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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장,
지수는 아침에 늦잠을 잤다.
토요일은 언제나 지수에게 늦잠을 잘 수가 있는 날이기도 하다.
침대 속에서 잠이 깨기도 전에 집안이 시끄럽다는 것을 느끼면서 지수는 침대에서 내려온다.
"왜 이렇게 소란스러워요?"
지수가 방에서 나오면서 말을 한다.
"시끄러워서 잠이 깼니?"
김연자는 지수를 바라보며 말을 한다.
그러고 보니 거실엔 언니네 가족이 모두 와 있었다.
두 명의 조카들의 재롱을 보느라고 집안이 시끄러웠던 것이다.
"어?
언니 네가 아침부터 웬 일이야?
그것도 온 가족이 모두 함께.........."
"우리 때문에 잠이 깼구나!"
"아니!
잠은 실컷 잤어요."
"어서 씻고 오너라!
아직 아침을 먹지 않았으니 우선 아침부터 먹자."
지수는 간단히 세수만을 하고 아침을 먹는다.
김연자는 지수의 아참식사가 끝나자 차와 과일을 가지고 거실로 나온다.
"처제!
이것이 나한테 날라 왔더라고."
박기정은 지수에게 소포 꾸러미를 내 민다.
"뭔데요?"
다들 지수의 말에 대답이 없다.
지수는 말없이 꾸러미를 푸러본다.
"아니?"
서호천에게서 날아온 소포였다.
그동안 그가 해 주었던 선물들이 박기정을 통해서 지수에게 전달이 된 것이다.
"이것은 내가 도로 돌려주었던 것들인데....."
"처제!
그 물건들 말고 서류봉투를 열어보라고!"
지수는 따로 봉인이 되었던 것을 풀어본다.
"이게 무슨 서류에요?"
"서호천 앞으로 되어있었던 대방동의 주택을 처제 앞으로 등기이전을 마치고 내게 보내온 것이야!
내 앞으로 따로 편지가 왔는데 처제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되어서 대방동의 집을 사죄의 명목으로 준다는 것이었어!"
"이런 것을 내가 받아야 할 이유가 없어요."
"허지만 이미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아마 프랑스로 떠나면서 모든 것을 다 했었던 것 같아!"
지수는 멀거니 그 모든 것들을 바라다본다.
"내가 알아보니까 대방동집이 상당히 넓고 큰 집이던데..."
"그렇게 큰 집을 내가 무슨 명목으로 받아야만 해요?
대지만 해도 삼백 평은 넘은 집이라고 알고 있는데....."
지수는 어이가 없었다.
"난 그 집을 관리 할 재간도 없어요."
박기주는 한참을 지수를 설득한다.
그러나 지수는 그 집에 대한 욕심은 하나도 나지 않는다.
이미 다 끝나버린 일이였다.
새삼스럽게 그 집을 지수가 가지고 살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형부!
다시 알아보세요.
그리고 돌려 줄 수가 있으면 돌려주세요.
이 선물들은 내가 처분한다고 하더라도 그 집은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집이에요."
"처제의 마음을 알았으니 내가 다시 알아볼게!"
그러나 박기주도 서호천과의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백방으로 알아보아도 어느 누구 한사람 서호천의 연락처를 알려주지를 않는 것이다.
"형부!
난 그 집에 대한 미련이 없어요.
형부가 알아서 처리하시든지 마음대로 하세요."
지수는 끝까지 완강하게 거절을 한다.
박기주는 그 집을 처리하는데 머리를 싸맨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박기주는 그 집을 처분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처제!
그 집을 처분합시다."
“그건 형부가 알아서 하세요."
그럼 내가 일단 그 집에 대한 돈을 맡아두기로 해도 좋겠나?"
"형부!
얼마가 되었던 나는 관심이 없어요.
형부 마음대로 사업에 투자를 하시던 하세요."
박기주는 상당한 액수를 받고 집을 처분한다.
그리곤 일산 신도시에 상당히 넓은 평수의 부지를 사 들인다.
박기주는 어떻게 하든 그 돈을 늘려서 처제의 재산을 마련해 주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 당시 박기주는 아파트 공사를 하면서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아파트는 지어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박기주는 그곳에다 단독 주택을 짓기 시작한다.
