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봉산 산행을 마치고
8월의 오붓한
산행
비가 제법 내릴 때 집을 나서서 등산복이
무색했었는데 다행히도
집결지로 가는 동안
그쳐서 산행하는 데는 더 없이 좋은 날씨였습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벌초 및 다른 선약들로 인해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인원인
22기 졸업생 3명만이
참여한 8월 산행은
그런대로 호젓하고 오붓한
산행이었고 모처럼 동기들과
이런 저런
얘기로 쌓인 회포를 풀었습니다.
매표소 입구인데 아침에 비가 와서 그런지
인적이 드뭅니다.
포대능선길은 힘들
것 같아 삼원사길로 올랐습니다.
물이 거의 없는 계곡과 바람 한 점없는 등산로를
지나서...
두 바위가 맞닿아 생긴 틈길에
들어서니 서늘할 정도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잠시 쉬어 가려 했는데 좁은 등산길이라
뒤에 오는 사람들 때문에 일찍 자리를 떠야 했습니다.
바위 터널길을 나오니 산아래 마을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유격훈련 하듯이 경사진 길을 줄에 의지하고
힘겹게 오릅니다.
이제 수락산과 뒤쪽의 불암산까지 보이고
멀리 중랑구쪽 아파트단지까지도 한눈에 들어 옵니다.
작은 바위에서 땀을 식히며 호두로 심심한 입을
달래고 있으려니
시원한 먹걸리 생각이 간절해서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마치 옆 팀이 호두 안주가 좋다며 얼음
막걸리를 권해 와서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인이 없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그만큼 누구나 산에 오면 마음이 넉넉해
지나 봅니다.
꽃며느리밥풀인줄 알았는데 잎모양이 좁은 것으로
보아
애기며느리밥풀로 여겨
집니다.
또 다른 경사진 길을 있는 힘을 다해
겨우 오르니...
이번에는 의정부쪽 마을이 눈에 들어
옵니다.
아래로 보이는 바위가 거북바위인데 막걸리를 먹던
곳입니다.
중앙에 있는 바위 뒤로 있는 촛대바위를 담고
싶었는데
날이 흐려서 잘 보이질
않네요.
큰 바위에 올라 앉아 김밥과 가래떡, 사과로
점심을 해결하고...
간간히 내리는 가랑비를 맞으며
맨발로 앉아 있다가 오후에
다른 약속들이 있어서 이 곳을 정상으로 생각하고 하산길에 들었습니다.
저도 키가 작아서 그리 큰
몸집은 아닌데 워낙 날씬한
의향씨 옆에 그것도 앞쪽에 있다 보니까
엄청 비교가 되네요^^
내려오는 길에 담은 도토리인데 이만큼이나
커졌어요.
산초나무도 어느 산엘 가나 흔하게
보입니다.
흔히 달개비라고 하는 닭의 장풀꽃이 비를 맞아
생기가 돕니다.
앞서 내려가던 김정환 회장이 물이 많지 않은
계곡물에서 무언가 잡고
있는데...
뒤이어 집게발이 대단한 어미
가재도 잡았다 놔 주었는데
어릴 때 알 달린 가재를 불에 구워먹던 철없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민가와 인접한 사찰의 계곡물은 제법 물소리를 내며
흐릅니다.
물가에 누리장나무가 살고
있네요.
꽃이 지고 나면 남색의 열매가 보기
좋답니다.
등산길 초입에 향이 은은한 붉은 인동이
아직까지도 꽃을 피웁니다.
쪽도리꽃도 여러 송이 보이는데 실제 이름은
풍접초라고 하네요.
새박덩굴이라고도 불리는 박주가리가 눈에
띱니다.
이 꽃이 지고나면 가을에 표주박같은 열매가
달립니다.
내려 오다가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찾아 보려
했지만
많은 행복을 본 것만으로 만족하며 파전과
막걸리로
간단한 뒤풀이를 하고 산행을
마쳤습니다.
그래도 네 잎 클로버 쉽게 찾는 방법 하나 알려
드릴께요.
무조건 네 잎을 찾지 말고 잎의 V자가 이어져
네모
모양인
것을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지낼만
하시죠?
메벗 회원님들 가정에 늘 행복과 행운과 건강이
함께 하길 빕니다.
* 사진과 글 :
조정숙
첫댓글 산행에 같이 하진 못했지만 덕분에 산에 올라 경치를 맘껏 구경하고 내려온듯한 기분이 드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