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hes - Le Couple
90년경으로 기억된다 그때까지 애인도 없고 20살짜리 여직원들이나 짝사랑하던
나를 불쌍하게 여겼는지 회사 1년 선배가 자신의 대학후배를 소개해주었다
서울에서 그녀를 만났는데 단발머리에 말수가 적은 단아한 외모의 순박한 아가씨였다.
그녀는 태백아래 도계 출신으로 서울에서 수학학원 강사를 한다 하였다.
그후 그녀를 몇번 만났고 내가 사는 영월로도 그녀가 놀러와서 함께 청령포에도 갔었고
삼척 임원항에서 열렸던 입사동기모임에도 함께 갔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의집이 있는
도계로 찾아갔다. 영월에서 기차를 타고 앞뒤로 왔다 갔다하는 통리역을 지나
시꺼먼 냇물이 흐르는 도계에 내렸다. 그녀가 알려주는대로 찾아가니
길가 큰나무가 있는 정자를 지나 약간 높은 곳에 그녀의 집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어머니의 영정이 있는 빈소로 갔다. 사진속의 어머니는 아주 젊으시고 미인이셨다
어머니의 영정을 보고 2번반 절을 한후에 상주와 맞절을 하였다
상주는 그녀의 아버지로 두꺼비같이 크고 투박한 손으로 나의 손을 잡으며
"서울사람이여 부디 광부의 딸을 버리지 마소" 하셨다
그녀의 아버지는 석공도계광업소 채탄부로 평생 살아오셨다 한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형부와 언니 동생들과 모두 인사를 나누었다
그녀보다 두살위의 언니는 상당히 미인으로 나에게 반갑게 대했다
형부와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나보다 네살아래인 건장한 체격의 젊은이였다
형부는 언니와 초등학교동창생으로 20살때 결혼하였다 하고 자기가 손위가 되니
말을 놓겠다 하더니 건넌방에서 처제와 함께 자라고 한다
사실 그런 사이는 아니어서 난감했는데 마침 그녀의 친척들이 옆방에서 부르기에
그분들이 주는 술을 모두 마시다 보니 술이 떡이 되도록 취하였다.
나는 슬그머니 그곳을 빠져나와 동네 여인숙에서 자고 다음날 영월로 돌아왔다
그후 몇번의 만남이 더있었고 그해 추석 나는 서울 집에 가지 않고 그녀를 만나러 도계에 갔다.
도계역앞 카페에서 맥주 몇병을 시켜 놓고 그녀와 마주 앉았지만
이상하게 할말이 없어 술만 마시다 돌아왔다
그리고 몇달후 그녀를 소개해준 선배가 나를 보자더니
"너는 참 이상한 사람이라 하더라. 사람을 불러놓고 한마디도 안한다 하더라"
후에 그녀는 강릉의 고등학교선생님과 결혼하였다는 소식을 들었고
광부의 딸을 버리지 말라하셨던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도 버릴수 있었다
몇년후 나도 결혼하여 영월을 떠나 아내의 고향인 충남으로 이사왔다.
언젠가 TV에서 광산촌을 배경으로하는 드라마가 방영된적이 있었고 천국의 계단이라는
대사가 유행했었다. 그후 도계를 다시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제 대부분의 탄광도
폐광되었고 시내도 많이 깨끗해졌다고 들었다
도계를 생각하면 모든것이 시꺼먼 탄가루로 뒤덮힌 궁박한 산촌에서 살면서
천국의 계단에 오르려는 천사같은 마음씨의 순박한 분들이 생각난다
.........................................
가입한지 얼마 안된 신입입니다
어제 베리꽃님과 운선님의 글을 읽으며
탄광도시 도계에서의 추억이 생각나 올려 봅니다
첫댓글 사람의 인연이란 하늘에서 맺어 준다는
말이 있지요 억지로 안되는 게 인연인가
봅니다 딸을 버리지 말라고 당부하던 그
두꺼비같은 따스했던 손이 어찌하야 학교
교사 사위를 얻었을까요
글 재미있게 잘 읽어 보았습니다
좋은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사람을 불러놓고 한마디도 안한 저를 보고 그녀는 저의 마음을 알았을겁니다
상당히 미안했었는데 그후 선생님을 소개받아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안도할수 있었습니다
도계에 가본적은 없지만
그곳이 탄광촌이었나 봅니다.
그곳 태생의 여인을 만나
그 가족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어찌 젊은 남정네가 여인숙에서 잤을까요.
결국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당시 상황을 글따라 그려보며
글 잘 보았어요.^^
반갑습니다
형부가 건넌방에서 그녀와 함께 자라는데 그럴수는 없었고
마침 친척들이 불러서 술먹다가 빠져나와 여인숙에 가게 된겁니다
그후 좋은분 만나 잘산다하여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도계는 제가 교생실습받던 곳이기도 합니다.
도계종합고등학교였지요.
제가 자란 통리는
도계에서 보면 구름속에 있지요.