아파트를 선호하지 않고 돈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단독주택을 더 좋아한다는 것에 감안해서 십여 채의 단독 주택을 새롭게 조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특별히 신경을 써가며 짓는 한 채는 처제인 지수를 위한 집이였다.
건평 오 십여 평의 이층으로 된 집은 햇볕이 잘 들고 경치도 제일 좋은 곳을 선택해서 설계를 한다.
"장모님!
이곳은 언제고 처제가 와서 살 수 있도록 지은 것입니다."
박기주는 김연자를 모시고 가서 집을 구경을 시킨다.
"지수가 이곳에 와서 살 수가 있을까?
결혼을 하면 이곳이 필요 없지 않을까......."
"결혼을 한다고 해도 이곳에서 신접살림을 차려도 되지요."
"집은 정말 탐이 나도록 잘 지었네!"
"일단은 관리인을 두어서 관리를 하겠습니다.
언제고 와서 쉬고 싶을 때와도 된다고 말씀을 전해 주십시오."
"고맙네!
자네의 그 마음 내 잊지 않겠네!"
"모두 처제의 복이지요."
박기주는 집의 열쇠꾸러미를 김 연자에게 준다.
김 연자는 박기주의 마음을 고맙게 생각하면서 지수에게 일산의 집을 얘기한다.
"한번 가 보기라도 하렴!
네 형부가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형부가 괜한 일을 하셨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러나 지수는 김연자와 함께 일산의 집을 둘러본다.
집은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집은 너무나 아름답고 예쁘게 지어져 있었다.
언제 구비를 해 놓았는지 집안의 가제도구들도 모두 갖추어져 있었던 것이다.
"사람만 들어오면 살 수가 있겠네요."
"그러게 말이다.
참으로 꼼꼼하고 자상한 사람이다.
우리 가끔씩 이곳에 와서 지내다 갔으면 좋겠구나!"
"그래요!
기왕에 이렇게 마련해 주셨으니 가끔씩 이곳에서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두 모녀의 기분은 상당히 좋아진다.
지수는 평온한 나날을 보낸다.
시간이 나는 대로 인영의 어머니인 한예옥을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인영이 하는 사무실을 찾아가 보곤 하는 지수는 이제 한예옥에겐 더 없이 귀중한 사람이다.
인영은 그런 지수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그리 쉽게 말을 하지 못하는 인영이다.
"지수야!
이제 너도 결혼을 해야지!"
"결혼?
아직은 결혼할 마음이 없어!"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제는 내 마음을 더 이상 숨기고 싶지가 않아!"
인영은 어렵게 말을 꺼낸다.
"무슨 말을 하려고 그렇게 서두가 길어?"
"우리 결혼하자!"
"뭐?........
인영아!
난 너와 좋은 친구로 남고 싶어!"
"..................."
인영의 가슴엔 찬바람이 몰아친다.
아직도 지수의 마음엔 자신이 들어 갈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래?
역시 너도 내 출생이 마음에 걸리는 모양이구나!"
"아니야!
그런 건 절대로 아니야!
오해하지 말아줘!
난 그냥 너하고 좋은 친구로 영원히 남고 싶을 뿐이야!"
"알았어!"
그러나 인영의 마음은 너무나 아프다.
그런 인영의 마음을 모르는 지수가 아니다.
허나,
인영과의 결혼은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지수였다.
정말 자신의 마음에 인영의 출생에 대한 것들이 꺼림직 하게 남아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해 보는 지수였다.
"인영아!
난 그저 너하고 이런 상태를 그냥 유지하고 싶어!
너를 만나면 너무나 마음이 편안해.
아마 그것은 서로에 대한 어떤 부담감이 없기 때문일 거야.
언제까지 우리 그냥 이 상태로 함께 바라보면서 좋은 친구로 남아 있을 수는 없을까?"
"그래!
그것이 네가 바라는 것이라면 어쩔 수 없지!"
인영은 이제 더 이상 지수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이 아파온다.
"지수야!
나 선보러 나갈까?"
"그래!
선도 보고 연애도 해서 빨리 결혼을 해!
저렇게 언제까지 어머니를 홀로 외롭게 계시게 할 거니?"
"정말 선을 봐도 되지?"
인영은 다시 지수의 마음을 확인한다.
"내가 결혼을 하면 지금처럼 너를 마음 놓고 만날 수가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언제까지 나하고 놀기만 할 거니?
내 걱정은 말고 어서 결혼 할 생각이나 해!"
