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의 인식론 (1)
1. 인식론의 어원
인식론은 철학의 일부분이며 인식 · 지식의 기원 · 구조 · 범위 · 방법 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영어로는 epistemology, 이 용어는 그리스어의 에피스테메(epistēmē, 지식, 인식)와 로고스(logos, 이론)를 결부시켜서 만들어진 것이다.
2. 인식론의 전개
(1)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 “인간이 만물의 척도다”
프로타고라스는 뛰어난 소피스트(sophist, 지혜로운 자, 궤변론자)이다. 그는 “인간이 만물의 척도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여러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만물의 척도가 신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의미이다. 즉 이 말을 통해 신화시대에서 인간시대로의 진입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른 하나는 동일한 대상이라도 수많은 존재자들이 제각각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외부 대상을 감각기관을 통해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우리 인간들 눈에 ‘붉은 색’으로 보이는 것이 소의 눈에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감각기관은 동물들마다 다르게 작동된다. 냄새나 소리에 있어서는 우리 인간들 보다 개가 훨씬 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왜 동물이 아니라 인간을 만물의 척도라고 했는가?
이것은 어차피 어떤 존재자도 척도(기준)가 될 수 없으니, 우리들 인간을 척도로 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인간마다 엄격하게는 감각기관의 기능이 다른데, 어떤 인간을 척도로 해야 하는가? 이것도 정하기 어렵다.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척도(기준)가 될만한 사람을 정할 수 없으니 각각의 개인이 척도가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을 인식론적상대주의와 개인주의라고 한다.
(2) 베이컨(Bacon, Francis) : 우상론(偶像論)
경험론의 시조라 불리는 베이컨은 『신기관』((Novum Organum, 1620)에서 4가지 우상(idols)을 제시하였다.
1) 종족 우상 : 종족이 지니는 한계로서 다른 종족은 다르게 인식됨을 지적함
2) 동굴 우상 : 개인의 경험이 지니는 한계로서 개인마다 다르게 인식됨을 지적함
3) 시장 우상 : 언어가 지니는 한계로서 시장에서 거래할 때 쓰는 말은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많음을 지적함
4) 극장 우상 : 권위자가 지니는 한계로서 극장에서 전개되는 상황은 시나리오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픽션임을 지적함
베이컨은 참된 지식은 귀납법을 사용하여 조금씩 쌓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음.
(3) 데카르트(René Descartes) : 방법적 회의(方法的 懷疑)
합리론의 시조라 불리는 데카르트는 『방법서설』(方法敍說)에서 자명(自明)한 제1전제(前提)를 찾기 위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것은 모두 제외하는 방법적 회의를 하였다. 그 결과 더 이상 의심할 수 없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를 얻게 되었다. 그는 이것을 토대로 연역법을 사용하여 진리추구를 하였다.
(4) 칸트(Immanuel Kant)의 선험적 종합판단(先驗的 綜合判斷)
경험론과 합리론을 종합하고자 했던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에서 우리들이 인식하는데 있어 경험론의 귀납법과 합리론의 연역법이 모두 필요하다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그는 직접경험인 직관을 통해 내용을 확보하고 이성적 사고를 통해 인식이 성립됨을 주장하였다. 그래서 “직관(내용)없는 개념(사고)은 공허하고, 개념(이성)없는 직관(감성)은 맹목적이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현상(現象)에 대한 것이며 현상을 일으키는 물자체(物自體)는 아니라고 하였다. 즉 물자체는 감성과 이성으로 포착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인식의 한계를 언급하였다.
(5) 경험론과 합리론
경험론은 인식의 바탕이 경험에 있다고 보아, 경험의 내용이 곧 인식의 내용이 된다는 이론. 초경험적이며 이성적인 계기에 의한 인식을 인정하지 않는다. 로크는 경험되기 이전에는 백지와 같다(백지설)고 하였다. 이에비해 합리론은 인식의 바탕이 생득적인 이성에 있다고 보며, 후천적 경험에서 비롯된 지식은 모두 혼란하고 불확실한 것으로 간주하는 이론이다. 로크는 생득관념을 본유관념이라고 하면서 부정하였다.
(6) 귀납법과 연역법
귀납법은 논증(논증,argument)의 주요방법 중 하나이며, 논증은 주장의 옳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귀납법(논증)은 전제(前提,premise)로부터 결론(結論,conclusion)의 도출(이끌어냄)이 어느 정도는 되지만 100% 미만인 경우이다. 50%가 안되면 약하다고 하고, 50%가 넘으면 강하다고 한다. 이에 비해 연역법은 논증(논증,argument)의 주요방법 중 하나이며, 연역법(논증)은 전제로부터 결론의 도출이 100%인 경우이다. 100% 도출된 경우 타당하다고 하고,100%가 아닌 경우 부당하다고 함
<전제가 결론을 도출하는 정도>
◾ 도출정도 : 0% 50% 100%
차시예고
12회(07.03.) 이태호 (철학박사/통청인문학아카데미 원장) 현의 인식론(2) 13회(09.04.) 이태호 (철학박사/통청인문학아카데미 원장) 현의 가치론(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