글읽으면서 우리 이웃동넨데 했더니
결국 제 닉이.ㅎ
반갑습니다 어제 최윤환님의 "진통제 내딸"이란 글을 읽다가 베리꽃님을 알게 되어
감동을 받아 올리신 글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통리는 제가 영월에 살때 업무상 울진원자력을
갈일이 많아 자주 지나쳤던 곳입니다. 묵호에 사셨던 운선님의 글도 너무 좋아 그분의 지난글도 찾아서 보게되었습니다
허락없이 닉을 거론한점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그산님
안녕하세요
제 글에 댓글이 있어서 찾아 왔어요
맞아요
인연은 따로 있지요
영상 속 두 남녀의 모습에 잠시 분위기에 젖습니다
감우성은 처음부터 좋아하는 배우라서 더....
가리나무님 반갑습니다 . 올리신긇이 너무 좋고 예사롭지 않아 댓글을 달았습니다
감우성은 예전에 채림과 함께 출연했던 드라마 "사랑해 당신을"이 너무 재밌어 그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글속의 분과는 제가 하도 결혼을 안하여 부모님속을 썩혀 드릴때 만났었는데 좋은 분이지만 인연이 아니었던지 맺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강원도,
저도 그곳에 생각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인제가 고향이라 던 초진이라는 친구
반갑습니다. 저는 서울이 고향이지만 영월에서 10년을 살며
신혼을 보내고 딸도 그곳에서 태어나 지금도 자주 가게 됩니다.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광부의 딸을 버리지 말아달라는 부탁이 찡~합니다
자식을 위하고 걱정 하는 마음이
간절한 부탁으로 드러난거 같아서지요
좋은 곳으로 시집을 갔다니 마음의 짐을
많이 덜어내셨겠습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사실 문상을 갈정도로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안갈수 없었습니다
너무나 순수하고 순박하신 아버님과 가족들도 불쑥 제가 찾아갔으니 놀라셨을겁니다
아버님은 이제 80대 중후반 정도 되셨을텐데 평생 광부로 사셨기에 건강히 잘계실지 염려됩니다
네~옛날 애인 태백 살었는 기억이 내요
그러셨군요 저도 태백과 멀지않은곳에 살았기에
추억이 많습니다. 즐거운 오후되시기 바랍니다.
도계 통리 황지 삼척 호산 임원 장호 너무 친밀하고 정든 곳의 지명 그 산님 고맙습니다 옛 추억의 장소를 찾게 해주셔서
자주 뵙길 앙망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어제 운선님이 올리신글이 너무 좋아 지난글을 모두 읽어 봤습니다
말로 표현할수 없는 역경을 이겨내시고 초중고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늦은 나이에 대학까지 진학하신
삶에 존경과 경의를 보내드립니다. 아래 장호항시인 채상근의 시와 장호항 사진을 올려드립니다
푸른 그대가 누구인지
푸른 그리움이 무엇인지
다시 물었습니다.
인사동 거리에서 서성거리는
그대를 다시 만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 곁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인사동 뒷골목 만나는 사람들마다
장호항이 어디냐고 물었습니다.
술상마다 푸른 막걸리를 퍼마시며
사람들은 발목부터 그리움에 젖어
장호항이 내려다 보이는 푸른 언덕길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인사동 거리에서 비틀거리는 내게
다시 물었습니다.
푸른 그리움이 무엇인지
푸른 그대가 누구인지...
- 채상근 -
@그산 와~ 한국의 나폴리 항이라 칭하는 장호항의 매력을 이렇게 표현 하신 시인님께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시 입니다. 사실 장호항은 너무예뻐요 그 위에 갈람 항도 고적한 미를 간직하고 있지요
@운선 갈남항은 가보지 못했고 장호항은 몇번 가봤습니다
지금은 그위에 자동차전용도로가 생겨 풍광이 많이 손상되었습니다
채상근님은 장호항에 대한 시를 많이 남겼습니다
아침 바다로 가는 길
초곡항 지나 장호항으로 가는
구부러진 길가에서부터 그리움은 시작된다
햇살 충분한 눈부신 아침 바다에서
푸른 그대를 만나고 싶다
돌아서 돌아서 장호항으로 가는 구부러진 길
그 구부러진 길 돌아설 때마다 그리움은 쌓이고
햇살에 눈부신 그대 그리움들이 내 눈 속으로
가득히 밀려든다
떠날 때마다 사람들은 등을 돌리지만
장호항에 쌓인 그리움들 앞에서는 등 돌리지 마라
사람들아, 그리움을 배우려면 장호항으로 오라
장호에서 잠시 머물다 가라
그리움들이 그대들을 새롭게 경건케 하리라
그대를 만나는 아침 바다
밤새 쌓인 그리움들을 바다에 내려놓고
난 멀리서 푸른 바다를 편하게 바라본다
푸른 그대가 가득하다
푸른색 자전거에 그대를 태우고
햇살 충분한 눈부신 아침 바다
장호항 방파제 끝까지 갈 수 있다면
내 그리움들은 이제 지독하게 행복하다
글 속의 이야기..
평생 마음에 남아 숨쉴 짠~한 추억입니다.
새로 입회하신 그산님 환영합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옛일이었는데 이방에서 베리꽃님과 운선님의 글에 감명받아
그시절을 추억하며 써보았습니다
도계는 처음 들어보는데
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주말에 함백산에 가면서 석탄박물관에도 갈 예정인데 도계의 순수했던
아가씨와 아버지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아가씨와 그렇게 흐지부지 헤어졌고 마음의 빚으로 남았는데
강릉의 선생님하고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의 짐을 덜을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너무 순수하신 아버님께 많이 미안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