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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jtour 운영자 무기입니다.
2002년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규슈를 다녀왔습니다. 워낙 갑작스레 가게 된 거라 jtour 공지사항을 통해 미리 알려드리지도 못한 채 다녀왔네요.
이번 여행은 서울문화사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essen에서
12월호 특집으로 '일본 온천'을 취재하고 싶다고 해서 함께 다녀오게
됐습니다. 여행 목적지는 젊은 여성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온천
Best 1인 규슈의 유후인이었습니다.
잡지 특성상 요리에 대한
취재를 빠뜨릴 수가 없어서, 유후인에서 유명하다는 음식점의 대표선수(?)들을
주문해놓고 사진을 찍느라.... 그 많은 음식들을 다 먹기 위해 고생
꽤나 한 여행이었습니다. 하루에 5끼씩 먹어댔지요. 그래서 살이 2kg
이나 더 쩌셔 왔다는... -_-;
저만의 목적이 있는 여행이 아니라 취재진을 도와주는 도우미(?)로 따라간 여행이었던지라 여행기 다운 여행기는 올릴 만한 꺼리가 없구요, 그냥 여행 중에 찍었던 사진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02년 10월 29일 오후 일본항공(JAL) 후쿠오카 행 16:45발 비행기로 출국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 출국 게이트로 들어서기 직전입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라는 의미와 똑 같은 각 나라별 언어가 재미있네요. Have a Nice Trip, Bon Voyage, Gute Reise 등등...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는 비행시간이 고작 1시간 정도입니다.. 제주도 가는 것과 비슷하죠. 비행기에 앉아서 승무원들이 내주는 음료 서비스와 기내식(샌드위치)을 먹고 보니 어느새 후쿠오카입니다.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하니 한큐페리(신모지-오사카 구간을 운항하는 배 및 여러개의 일본 국내를 연결하는 배편을 운영하는 해운회사입니다)의 미기타 씨가 마중을 나와있더군요. 미기타 씨의 차를 얻어타고 일단 오늘의 숙소인 후쿠오카 KKR 호텔로 향했습니다.
KKR 호텔은 국가공무원공제조합에서 2001년 10월에 오픈한 호텔로 특급호텔에 버금가는 쾌적한 시설을 자랑합니다.
싱글룸은 방이 좀 좁은 편이지만, 트윈룸은 방도 넓직해서 특급호텔 부럽지 않습니다. 세면도구를 비롯해서 드라이기나 커피포트 등이 모두 갖춰져 있는 것은 물론이구요. 특히 이 호텔의 아침식사는 뷔페식인데 음식의 가짓수도 많을 뿐 더러 참 맛있습니다.
위 사진은 제가 잤던 싱글룸입니다. 싱글룸이라곤 하지만 침대 넓이가 120cm 라서 넓은 편이죠. 이 룸은 경우에 따라서는 세미더블룸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일행은 하카다 역 신칸센 구치 쪽에 있는 이자카야로 갔습니다.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서였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었는지라 일반 식당들은 대부분은 문을 닫은 후였거던요. 삿포로 맥주 몇 병과 함께 간단한 술안주를 주문해서 처음에는 간단하게 시작했는데 음식이 꽤 입에 맞아서인지 나중에는 엄청나게 많은 안주를 시켜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사진을 찍어가면서 안주를 먹었는데, 술이 몇 잔 돌면서 분위기가 무르익어가면서부터 사진 찍는 일은 포기해 버렸습니다. 어쨌거나 이날은 밤 11시가 다 되도록 신나게 먹고 마신 후 호텔로 돌아와서 TV를 좀 보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밝자마자 KKR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식사를 또 했습니다. 밤 늦은 시간까지 먹어놓구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또 식사라니.. -_-;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는 양은 장난이 아닙니다. 제가 워낙 밥을 좋아하거던요. 아무리 맛있는 요리가 있어도 요리는 어디까지난 반찬일 뿐이다라는 것이 제 신조입니다. 밥을 먹기 위해서 반찬을 먹는거니까요.. ^^;
밥을 먹었으니 이제 슬슬 목적지인 유후인으로 떠나야겠죠. KKR 호텔에서 택시를 타고 JR 하카다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택시 요금은 1280엔 정도가 나오더군요. 우리 일행이 4명이니까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죠. 촬영장비를 비롯한 무거운 짐들을 다 들고 버스를 이용하는 것은 꽤 번거로운 일이라서... 어쨌거나 JR 하카다 역에 도착 한 후 유후인으로 직행하는 JR 특급 유후 1호(07:45발)에 탑승했습니다. 이 열차를 이용하면 아침 10시면 유후인 역에 도착하게 되지요.
