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感 마케팅' 펼치는 W호텔 뉴욕 가보니
고객이 'Wow' 할 때까지 'Wink'…창조적 '7感 서비스'로 승부
호텔은 자는 곳이 아니라 경험하는 곳 직원 말·몸짓까지 W스타일로 디자인
"자고 가는 곳 아닌 새로운 경험 하는 곳 '무엇이든 언제나' 고객의 感性을 채우죠"
미국 뉴욕의 최대 번화가인 타임스퀘어의 어느 호텔 앞. 일반 승용차의 두대 길이만한 흰색 리무진이 섰다. 트렁크에 짐을 실으려던 호텔 도어맨이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으며 짓궂은 농담을 던진다. "이렇게 좋은 차가 왔어요? 전 미니쿠퍼가 올 줄 알았어요." 그러자 옆에 서있던 투숙객이 도어맨 어깨를 툭 치면서 "왜 그래? 이거 내 차 맞아요"라며 유쾌하게 웃는다.
보통 고급 호텔 하면 정중하면서도 위엄있는 분위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호텔은 다르다. 전 세계 트렌드 리더들에게 열광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W호텔' 말이다. 이 호텔의 '거실(W호텔은 로비를 이렇게 부른다)'에는 'DJ 부스'가 있어 파티에서나 들을 법한 댄스 음악을 내보낸다. 직원들은 캐주얼 차림에 명찰도 없다. 대신 자기 이름을 먼저 밝히면서 고객과 인사를 나눈다. 이 호텔의 세계 34개 체인 중 하나인 'W호텔 서울'에 가보면 빨간색의 타원형 문을 미닫이로 열고 들어가는 화장실 디자인에서부터 달걀 모양의 의자로 꾸며진 바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Weekly BIZ가 W호텔에 관심을 갖게 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그동안 Weekly BIZ가 인터뷰한 경영 대가들의 입에서 그 이름이 여러 차례 거론됐기 때문이다. 그것도 감탄사와 함께 말이다.
- ▲ W호텔 서울의 위용… 2004년 우리나라에 첫선을 보인‘W호텔 서울’. 닉 히스(Heath) 총지배인은“런칭한 지 5년이 지나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면서“그래서 올 봄 1층 바의 인테리어 등 많은 리뉴얼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W호텔 제공
이를테면 〈빅 싱크 전략〉으로 유명한 번트 슈미트(Schmitt)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호텔 리츠칼튼은 식스 시그마와 비슷한 TQM(Total Quality Managem ent)으로 상을 받았죠. 그런데 이 호텔 직원들은 나에게 말을 할 때면 모든 문장에 '슈미트씨'(Mr. Schmitt)를 넣습니다. '체크인 하시겠습니까? 슈미트씨!' '주문하시겠습니까? 슈미트씨!'. 나는 그게 정말 거슬립니다. 반대로 W호텔을 봅시다. 이곳에선 훨씬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어요. 직원이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 난 빌입니다. 기분은 어떠세요? 어느 나라에서 오셨지요?'라고 하는데 더 자연스러워요. 이런 게 바로 식스 시그마와 창조성이 높은 '큰 생각'의 차이지요." 또 세계적인 광고회사 사치앤사치(Saatchi&Saatchi)의 케빈 로버츠(Roberts) CEO는 "W호텔은 오감(五感)을 활용하고 완벽하게 조화시켰다"고 평가했다. CJ오쇼핑의 이해선 대표는 "W호텔엔 '고객의 요구(needs)를 만족시키는 휴식처는 여기밖에 없다'는 '온리 원(only one)'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자는 그 비결을 찾기 위해 W호텔의 발원지이자 본사가 있는 뉴욕을 찾아갔다. 그리고 W호텔의 글로벌 브랜드 리더인 이바 지글러(Eva Ziegler)를 만났다. 전 세계 W호텔의 총책임자인 그녀는 W호텔의 특징을 "고객이 머무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W호텔의 목적은 그 지역에서 가장 매력적인 장소(the coolest place)가 되는 것입니다. 단지 숙박만을 하는 게 아니라 식사하고 음료를 마시고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 W호텔은 늘 트렌드 위에 있어야 합니다. 트렌드를 쫓는 '트렌드 시커(seeker)'가 아니라 트렌드를 이끌고 전파하는 '트렌드 세터(setter)'가 돼야 합니다."
