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입학생 중 특목고(외국어고, 과학고)와 자율형 사립고(이하 자사고) 학생 비율이 지난 6년 사이 2배 이상으로 늘어나 신입생 3명 중 1명꼴로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인숙(새누리당) 의원이 서울대학교로부터 받은 '2013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고교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신입생 중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은 1068명으로 전체 정원의 32.5%였다. 2007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중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은 506명(15.6%)이었다.
이는 지난 이명박 정부 때 외국어고와 자사고 정원이 늘어난 데다 이 학교 학생들이 수시 모집과 입학사정관제 전형 등을 통해 서울대에 대거 합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박인숙 의원은 "입학사정관제는 '학생의 잠재력'을 보고 선발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서울대 입시를 보면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대학이 우수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서울대 입학생, 대원외고·서울과학고·서울예고 순
올해 서울대에 신입생을 가장 많이 입학시킨 학교는 대원외고로 총 83명(최종 등록 기준)이 합격했다. 이어 서울과학고(82명), 서울예고(79명), 경기과학고(57명), 상산고(52명) 순이었다. 서울대 신입생을 많이 배출한 상위 20개 고교 가운데 19개 고교가 특목고와 자사고였으며 일반고는 휘문고 한 곳뿐이었다. 휘문고 역시 자사고로 전환해 현재 고3 학생부터는 자사고 출신으로 분류된다. 6년 전인 2007학년도에는 서울대 합격 상위 21위(공동 17위 5곳) 안에 일반고가 7곳 있었다.
한편 일반고 중에는 휘문고(30명)에 이어 공주 한일고(19명), 단국대사대부고(17명), 공주사대부고(16명), 서울 중산고(16명), 대구 경신고(15명) 등이 2013학년도 서울대 입시에서 합격생을 많이 냈다. 이 중 한일고와 공주사대부고는 자율 학교로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한다. 서울대 신입생 중 일반고 학생 비율은 2007학년도에 전체 정원의 78.9%에서 올해는 61.8%로 17.1%포인트 떨어졌다. 앞서 서울대가 국회에 제출한 '서울대 우선 선발 입학생' 자료에서도 2005년부터 2013학년도까지 우선 선발 제도를 통해 입학한 학생의 77%가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임이 확인됐다.
◇7명 중 1명 '강남 3구' 출신서울대 신입생이 특정 지역에서 대거 나오는 현상도 더 심해졌다.
올해 서울대 일반고 신입생 2030명 중 14.8%(300명)가 소위 '교육 특구'라는 서울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있는 고등학교 출신이었다. 서울대에 입학한 일반고 학생 7명 중 1명꼴로 강남 3구 지역 고등학교에 다닌 셈이다. 2007년엔 이 비율이 12.9%였다.
또 서울대에 합격한 서울 지역 고등학생 가운데 강남구·서초구·송파구·노원고·양천구 등 교육열 높은 5개 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더 높아졌다(2007년 53.7%→2013년 65.2%).
전국 시·군·구 기준으로 서울대 합격자(일반고 기준)를 많이 배출한 지역은 서울 강남구(168명), 서울 서초구(75명), 경기 성남시(68명), 대구 수성구(67명), 서울 송파구(57명), 서울 노원구(54명), 충북 청주시(48명), 충남 공주시(45명), 경기 수원시(44명) 순이었다. 학부모들의 교육 열기가 뜨겁고 사교육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곳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난 정부에서 특목고 입시를 제한하고 대학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했지만 서울대 입학생의 특정 학교,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은 더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에 박인숙 의원은 "서울대가 수시 우선 선발 전형 등 특목고와 전국 단위 자사고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