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장님의 말씀대로 전여옥씨의 글을 자성적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에게도 한번쯤 필요한 시각입니다. 비판정신이 결여된 앵무새가 되지 말자는 깨어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것은 우리 모두의 바램일 것입니다.
또한 marine님의 감성적 비판이 다소 문제가 될 수는 있지만, 저도 marine님의 시각과 비슷한 입장입니다.
아나운서가 MC,DJ,등을 아우르는 말이란 건 다 아실겁니다. 그 중에서도 앵커라는 역할을 아나운서가 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나운서와 앵커는 엄연히 다릅니다. 엄기영 씨를 아나운서라고 하지 않고 앵커라고 하죠. 기자 출신이라서 아나운서라고 하지 않는것이 아니라, 앵커라는 부분은 아나운서에서 좀 더 나아간 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나아간 자리'라는 것은 중립성과 상황별 조율,통제능력에 대한 자율성 부여가 가장 큰 차이일 수 있겠습니다. 아나운서는 흔히들 '앵무새'라고 비하합니다. 하지만, 아나운서들은 '앵무새'이길 겸허하게 자처한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아나운서는 방송이라는 미디어가 가진 공영성과 함께 가치중립적인 입장에서 현실을 시청자라는 수용자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아나운서가 강조하는 말 한마디에 수용자는 전달된 정보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그러한 아나운서의 역할을 본다면 가치중립적으로 텍스트를 전달하는 것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앵무새'라는 비하는 '가치중립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에 대한 고민없이 나온 얕은 사고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전여옥씨는 왜 아나운서에게, 앵커를 강요하는가?
- 이건 현실상 아나운서나 기자에서 앵커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아나운서보다는 기자에게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전달하려는 텍스트들에 대한 접근 방식과 전달 방식을 '중립화'시키는 능력이 아나운서보다 낫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들이 현장에서 충분히 보았기때문에, 각 부를 돌며 여과없는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오히려 TV방송이 지닌 중립성(물론, 민영과 공영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타 언론매체에 비해서는 중립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을 인지한 기자라면 보도내용을 정확하게 전달, 조율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전여옥씨가 말하는 앵커란 것이 과연 우리나라가 지닌 방송프로그램에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묻고 싶습니다. 기실 우리나라 프로그램에서 앵커의 존재를 필요로 할 만큼 패널을 보유한 채 벌이는 토론 프로그램은 사실 많이 부족합니다. 그렇다면 앵커의 부재보다는 비평능력을 갖춘 방송 프로그램의 부재에 더 가슴 아파해야하지 않을까요...
- 아나운서는 이런 능력이 모자라단 말인가?
아닙니다. 아나운서도 충분히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꾸준히 공부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나운서는 전여옥씨 말대로 아마추어입니다. 경쟁적인 월급쟁이가 아닙니다. 연예인이라면 가격경쟁을 해야합니다. 날 좀 더 비싼 값에 부르도록 나를 갈고 닦습니다. 하지만 아나운서는 아닙니다. 아나운서는 박봉으로 일하는게 현실입니다. 강호동씨가 쇼프로 하나 찍을 때 500만원 정도 받았다는데, KBS 아나운서 김홍성씨는 '도전 골든벨' 9시간 촬영하고 2만원 받는게 현실입니다.(2만원은 일당으로 받았다는 것이 아니라 봉급/시간으로 얘기한 것입니다.그리고 본인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 입니다.) 전여옥씨는 아나운서를 상풍화하길 요구합니다. 그래서 조금더 경쟁적인 상태에서 전달되는 텍스트에 대한 전달자로서의 능력보다는 비평가로서의 능력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뉴스에서 전달하는 텍스트에다 비평을 하라는 건지 납득이 가질 않는 말입니다. 또한 일본의 경쟁적 월급제를 말했지만, 그게 과연 긍정적으로만 작용할까요? 자신의 값을 끌어올리기 위해 대중들이 좋아하고, 소수를 묵과하는 비평을 하는 앵커는 없을까요? 이러한 양면의 날을 갖는다면 저는 오히려 아나운서든, 앵커든 우선은 가치중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비평능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비평이란 것. 공인에게 이것은 사회적으로 잘못된 것에 대한 교정의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판단근거는 자신의 가치관과 관점이겠지만 말입니다. 아나운서와 앵커는 이 능력이 차이가 많이 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개인의 역량과 노력의 차이가 아닐까요? 또한 비평을 내보이는 것은 뉴스를 하거나 프로그램을 진행할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방송의 게스트라던지, 정확하게는 다른 매체와 같은 다른 방식으로 비평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가 가진 중요성은 결코 자기입장을 표명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그렇기에 비평할 줄 아는 아나운서 보다는 '앵무새'일 수 있는 아나운서가 더 아나운서에게 어울리지 않느냐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여기에의 전제 조건은 아나운서에게 주어진 텍스트 자체의 중립성에 기반합니다.
앵커란 무엇일까요... 아나운서란 무엇일까요... 항상 아나운서를 하고 싶다고 느끼면서도 아나운서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참 찾기 어려운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왔습니다. 미국의 래리킹과 같은 명사회자를 볼때면, '나도 저렇게 되었으면'하고 바라기도 했고,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숨은 곳에서 라디오 해외방송 뉴스를 담당하고 있는 어느 이름모르는 아나운서에 대한 이야길 들으면 '외로우면서도 아름다운 직업'이란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아나운서는 우리말을 사랑하고 그런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여 시청자에게 현실 텍스트를 정확하게 중개하고 전달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개재 부탁드립니다.. ㅡ.ㅡ;;;;
첫댓글 전선생은 왜 하필 아나운서나 뉴스앵커에게 그런 역할을 바라는걸까...
제가 한국형 네티즌식 비판의 자세를 보였는지...깜짝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