- ▲ W호텔의 총괄 책임자인 이바 지글러(Eva Ziegler) 글로벌 브랜드 리더. 그녀는“고객에게 늘 신선한 경험을 주려면 트렌드를 쫓기보다 먼저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W호텔 제공
W호텔이 고객들에게 주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한 마디로 감탄사 '와우!(Wow!)'"라고 말했다. "고객의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는 고객들을 만족시켜줄 수가 없어요. 정말 독특하고 모든 게 살아 있다는 경험을 해야 고객의 입에서 "와우!"하고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여기에 위트가 있는 '윙크(wink)'라는 센스까지 곁들이면 더욱 매혹적이지요. 하하하. 그래서 우리는 오감에다 '와우'와 '윙크'를 가미한 '7감 마케팅'을 추구합니다."
고객에게 '와우'와 '윙크'를 주기 위해 W호텔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디자인이다. 그러나 그 디자인은 물리적 디자인에 머물지 않는다. 이 호텔은 직원들의 행동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디자인의 관점으로 보고 있었다. 예를 들어 이 호텔에선 객실 청소 담당을 '룸 스타일리스트'라고 부른다. 소파의 쿠션이 흐트러져 있다면 그 위치를 바로 잡는 것도 스타일링이기 때문이다. 호텔의 총지배인은 '스타일 폴리스'라고 부른다. 비주얼 디자인 전시물에서부터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들의 태도에 이르기까지 W호텔스럽지 않을 경우 그것을 바로잡는 사람이란 의미다.
W호텔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 호텔은 직원들에게 'W 언어-W 라이프스타일 훈련'을 시킨다. 이를테면 2시간짜리 'W-웁스!(W-OOPS!)' 과정은 직원들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어떻게 하면 혁신적인 'W 스타일'로 대처할 수 있는지를 가르친다. 또 '신체 언어(Body Talk)' 과정은 몸짓이나 표정 등 비언어적 요소에서도 W 스타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한다. 지글러 리더는 "소비자와의 접점인 직원들의 말과 행동을 디자인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신선한 경험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 2004년 캐나다에서 오픈한‘W호텔 몬트리올’의 로비.
'와우(WOW)' 브랜드로 자리 잡은 W호텔의 비결을 찾기 위해 기자는 이달 초 뉴욕을 찾았다. 기자는 뉴욕에 있는 5개의 W호텔 중 3군데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난관에 부닥쳤다. W호텔이 있다는 타임스퀘어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찾기가 힘들었다. 결국 뉴욕 경찰에게 지도를 펴보이며 물었다. 그러자 경찰은 피식 웃으면서 손으로 몇 걸음 뒤에 있는 건물을 가리켰다. 흰색 바탕에 붉은색 'W'가 크게 걸려 있는 것 외에는, 주변 오피스 빌딩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건물이었다. 호텔 하면 떠오르는, 크고 화려하다는 선입관 때문에 찾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W호텔의 진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드러났다. 'W호텔 타임스퀘어'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상하좌우가 모두 유리벽으로 된 통로가 나타났다. 유리벽으로는 물줄기가 사방으로 시원하게 흐르고 있었다. 'W호텔 유니온스퀘어'의 프런트 데스크 앞쪽에는 파릇파릇한 잔디가 시원하게 심어져 있다. 객실에 들어가 보니 보라색 천으로 예쁘게 포장된 이어폰 앞에 '저를 사용해 주세요(use me)'라는 쪽지가 앙증맞게 놓여 있었다. 이 호텔은 고객을 맞는 프런트 데스크를 '웰컴 데스크'라고 불렀다.
이바 지글러 W호텔 글로벌 브랜드 리더와 인터뷰를 가진 'W호텔 유니온스퀘어'의 스위트룸도 웅장하거나 초호화판으로 꾸며졌을 것이란 기자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금(金)으로 도금한 문고리나 월풀 욕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벨벳으로 만들어진 소파는 차라리 '검소'해 보였다.