특이한 외관을 지니고 있는 JR 유후인 역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꽤 번잡했습니다. 사진 속에는 겨우 6명의 모습만 보입니다만, 이건 떠날 사람들이 다 떠난 후에 촬영해서 그런거구요, 실제로는 유후인 곳곳에 일본인 관광객들로 넘쳐났습니다.
유후인에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시키 호텔(사계 호텔)입니다. 유후인 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위치한 곳인데 유럽풍으로 만들어져있는 조금 독특한 호텔입니다. 숙박료는 1인 1박에 17,000엔 이상하는 곳인데다 늘 만원이라서 예약이 쉽지 않은 곳이지만, 이곳에는 1,000엔이면 이용할 수 있는 가족탕이 있어서 소개차 들렀습니다.
시키 호텔의 온천은 호텔 건물 뒷편에 자그마한 목조건물 내에 만들어져있는데 총 7개의 가족 노천탕이 있습니다. 커플용에서부터 6~7명이 함께 들어갈 수 있는 가족탕까지 다양한 가족 노천탕들입니다.
각 노천탕은 개성이 다 다르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서 좋더군요. 호텔 주변의 풍경도 더 없이 좋았구요. 그렇지만, 호텔 주인장과 지배인의 태도는 아니나 다를까 거만함이 뚝뚝 묻어나더군요. 한국사람들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절대 없어보이는 태도... 그냥 자랑삼아 보여준다는 분위기더군요.. 흐흐.. -_-;
유후인 시키 호텔을 나선 후 다시 JR 유후인 역으로 돌아온 우리 일행은 유후인 역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마키바노이에 (목장의 집, 牧場の家)로 갔습니다. 자전거로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마키바노이에는 인심좋아보이는 아저씨가 운영하는 일본식 료칸입니다.
그런데 료칸식으로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엄밀하게 따지면 료칸이라기보다는 민슈큐(민박)에 가깝다고 볼 수 있죠. 너무나 서민적인 곳이니까요. 이곳의 1인 1박 요금은 1박 2식 기준으로 시즌에 따라 7천엔~10,000엔 정도 합니다. 각 객실은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독채로 꾸며져 있어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온천을 즐기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유후인 역에서 가까운 거리라서 유후인 관광에도 좋은 위치구요..
마키바노이에의 다이로텐부로(대노천탕) 여탕 입구입니다. 만약 이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자연미가 넘치는 주변 풍경이 아주 마음에 드실 겁니다. 이곳에서 숙박을 하지 않고 온천만 이용하고 싶다면 525엔을 내면 됩니다. 물론 수건은 지참하고 가셔야 합니다. 따로 주진 않으니까요..
마키바노이에를 나오는 길에 조금은 특이한 풍경(?)을 만났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너구리를 강아지 처럼 묶어놓고 키우는 장면이었는데, 혹시 너구리를 닮은 개가 아닐까 싶어서 자세히 봤었는데 아무리 봐도 너구리였습니다... -_-;
너구리와 잠시 놀다가 작별을 한 후 자전거를 타고 유후인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호수 긴린코로 향했습니다. 유후인은 한글 이정표는 찾아볼 수 없지만 그나마 영어로 된 이정표들이 있어서 길을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긴린코 주변은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었습니다. 호수에 노니는 잉어의 비늘이 금빛으로 빛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긴린코는 조용히 가을을 맞이하고 있더군요. 아름다웠습니다..
이곳 긴린코에는 시탄유라는 자그마한 노천온천이 있는데, 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공공온천인지라 상근직원 한 명 없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00엔이었는데, 이번에 갔더니 200엔으로 올랐더군요. 입욕료 200엔은 사진 속의 남자 분 바로 왼쪽 편에 있는 비석 옆에 서 있는 하얀색 통에 넣으면 됩니다. 그런데 관광객이 구경삼아 문을 열고 들락날락 하기 때문에 새벽 이른 시간이나 밤 늦은 시간이 아니면 이곳에서 노천온천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봐두 무방합니다.