지수는 인영이 결혼을 한다고 해도 친구로서 만나면 될 것이라고 간단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인영은 그런 지수의 마음을 확인하고 선을 본다.
그러나 인영의 마음은 이미 다른 여자가 들어올 자리가 없다.
아무리 지수를 떨어내려고 해도 인영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지수의 그림자를 털어내 버릴 수가 없는 인영이다.
지수는 그런 인영을 위해 당분간 인영의 집에 가는 것을 삼가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영과 자신을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수는 인영을 머릿속에서 털어버리고 학원의 일로 더욱 노력을 한다.
이제 학원에선 지수의 권위는 막강해졌다.
실력으로 지수는 모든 것을 얻어 나가고 있었다.
시간당 급료도 더욱 오르고 그녀의 사무실도 따로 마련 될 정도로 학원에선 원장 다음가는 권력이 생긴 것이다.
지수는 결혼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의 이 상태로 얼마든지 만족스럽게 자신의 삶을 멋있게 살아갈 자신이 있는 것이다.
지수는 강의 시간을 더 늘려서 직장인을 위한 회화 반을 만든다.
그것은 저녁 늦은 시간대에 편성이 되었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마음 놓고 강의를 들을 수가 있도록 늦은 시간대에 시간을 만들었던 것이다.
저녁 아홉시에 강의가 시작이 되면 열시 반이나 되어서야 저녁 강의가 끝이 난다.
몸은 피곤하지만 지수로서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서 오히려 자신을 위해서도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열성을 다해서 자신의 학생들을 가르친다.
매일 매일이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제 한가하게 개인의 사생활을 생각할 시간조차 없는 지수의 생활이다.
오직 토요일 오전에만 재충전을 위해서 밀린 잠을 자고나면 그 다음은 다시 강의를 위한 자신만의 공부를 해야만 했던 것이다.
인영의 생각도 인영 어머니의 생각도 지수의 머릿속에 떠오를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지수야!
너 그러다 쓰러지겠다"
"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오히려 이것이 나한테는 더 없이 좋은 일이에요
모든 사소한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네가 너무 피곤해 보여서 엄마는 마음이 저려온다.
무엇 때문에 시간을 더 늘려서 고생을 해야만 하니?"
김연자는 그런 지수를 안쓰러운 마음으로 바라다본다.
인영과 가까이 다가가서 결혼을 하리라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김연자였던 것이다.
김연자의 마음에는 인영이 지수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원앙처럼 보기 좋게 비쳤던 것이다.
인영과 결혼을 해서 예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으면 하는 김연자의 마음을 지수는 아랑곳도 하지 않는다.
그날도 지수는 저녁 강의를 끝내고 피곤한 몸으로 학원의 정문을 나선다.
"선생님!'
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있었다.
"잠시 시간을 내 주시면 안 됩니까?"
"무슨 일인데요?"
자신의 강의를 듣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지수는 알아본다.
"언제 한번 시간을 내 주십시오.
식사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만 시간이 없군요."
지수는 간단히 거절을 하며 자신의 승용차에 오른다.
지수의 승용차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서 있는 노정민이다.
노정민은 지수에게 강의를 듣는 학생이다.
그는 중소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영어에 대한 심한 컴플랙스를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문장으로는 대충 할 수가 있으나 회화에는 영 자신이 없었다.
바이어를 만날 때 마다 꼭 통역을 대동하고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거니와 모양새도 좋지를 않았다.
노정민은 학원에 수강신청을 해 놓고도 선뜻 강의 시간에 나오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것은 시간을 내기가 힘이 들었던 것도 있었으나 어쩐지 강의를 받으러 나간다는 것이 쑥스러운 생각이 앞서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꾸 미루어 보았자 아무런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고 강의시간에 맞추어 시간을 내서 강의를 들으러 학원엘 나오고 있었다.
맨 처음 시간에 학원의 강사가 젊은 여 강사라는 것을 알고는 작은 실망감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강사의 강의는 자신이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 그렇게도 자신이 없었던 입이 열리기 시작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다시금 강사에게 신경을 집중시켜 바라본다.
너무도 아름다운 강사였다.
노정민의 가슴은 차즘 지수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지수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
그리고는 강의가 끝나면 언제든지 지수가 퇴근하는 것을 지켜보는 노정민이다.