- ▲ W호텔의 로고(logo). 붉은색 계열로 알록달록 화려하게 꾸몄다.
기자가 W호텔에 가졌던 첫인상에 대해 지글러 리더는, "디자인이나 스타일은 단지 시각적인 것만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인간이 느끼는 오감(五感)은 말할 것도 없고, '와우'와 '윙크'라는 두 센스를 더 곁들여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170㎝는 넘어 보이는 훤칠한 키의 그녀는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소탈하면서도 매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하하하!" 하며 웃음을 터뜨리는가 하면 어떤 질문에 대해선 엄청 빠른 속도로 혼자서 10분 가까이 대답했다. 디자인 경영을 얘기할 때는 자기가 차고 있는 팔찌와 귀걸이를 직접 보여주며 "이것도 W호텔이 디자인한 것"이라고 자랑했다.
그녀는 광고회사 사치앤사치와 코카콜라를 거친 마케팅 전문가이다. 호텔 경영 출신이 아닌 마케팅 전문가가 호텔 브랜드를 총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소비자에게 브랜드란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에 의해 브랜딩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W호텔이 특별할 수 있을지 모른다.
■오감(五感)에 '와우'와 '윙크' 더한 칠감(七感) 경영
―W라는 브랜드가 말하는 호텔은 무엇인가요?
"호텔은 그저 여행객이 하룻밤을 묵고 가는 곳이 아닙니다. 디자인과 스타일을 통해 얼마든지 창의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곳이지요. 우리가 개발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디자인입니다. 호텔을 어떻게 설계하고 배치하느냐 뿐 아니라 조명이나 음악 같은데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활발하고 역동적인 에너지가 매우 중요하지요. W호텔이 'W 해프닝스'라는 이름으로 예술, 음악, 패션, 요리 등 다양한 분야를 느낄 수 있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기획하는 것도 고객들의 감각을 새롭게 하는 '엔진' 역할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W호텔의 디자인 마케팅과 기존 호텔의 럭셔리(luxury) 마케팅과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맞습니다. 고급 호텔이라고 으리으리하게 화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핵심은 세련되면서도 독특하고 젊은 감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호텔의 리빙룸(로비)에는 'W 더 스토어'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감기약이나 기념품 같은 일상용품은 팔지 않습니다. 대신 옷과 스카프, 팔찌, 음악CD 등 패션용품을 구비해 놓았지요. 파리에 가서 에펠탑 기념품을 사는 건 너무 평범하고 지루한 일이잖아요. 심지어 객실에서도 티셔츠나 화장품, 오락기기를 살 수 있습니다. 음료나 간단한 먹을거리가 준비된 미니바와 함께 말이죠. 만약 감기약이나 일상 생활용품이 필요하다면, W호텔이 제공하는 '무엇이든, 언제나(Whatever/Whenever)' 서비스를 이용하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습니다."
- ▲ ‘W호텔 서울’의 객실 내부 모습.
실제로 W호텔 타임스퀘어 7층에 마련된 'W 더 스토어'는 투숙객들을 위한 편의점이라기보다 패션 전문점에 가까웠다. 매장 입구에 놓인 마네킹에 멋진 원피스가 걸려 있었고, 패션잡지에서부터 시계, 아이팟(iPod)까지 각종 패션용품이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애나이스 로사(Rosa) W호텔 영업담당 코치는 "멋쟁이 뉴요커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번 지어진 호텔이 트렌드를 계속 앞서 나가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W호텔이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이기까지는 아주 긴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상당히 혁신적이어서 2~3년 후에 호텔 문을 열어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2004년 서울에 오픈한 W호텔도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대적이지 않은가요? 우리는 이런 성과를 얻기 위해 5~10년 뒤에도 통할 수 있는 디자인을 찾으려고 여러 분야를 관찰합니다. 특히 패션업계에 주목합니다. 패션은 계절마다 끊임없이 새로운 트렌드를 내놓기 때문에 흐름을 빨리 읽을 수 있어요. 우리가 패션 디렉터를 고용한 것도 패션 분야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업데이트하기 위해서입니다."
