. 삼성전자 디지털 플라자와 LG전자 매장은 모두 문을 열지 얼마되지 않아 개점 축하 이벤트를 벌이고 있을 정도로 이제 막 조성되기 시작한 갓난아기 상권이다.
두꺼비 집단서식지로 확인된 검찰청 앞 원흥이 방죽을 중심으로 3만6000여㎡ 규모의 ‘두꺼비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다. 전국 최초로 만들어 진 두꺼비 생태공원이다. 올 5월엔 처음으로 공원앞 찻길을 막고, 지역 주민들 주도로 ‘원흥이 생명한마당 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청주시 산남동 동사무소 김종관 계장은 “축제 때는 청주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산남중ㆍ고교와 샛별초등학교 등이 밀집한 ‘학교 정화구역’이라 유흥업소가 들어서지 못해 전체적으로 클린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산남로 대로변의 한 옷가게를 찾은 주민 박수희(31)씨는 “성안길만큼 패션 로드샵이 많지는 않지만 있을 것은 다 있다”며 “집 주변에서 걸어다니며 쇼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최미란(34)씨는 “이곳 처럼 녹지 환경과 쇼핑 타운이 조화를 이룬 곳은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산남로 대로변은 소형 패션 가두점과 음식점 등이 다양하게 형성돼 있고, 검찰청과 교육청, 법원 앞에는 대형 음식점들이 포진해 있다. 훼미리마트 김경직 대리는 “패션 로드샵으로 유명한 성안길은 밤에 썰렁하고, 복대동 근처는 밤에만 흥청대는데 비해 낮밤에 고르게 고객이 많다는 것이 산남동 상권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교통 불편과 대체 상권 부상은 숙제=산남동 상권은 교통이 다소 불편한 편이다. 관공서를 찾는 일반인과 공무원, 아파트 주민이 아니라면 단지 쇼핑이나 먹고 즐기기만을 위해 찾아오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 자가용으로 접근하긴 좋지만 버스 노선은 4개 뿐이다.
막 번화하기 시작한 갓난아기 상권이다 보니 검찰청과 법원 근처 대형 건물에 아직 입점 업체를 찾지 못한 빈 공간이 많다. 이들 건물 곳곳에 입주자를 찾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또 경쟁 상권인 복대동 대농공장 터에 대형 복합쇼핑몰 G웰시티가 들어서는 것도 부담스런 점이다. G웰시티에 현대백화점이 2012년 문을 열 예정으로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