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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스토니아 탈린(Tallinn, Estonia)
아담한 규모에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는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은 비용 대비 훌륭한 여행지다. 동유럽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구시가를 걷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도미토리나 게스트하우스, 민박에서 잠을 청하자. 린나홀(Linnahall)의 옥상에서 펼쳐지는 시내 전경과 발트해의 장관은 탈린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 중 단연 최고다. 저가 항공편으로 유럽 전역과 연결되기 때문에 숨은 여행지라고 할 수는 없지만, 텔리스키비 크리에이티브 시티(Telliskivi Creative City)가 들어서면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칼라마야(Kalamaja)를 방문하면 탈린의 매력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푸드 트럭의 음식은 저렴한 것은 물론 사진에 담기에도 손색 없다. 핀란드나 러시아를 경유해 탈린으로 갈 수 있다. 헬싱키, 스톡홀름 등을 오가는 페리도 있다.
2.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Lanzarote, Canary Islands, Spain)
지난 10년간 란사로테를 찾는 여행 고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사회 기반 시설이 잘 마련돼 있어 저렴한 숙소와 음식점, 렌터카 업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란사로테는 다양한 즐길 거리는 물론, 고유의 개성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달 표면의 모습을 닮은 티만파야 국립공원(Parque Nacional de Timanfaya), 오르솔라(Órzola)에 자리한 천혜의 해변, 흑토로 유명한 라 헤리아(La Geria)의 와이너리는 전형적인 해변 휴양, 그 이상을 기대하고 온 이들을 만족시킨다. 소규모 투어에 참가하면 세사르 만리케(César Manrique)가 남긴 예술과 건축 유산을 둘러본 후 아름다운 하이킹 구간을 걷고 란사로테 곳곳을 자동차로 이동하며 감동적인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세사르 만리케의 건축물과 미술품은 인기가 많으니, 인파를 피하려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관람하자.
3. 미국 애리조나주(Arizona, USA)
애리조나주에서 저렴하고 편리하게 모험을 즐기고 싶다면 도로변의 소박한 모텔에 짐을 풀고 캠핑이나 하이킹을 하자. 투손(Tucson)에서 당일 투어나 1박 투어에 참가해 사과로 국립공원(Saguaro National Park)을 방문하면 오르간 파이프 선인장 국립천연기념물(Organ Pipe Cactus National Monument)을 한가롭게 둘러볼 수 있다.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에는 비용 대비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 것이다. 3~5월과 9~10월은 선선하고 관광객이 적어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의 사우스 림(South Rim)을 돌아보기 좋다. 노스 림(North Rim)은 5월이나 10월이 한적하고, 6월과 8월에는 스코츠데일(Scottsdale)의 스파와 골프 코스를 노리자. 낮에는 뜨겁지만 곳곳에 더위를 식혀주는 수영장이 있다. 애리조나주의 많은 명소가 사막 기후에 속하고 고지대에 자리한다. 밤에는 기온이 내려가므로 캠핑을 할 예정이라면 적절한 의류와 장비를 챙길 것.
4. 볼리비아 라파스(La Paz, Bolivia)
3,660미터 높이에 위치한 라파스는 남미에서 비용 대비 최고의 여행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남미의 기후를 즐기며 스페인어를 배우고 거리의 일상을 감상하거나, 안데스 산악 지방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다. 1일 3만5,000원 정도면 시장에서 미식을 즐기고 하이킹과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다. 합리적 가격대의 세련된 레스토랑과 숙소도 급증하고 있는데, 코펜하겐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노마(Noma)의 창립자 클라우스 메이어(Claus Meyer)가 오픈한 구스투(Gustu)가 대표적이다. 속속 문을 여는 부티크 호텔과 트렌디한 커피 전문점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로스앤젤레스나 워싱턴 D.C.를 경유해 라파스의 엘알토 국제공항(El Alto International Airport)까지 갈 수 있다. 해발 4,061미터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공항이다.
5. 폴란드(Poland)
폴란드는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자가 덜 찾는 나라다. 물론 크라쿠프(Kraków)에는 인파가 몰리지만 프라하나 베를린만큼은 아니다. 크라쿠프를 벗어나면 유럽의 숨은 보석 같은 명소가 줄지어 등장한다. 폴란드 북부에서는 그단스크(Gdańsk)의 구시가와 아름다운 해안을 돌아보자. 루블린(Lublin), 토룬(Toruń), 타르누프(Tarnów)에서는 찬란한 역사 유적을 둘러보며 근사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일정이 여유 있다면 자코파네(Zakopane) 인근 산지로 향하거나 비아워비에자 국립공원(Białowieża National Park)에서 들소를 관찰해보자. 저렴한 기차와 버스 요금, 값싼 음식과 맥주, 저가 숙소가 폴란드 여행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줄 것이다. 폴란드는 편도 열차 티켓이 저렴한 편이라 철도 패스를 구입할 필요가 없다. 일찌감치 예매해 가장 저렴한 승차권을 손에 넣자.