■좁은 고객 군(群)에 집중하라
―W호텔만의 독특한 스타일에 불편해하는 고객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브랜드는 없습니다. 우리처럼 격식 없고 스타일을 중시하는 호텔에 거북함을 느끼는 고객이라면, 스타우드 호텔&리조트(W호텔의 모기업)의 다른 브랜드를 이용하면 되지요. 가령 가족들과 함께 파티를 갖고 싶을 땐 쉐라톤 호텔에 가고, 조용한 것을 원한다면 웨스틴 호텔을 찾으면 됩니다. 그래야 다른 브랜드들도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하!"
- ▲ 미국 뉴욕에 있는‘W호텔 유니온스퀘어’의 프론트 데스크.
―직원들이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는 대신 발랄하게 고객을 대하는 것 같은 일은 기존 호텔업계에선 금기시하던 것들입니다. 어떻게 금기를 깨게 됐나요?
"1990년 W호텔의 모기업인 스타우드 호텔&리조트 그룹의 배리 스턴리히트(Sternlicht) 전 최고경영자(CEO)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기존의 호텔이 소비자의 새로운 감성(感性) 욕구를 채워주지 못한 것을 발견한 것이지요. 필요 이상으로 권위적이고 딱딱한 호텔 분위기는 젊은 감성과는 동떨어져 있잖아요. 그 갭(gap)을 메우기 위해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와우' 요소를 만들어 냈어요. 우리 집 거실에서처럼 편히 쉴 수 있고, 현대적이며, 언제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 말입니다. 여기에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언제든지 서비스받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접목시켰지요."
W호텔의 대표적 서비스의 하나가 '무엇이든, 언제나(Whatever/Whenever)' 서비스다. 객실의 전화기만 들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가령 작년 연말 자정이 다 돼 갈 때쯤 'W호텔 서울'에 묵고 있던 외국인 투숙객이 "서울 강남에서 택시가 도무지 잡히지 않는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콜택시를 알아봐도 택시를 구할 수 없었던 직원들은 결국 손님이 있는 곳까지 차를 몰고 가 그 손님을 모시고 돌아왔다. 올해 4월의 어느 날 새벽에는 스웨덴에서 온 투숙객이 "인천공항에서 여행 가방을 잃어버렸다"며 당장 내일 입을 옷을 살 수 있는 곳을 물어봤다. 직원들은 곧바로 그 손님을 모시고 동대문시장 쇼핑을 나갔다.
―지금은 성공했지만, 처음엔 스타우드 그룹 안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을 텐데요.
"다행히 뉴욕에서 시작하는 순간부터 성공적이었습니다. 뉴욕은 개방적이고 항상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곳이지요. 신선하고 특이한 것을 찾는 뉴요커들 입맛에 딱 들어맞은 셈이지요. 이를 계기로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주요 도시로 뻗어나갔어요."
■호텔 직원부터 '와우'를 느껴야
―W호텔 체인망이 세계 각지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 W브랜드의 색깔을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W라는 브랜드를 공유하긴 하지만, 각 도시의 호텔들은 사실 독립된 개별 호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호텔마다 지역적 특성이 있고, 나름의 '디자인 스토리'가 있어요. 우선 각 지역의 특징적 요소를 뽑아낸 다음, 거기에 현대적이고 재미를 곁들인 W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해냅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차이는 존중해야 할 부분이지요. 뉴욕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 서울이나 홍콩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요. 가령 "Well, hello there!(음, 거기 잘 있지!)" 같은 표현은 뉴욕의 W호텔에서는 거의 인사처럼 자주 씁니다. 그런데 아시아권에서는 이런 표현을 쓰면 어색하거나 너무 과장되어 보일 수도 있지요."