시탄유는 남녀 혼탕이므로 남녀구분없이 그냥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실내 탕과 실외 탕 두 개가 있습니다. 건물의 한쪽 벽이 없는 셈이므로 실내탕이라고 해도 천장만 덮혀 있을 뿐 실외 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실내 탕은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거고, 실외 탕은 돌로 만들어졌다는 정도.. 시설은 아주 깔끔하고 물 온도도 적당히 뜨겁습니다.
유후인의 대표적인 공공욕탕인 시탄유를 둘러본 후 긴린코 바로 옆에 위치한 가메노이 베쏘로 갔습니다. 정확한 명칭은 '료칸 가메노이 베쏘'(여관 가메노이 별장)인데 유후인에서 두 번째로 비싼 초고급 료칸입니다. 긴린코의 4~5배 되는 면적에 별장식으로 일본식 가옥이 있는데, 이곳은 방을 빌려주는게 아니라 집을 빌려주는 식인데 1인당 숙박요금이 1박 2식 기준으로 40,000엔(4인 기준 1인 요금)부터입니다. 다다미 방 하나 값이 아니라 집 한채 값인만큼 이용할 수 있는 방만 5개일정도로 어마어마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4명이 함께 이용할 경우 1박 요금이 무려 160만원이나 되는 셈이니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만, 비싼 만큼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사진을 찍기에는 그만이었습니다.
일단 숙소 앞에 있는 우산부터 상당히 고풍스럽지 않으십니까? 일본식 전통우산이 척 걸려있으니 그럴 듯한 사진이 나올 만하죠?
가메노이 베쏘에서 촬영한 숙소 사진입니다. 방이 하두 많아서 한 번에 다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일단 거실과 차실을 찍었는데 거실에는 이렇게 영화에서나 보던 화로가 있어서 군밤이나 고구마 등도 바로 구워드실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분위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고급스러운 료칸입니다. 집 한채를 통째로 사용하는만큼 이 집에 딸려있는 노천탕과 정원까지 오붓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가메노이 별장의 가이세키 요리를 비롯한 다양한 요리 사진을 촬영한 후 유후인의 번화가(?) 촬영에 나섰습니다. 유후인 시내는 민예품, 와인, 특산품 등을 판매하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즐비합니다.
유후인 시내 산책을 마친 후에 일행은 다 함께 오늘의 숙소인 유후인 스카이 호텔로 향했습니다.
유후인 스카이 호텔은 맨션으로 지었다가 호텔로 개조한 듯한 느낌이 드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요금 대비 만족도가 높은 호텔입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후인 마을 위쪽의 산속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단 숙소로 들어간 후에는 밖으로 나오기 어렵다는 것인데, 유후인 마을의 가게들은 대부분 오후 6시 이후에는 모두 문을 닫기 때문에 어차피 저녁시간은 숙소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긴 후에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은만큼 별다른 불만은 없었습니다.
유후인 스카이 호텔에 도착한 일행은 제일 먼저 온천을 즐기러 갔습니다. 유후인 스카이 호텔의 온천은 남탕과 여탕으로 구분된 실내탕이 각 하나씩 있고, 노천탕이 한 개 있습니다. 노천탕이 하나 뿐이다보니 시간대별로 남녀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이 장면은 유후인 스카이 호텔에서 바라본 야경입니다. 스카이 호텔이 산중턱에 위치하고 있다보니 유후인 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입니다. 해가 막 질 무렵이라 그런지 사진이 참 이쁘게 나왔습니다. 이제 온천도 즐기고 야경 구경도 했으니 식사를 즐길 차례죠.
유후인 스카이 호텔의 저녁 식사는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가이세키 요리(일본식 풀코스 요리)가 나옵니다. 원래는 애피타이저부터 하나씩 차례대로 나오는 건데, 취재를 위해 한꺼번에 차려달라고 부탁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보는 것 처럼 한 상에 다 차린 겁니다.
보고 계시니 느끼시겠지만 참 아기자기하게 차려놨죠? 눈으로 즐긴다는 교요리(교토요리)와 흡사한 느낌입니다.
유후인 스카이 호텔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친 후 넓은 방에서 편안하게 TV를 시청한 후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노천온천을 즐긴 후 아침식사를 하고 아소로 가기 위해 호텔 체크아웃을 했습니다.