6. 모로코 에사우이라(Essaouira, Morocco)
모로코를 좋아하는가? 마라케시는 이미 가봤다고? 새롭고 안전하며 물가가 저렴한 북아프리카 여행지를 찾는다면, 에사우이라가 제격이다. 마라케시에 머물면서 갈 수 있는 당일 여행지로도 인기 있는 곳이다. 이 성곽 도시엔 좁은 골목길과 하맘(hammam), 메디나(medina, 구시가) 등 오감을 자극하는 매력이 가득하다. 미풍이 부는 덕분에 윈드서핑과 카이트서핑도 즐길 수 있다. 가족 단위 혹은 단체 여행객이라면 저렴한 비용으로 모로코 전통 가옥 리아드(riad)에 묵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값싸고 맛있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갓 잡은 해산물을 추천한다. 에사우이라는 마라케시에서 버스로 3시간 거리에 있고, 카사블랑카(Casablanca)에서는 4시간 이상 걸린다.
7. 영국(United Kingdom)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로 분주한 사이, 여행자는 뜻밖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EU 회원국 잔류 여부를 놓고 실시한 2016년 국민 투표 직후 파운드화가 각국 통화에 일제히 약세를 보인 것이다. 저예산과는 거리가 멀었던 런던을 방문하려는 이들에겐 희소식이었다. 데번(Devon)주와 콘월(Cornwall)주 또는 배스(Bath), 요크(York), 에든버러(Edinburgh) 같은 유명 도시를 여행한다면 환율 혜택의 폭이 훨씬 커진다(부활절이나 7~8월 방학 기간을 제외하면 더 저렴함). 물론 추후 환율 변동을 주시해야겠지만, 브렉시트 이후 상황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이전보다 저렴하게 영국을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8.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주(Baja California, Mexico)
바하칼리포르니아주는 세계에서 2번째로 긴 반도다. 하지만 보통 미국에서 티후아나(Tijuana)나 테카테(Tecate) 같은 국경 도시로 넘어갈 때 스쳐가곤 한다. 즉 길이가 1,200킬로미터에 달하는 이 지역을 탐험하는 여행자 수는 얼마 안 된다는 뜻이다. 바하칼리포르니아주는 멕시코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탓에 다른 지역보다 물가가 높은 편이지만, 미국에서 멕시코를 방문할 때 이 지역을 경유하며 여행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북쪽의 과달루페 계곡(Valle de Guadalupe)을 지나는 와인 루트는 나파(Napa)와 분위기가 비슷하지만 훨씬 저렴하다. 한편, 토도스 산토스(Todos Santos), 로레토(Loreto), 산이그나시오(San Ignacio), 물레헤(Mulegé), 라파스(La Paz) 같은 도시는 멕시코 특유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가격 대비 훌륭한 숙소를 갖췄다. 티후아나의 국경 검문소에는 긴 줄이 늘어서니 테카테를 통해 입국하자. ‘와인 루트(Ruta del Vino)’로 가기도 더 편리하다.
9. 미국 잭슨빌(Jacksonville, USA)
현지인이 ‘잭스(Jax)’라 부르는 잭슨빌은 플로리다주의 다른 여행지처럼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곳은 아니지만, 35킬로미터의 해변, 서핑, 미술, 라이브 음악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품은 도시다. 기나긴 세인트 존스강(St. Johns River)과 대서양 연안 내륙 수로(Intracoastal Waterway), 미국 최대 규모의 도심 공원에서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카약 투어를 통해 도시를 탐험할 수도 있다. 바비큐 전문점과 해변 카페는 가격 대비 훌륭하고 가족 친화적인 분위기이며, 8곳에 이르는 현지 브루어리에선 3.50달러면 수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잭슨빌은 저렴한 숙소(플로리다주에서 숙박료가 가장 싸다)는 물론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잭슨빌은 미국 본토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도시다. 즉 시내와 근교를 돌아보려면 자동차가 필수라는 뜻!
10. 중국 후난성(Hunan, China)
후난성(湖南省)의 하이라이트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16년 세계 최장 길이의 유리 다리가 들어선 장자제(张家界)는 250여 개의 기이한 산봉우리가 감동을 선사하는 사암 협곡이다. 퉈강(沱江) 위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모습으로 유명한 경이로운 역사 도시 펑황(凤凰) 또한 놓쳐선 안 될 명소. 그 외에 더 많은 지역을 둘러보고 싶다면 후난성의 주도이자 마오쩌둥(毛澤東)의 고향인 창사(長沙)로 향하자. 중국 내 대다수 지역이 그렇듯 물가가 상당히 저렴하다. 값싼 식사와 숙소는 1만2,000원 이하로 해결 가능할 정도. 심지어 시내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후난 요리를 배불리 먹어도 비용이 2배가 넘지 않을 것이다. 창사 공항에서 자기 부상 열차를 이용해 창사 남부 기차역까지 갈 수 있다. 기차역에서 고속 열차가 중국 주요 도시로 운행한다.
첫댓글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군^^
주머니가 넉넉해도 가성비를 따지는 것은 여행자의 기본자세!!
볼게 많은 세상이야, 덩달아 시력이 나빠지는 사람도 많고
물론 자연풍광은 눈을 상쾌하게 해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