―W호텔만의 고유한 디자인 마케팅을, 회사 내 인사 정책이나 교육에서는 어떻게 적용합니까?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스스로 이해하고 몸으로 익혀야 비로소 모든 행동에서 'W스타일'이 묻어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사람 경영(human business)'을 하는 셈입니다. 무언가를 완벽하게 디자인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는 그 다음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느냐 하는 '실행'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결국 모든 것은 사람으로 귀착되지요. 모든 직원에게 브랜드의 세부 방침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고, 또 가장 어려운 점입니다."
―번트 슈미트 교수는 "기존 호텔이 직원들이 틀리지 않고 실수하지 않는 데만 치중한 나머지 너무 정형화되어버렸다. 그러나 W호텔은 이런 '식스 시그마'의 틀을 뛰어넘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일을 효율적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요. 하지만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과 창의적인 회사가 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많은 경쟁업체가 W호텔만의 독특한 방식을 따라 하려고 하지만, 이런 매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어요. 편안하고 격식을 차리지 않는 것만으로 고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경쟁업체 중에 배울 점이 있는 호텔이라면 어디가 있나요?
"우리는 규모가 큰 호텔보다 소형 부티크 호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핍니다. 대표적인 곳이 트라이베카 그랜드, 소호 그랜드, 톰슨 호텔 등입니다. 이 호텔들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빨리 추진할 수 있습니다. 또 새로운 감각의 레스토랑에서도 영감을 얻습니다."
―W호텔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가장 주력하는 부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우리는 항상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독특한 방식을 추구합니다. 하지만 IT(정보통신)와 같은 최첨단 장비를 남들보다 한발 앞서 갖추는 식에 매달리지는 않습니다. 객실에 최첨단 장비를 갖추려고 해도 설치할 때쯤이면 이미 구식이 되어버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프 스타일의 트렌드를 집어내는 데 더 주력합니다. 고객의 트렌드가 매년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5~10년 후를 내다보면서 항상 새로운 트렌드를 찾습니다."
◆ W호텔은
전세계 34곳 체인망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객실점유율 되레 올라
1998년 12월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W호텔은 쉐라톤, 웨스틴, 르 메르디앙 등 9개 브랜드에 940여개 호텔을 거느린 세계적인 호텔그룹 스타우드 호텔&리조트가 내놓은 '부티크 브랜드(아주 좁은 고객층을 겨냥한 맞춤형 브랜드)'다.
설립된 지 만 11년이 된 지금, 서울을 비롯해 홍콩, 몰디브, 바르셀로나 등 전 세계 34곳에 체인망이 있다. 2011년까지 워싱턴, 나폴리, 발리 등 60여개의 체인망을 갖출 계획.
호텔 업계에는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된 신(新) 경제 호황을 발판으로 6성(星)·7성급이란 타이틀을 내세운 VVIP 호텔이 세계 곳곳에 경쟁적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각국의 초호화 호텔은 텅 빈 객실이 늘어나는 등 매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스타우드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2007년과 2008년에 2년 연속 순이익이 감소세를 탔다. 올 3분기에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5% 격감했다.
그러나 W호텔은 예외였다. W호텔이 속한 스타우드 그룹 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하더라도 그렇다. 객실 점유율의 경우 쉐라톤 호텔은 올 3분기에 64.5%에 머물러 전년 동기 대비 3.6%포인트 하락했고, 르 메르디앙은 70.8%에서 66.8%로 떨어졌다. 그러나 W호텔은 같은 기간 72.5%에서 75.4%로 오히려 더 올랐다. '와우(WOW)' 브랜드의 진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끼니때마다 후덜덜… 그래도 '로망'이 되는 호텔
첫댓글 wow라는 말이 절로 나올정도로 '7感경영'의 효과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시 기존의 틀을 깨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고객을 미소짓게 하는 내부 직원에 대한 교육이 큰 힘을 발휘 하여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기존의 호텔이 지닌 이미지를 탈피한 느낌이 듭니다. 상당히 고급스러우면서도 내부직원들의 소탈함을 느낄 수 있는 것같습니다. southwest airline 항공사의 혁신이 생각이 나네요.
감사합니다.교수님
리츠칼튼을 구식으로 만들다니..놀랍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