그런데 호텔 앞 정원에는 재미있는 풍경이 펼쳐져 있더군요. 왠 아주머니 한 분이 도둑고양이들을 위해 고양이 먹이를 뿌려놓자 어디선가 고양이들이 하나 둘 나타나더니 맛있게 아침식사를 즐기더군요. 생긴 모양으로 봐서는 모두 한가족 같았습니다~ ^^;
호텔 체크아웃을 한 후 스카이 호텔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유후인 역으로 가는 길에 호텔 지배인의 제안으로 유후인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갔습니다.
전망대에서는 안개마을이라 불리는 유후인의 전경을 볼 수 있었는데, 과연 안개마을 답게 산에 둘러쌓인 유후인 마을에는 뽀얀 안개들이 지면에 착 깔려있더군요. 그리고, 전망대 뒷 켠으로는 유후다케 봉우리가 우뚝 쏟아있었습니다.
전망 구경을 한 일행은 아소로 떠나기 전에 무소우엔(山のホテル 夢想園) 료칸을 또 들렀습니다. 기차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었거던요. 무소우엔은 유후인에서 가장 넓은 노천온천을 가진 곳으로 유명한데, 약 150명이 동시에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초대형 노천탕에서 즐기는 유후다케의 풍경이 압권인 곳입니다.
무소우엔의 노천탕은 차가운 아침 공기 탓에 뿌연 수증기가 끊임없이 올라와서 사진을 찍기가 무척 어려웠습니다. 마치 호수 같은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유후다케의 풍경이란....
무소우엔은 600엔의 입욕료를 내면 당일치기 온천도 가능하므로, 이곳에서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노천탕만큼은 한 번쯤 즐겨볼만 합니다. 위 사진은 가족탕으로 가는 회랑입니다.
무소우엔을 방문해서 많은 사진을 촬영한 일행은 아소로 떠나기 위해 유후인 역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유후인 역에는 유후인의 명물인 마차가 막 역을 출발하고 있더군요.
후쿠오카에서 헤어졌던 한규페리의 미기타 상을 유후인 역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9인승 승합차를 가지고 와서 우리 일행을 아소산으로 안내해주기 위해 온거죠. 차를 타고 편안하게 1시간 30분 쯤 달렸을까 곧 쿠로카와 온천에 도착하게 됐습니다. 쿠로카와 온천에는 수십개의 온천료칸이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전통미를 자랑하는 온천료칸 산가(山河)를 들렀습니다. 숲이 우거져있는 산속 계곡 바로 옆에 위치한 산가를 지난 여름과는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더군요..
고즈넉해보이는 이 사진이 바로 료칸 산가의 입구입니다. 여기서 체크인을 하게 되는거죠. 단풍이 본격적으로 물들지는 않아서 아직 푸른 빛이 도는 단풍잎이 좀 아쉬웠습니다.
산가의 노천탕에 있는 수도꼭지(?)입니다. 자연미가 넘치죠? 그리고, 이 사진을 주의 깊게 봐주세요. 물 빛이 얼마나 오묘한지..
산가에는 대형 노천탕이 남녀 각 1개씩 가족탕이 2개 있습니다. 그리고 4인 이용시 1박 2식 기준 1인당 18,000엔 이상 하는 객실에는 전용 온천탕이 붙어 있습니다. 어쨌거나 쿠로카와 온천료칸을 찾았을 때 마침 온천욕을 하는 손님들이 아무도 없어서 얼른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료칸 산가의 객실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꾸며진 다다미 방과 가지런히 놓여있는 신발이 인상적이죠..
요기는 료칸 산가의 응접실입니다. 손님들이 자유롭게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수다를 떨 수 있는 곳이죠. 료칸 산가를 모두 둘러보고 사진촬영을 마치는 걸로 공식적인 업무는 모두 끝났습니다. 에센 잡지의 취재기자와 사진기자 모두 충분한 취재와 촬영을 한 만큼 이제 어슬렁 어슬렁 노는 일만 남았습니다.
오늘의 숙소는 아소 산 중턱에 위치한 아소 팜 빌리지입니다. 숙소로 가는 길에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서 규슈 하나 코엔(꽃공원)을 들르기로 했습니다. 지난 여름에 왔을 때 먹었던 아이스크림 맛을 못잊은 (주)일본여행의 강호원 차장님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고 하두 떼를 써는 바람에..
계절이 계절인지라 규슈 꽃 공원에 꽃이 남아있겠나 싶었는데, 왠걸 아직도 꽃은 만발하고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벌판을 가득메웠던 코스모스는 거의 다 져 버렸지만요.