아직 미혼인 강사는 애인이라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두 어 달을 지켜보아도 애인이라고 앞에 나서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항상 자신에 넘쳐있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에 좋았던 것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당당함과 우아함이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지수의 모습은 노정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노정민은 지수에게로 다가 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오후 강의가 끝나고 나면 언제든지 저녁을 주문해서 먹는다는 것을 알아낸다.
노정민은 지수의 저녁식사를 위해서 음식을 배달시킨다.
"누가 이런 것을 시켰어요?"
교무실에서는 서로에게 물어본다.
"이것은 민지수 선생님을 위해서 노정민씨가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민 선생!
노정민씨를 아세요?"
"네!
야간 회화 반 학생인데요."
지수는 배달 온 음식을 살펴본다.
음식은 상당히 고급스런 회 종류의 요리였다.
"이렇게 비싼 음식을 보내다니....."
"여기 메모가 있습니다."
배달 온 사람은 메모를 전해준다.
지수는 메모를 받아들고 펼쳐본다.
"민지수 선생님!
이 음식을 아무런 부담을 갖지 마시고 맛있게 드시고 기운을 내셔서 강의를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선생님들 모두 드시도록 넉넉하게 보내드립니다.
노정민"
교무실에서는 환호성이 터진다.
"야!
우리 민 선생덕분에 포식을 하는구먼!"
그들은 모두 모여서 포식을 한다.
그러나 지수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을 바라지 않는 지수였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마음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자신의 인생에 어느 누구도 끼어들기를 원치 않는다.
그날 강의가 끝나고 지수는 노정민을 잠시 불러 세운다.
"보내주신 음식은 맛있게 먹었습니다.
허지만 다시는 그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별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
그저 선생님에 대한 제자의 마음이라고 가볍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나 지수는 그럴 수가 없었다.
"다음엔 절대로 받지 않을 겁니다."
지수는 확실한 거절을 나타낸다.
그러나 노정민은 그런 지수의 말에 개의치 않는다.
다음날도 여전히 메뉴를 바꾸어가며 음식이 배달된다.
지수로서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지수는 음식을 먹으면서 철저하게 그를 무시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노정민은 마음을 쓰지 않고 여전히 음식을 보내고 있었다.
교무실에선 이미 시간이 되면 은근히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던 것이다.
"오늘은 어떤 음식이 배달될까?"
그들은 입맛을 다시면서 시간을 기다린다.
지수는 그 모든 것들에서 냉정해 지기로 마음을 먹는다.
노정민에게 눈길도 주지를 않는 것이다.
노정민은 그런 지수의 태도를 예견이라도 했다는 듯이 태연하다.
이미 노정민으로서는 그런 지수의 모습이 더욱 마음에 와서 닿는 것이다.
노정민은 지수의 사무실로 꽃다발을 보낸다.
지수는 더 이상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한다.
"노정민씨!
우리 얘기 좀 합시다."
"선생님!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 아닌가요?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내일 휴일이시니까 내일 만나서 말씀을 하시면 어떨까요?"
"아니요!
여기서 잠시면 됩니다."
"허나 저는 지금 시간이 없는데요.
내일 열두시에 이 학원 옆에 있는 카페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노정민은 지수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가 버린다.
지수는 노정민의 이름을 불렀으나 그는 못 들은 척 그냥 가 버린다.
지수는 잠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상당히 잘 생긴 외모를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에 끼어들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차에 오른다.
"무슨 근심이라도 있니?"
집에 들어서는 지수를 보면서 김연자는 묻는다.
"근심은요!
좀 귀찮게 하는 사람이 있어서......"
"학원에 나오는 사람이냐?"
"네!
매일 저녁을 보내주지를 않나 꽃다발을 보내지를 않나..."
"너한테 마음에 있는 모양이구나!"
"그러니 귀찮다는 거지요.
이제는 어느 누구도 내 인생에 끼어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언제까지 혼자서 살아갈 생각이니?"
"이대로가 좋아요.
꼭 결혼을 해야 한다는 법이 어디에 있어요?"
"그래도 남들이 다 하는 결혼을 왜 안하고 살려고 그러니?"
"엄마!
아직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요.
그냥 이렇게 내 일을 하면서 조용하게 살고 싶어요."
김연자는 그런 지수를 말없이 바라만 본다.
"어서 들어가서 쉬어라!"
지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이 방으로 들어간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즐독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잘 보았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