규슈 꽃 공원에 핀 코스모스는 특이하게도 잎이 두겹인 것부터 색깔도 노란색, 하얀색, 빨간색, 오렌지색 등 품질개량을 한 가지각색이더군요.
그래서 오랜만에 접사 한 번 해봤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Canon PowerShot S40 카메라는 Nicon Cool Fix 시리즈에 비해 접사기능이 좀 떨어지는 지라 마음에 쏙 들진 않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사진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규슈 꽃 공원을 둘러보고 있는데 하늘이 어둑어둑 해지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군요. 비가 쏟아지거나 말거나 공원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바닐라, 마차, 라벤더 등)을 먹고 규슈 꽃 공원과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그리고, 역시 자동차를 이용해서 숙소인 아소 팜 랜드로 향했죠...
비가 오는데다 이미 사방이 어두워진 관계로 이때부터 사진촬영은 하지 않았기에 소개해드릴 사진이 없네요~ ^^; 아소 팜랜드에서 맛있는 저녁식사(뷔페)를 즐긴 후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대온천탕(1천평 넓이에 7개의 노천탕이 있습니다)을 즐겼습니다.
마지막날 아침에는 기차를 이용해서 후쿠오카로 올라와야 했기 때문에 아소 팜 랜드에서 차로 7분 거리인 아카미즈 역으로 향했습니다. 아카미즈 역은 역무원이 없는 무인 역입니다. 오전이나 저녁시간에는 역을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구요, 낮에는 마을 주민들 중에 자원봉사자 한 명이 나와서 역을 돌보는 특이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역사에 주렁주렁 매달린 옥수수가 인상적이죠.
이른 아침에 식사를 한 후 아카미즈 역에 도착한 시간이 8시 3분. 구마모토로 가는 두 칸 짜리 JR 보통열차를 타고 구마모토를 경우해서 후쿠오카의 하카다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중에 펼쳐지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아소의 풍경을 감상하며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참고로 사진 속의 남자분은 제가 아니구요, 함께 여행을 간 에센의 사진기자 류모 님입니다. 그 옆의 여자분은 취재기자구요)
구마모토 역에 도착한 후 잠시 기다렸다가 하카다로 가는 열차에 올라탔습니다. 요즘 규슈는 어느 역을 가나 니마이 깃푸, 욘메이 깃푸를 광고하는 Puffy 의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아! 저기 먼데서 저희가 탑승할 JR 특급 아리아케(有明) 호가 등장하는군요. 이제 후쿠오카로 출발합니다. 서울보다 한 참 따뜻한 날씨인데도 어른들은 사무이~(춥다~)를 연발하며 두터운 옷들을 입고 있는데, 역시나 아이들은 반 바지에 맨다리군요.. -_-;
JR 하카다 역에 도착한 일행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 후쿠오카 국제공항으로 가기 전에 하카다 라면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하카다 역 바로 옆에 있는 라면집에서 라면을 주문했습니다. 저는 그냥 라멘을, 다른 분들은 각각 취향에 따라 파, 콩나물, 돼지고기 등을 추가한 라면을.. ^^;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라면 집에는 빨간 마후라를 머리에 둘러 쓴 젊은 처녀 2명이 라면을 요리(?)하고 있더군요. 이 집 라면 조금 짜긴 했지만 아주 맛있었습니다. 라면 한그릇씩을 맛있게 뚝딱 비운 후 하카다 교통센터에 들러서 잠시 쇼핑을 즐긴 후 택시를 타고 후쿠오카 국제공항으로 향했습니다. 하카다 역에서 후쿠오카 국제선 공항까지 택시요금은 1350엔 정도...
인천에서 후쿠오카로 올 때는 일본항공(JAL)을 이용했지만, 후쿠오카에서 인천으로 갈 때는 아시아나 항공(OZ)을 이용했습니다. 후쿠오카로 올 때 일본항공에서는 오렌지 주스 하나와 샌드위치 3조각을 주더니, 아시아나 항공은 보는 것 처럼 제대로 된 도시락을 내놓더군요. 오븐에 덥힌 음식이 아니라 맛은 별로였습니다만, 보기엔 이쁘서 한 장 찰칵 했습니다...
그리고.. 인천공항 도착! 공항에 도착한 일행은 서로 수고했다는 말을 주고 받으며 공항버스를 이용해서 각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렇게 3박 4일간의 규슈 유후인, 아소 여행을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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