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작가님께서주신글]
https://youtu.be/sI7AZ2vpX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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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 한량
괴짜 피아니스트, 임동창
호가 ‘그냥’이라니. 뭐 그래!
음악에 관심이 있은 사람은,
임동창을 잘 알 것이고.
요리에 관심이 있은 사람은, 이효재를 잘 알 것이다.
임동창의 아내는 이효재
이효재의 남편은 임동창
자유로운 영혼, 별난 인생, 그는 장사익의 후배다.
자작 ‘효재의 꿈’과 ‘이 뭐꼬? 라는 시에, 가락을 얹어 연주한 것을 들어보니. 임동창은 과연 난 놈이었다.
이효재가 임동창을 처음 만난 것은, 머리 깎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몸부림칠 때였다.
충북 보은의 10만㎡(3만 평) 99칸 집 주인 ‘선병국’의 아들에게 음악을 가르칠 때, 그 아이 엄마가 소개했다.
이효제의 기억
머리를 빡빡 밀고, 맨발에 옷은 헤진 채, 아이들이랑 오글오글 산다.
그래서 다시는 안 보려고 했으나, 두 달 만인가? 소개해준 언니 성화에 못 이겨, 다시 만나보니 모성본능이 생기더라고.
보통내기가 아니야! 진국인 기라! 그래서 아! 이 사람이구나! 했지
남들은 괴팍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의외로 여린 면이 있어요.
그가 쓴 책 ‘노는 사람, 임동창’을 읽어보면 알 것이다.
임동창이 청혼할 때에 내건 조건은 상식 밖이다.
첫째, 나는 내 맘대로 살 테니, 당신도 당신 마음대로 살라.
둘째, 내가 달라고 할 때 즉시 시원한 물을 가지고 와라.
셋째, 나는 피아노의 선율을 정리할 때까지 돈은 못 번다.
이러한 엉뚱한 프로포즈를 받고도, 이효재는 청혼을 받아들였다.
그이는 돈 앞에서 당당할 줄 아는 사람이다.
세상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사람이다.
머리칼을 잘라, 술을 사주어도 될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결혼했다.
그는 영어나 운전, 인터넷을 모른다, 그래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 한다.
괜챤아요! 하는 각시 말이 어찌나 고마운지!
각시는 뜨개질이나 바느질로 시간을 보낸다. 손의 나이가 백 살이라잖아요. 미안하고 안쓰럽고.
두 달에 한 번 밖에 못 보는 서방인데, 가까이하고 싶어, 억지로 끌어당기면, 마지못해 이불 속으로 기어든다.
그게! 무슨 부부랄 수 있나요!
이효재는 서울 성북동 길상사 바로 앞, 대지 154평 한옥에서 산다.
결혼할 때 다짐
같이 살아도 서로 코 꿰지 말자. 나는 내 맘대로 살 테니, 각시도 각시 맘대로 살아라! 각자 자유롭게
나는 피아노에 전념해야 하니, 공연 다닐 시간이 없다. 당분간 돈은 못 벌 것이니, 하루 세 끼 먹여주면 된다.
거친 야생마 같은 자신의 모습을, 알아주는 각시가 고마웠다.
기러기 아빠와 비교해도 별난 부부다. 자식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몇 달에 한번 서울에 와도, 얼굴 볼 새가 없다. 각시도 바쁘니까
공연을 할 때나, 아니면 각시가 지방에 내려올 때나 보고.
전화는 수시로 해요. 중요한 일이 있으면 바로 상의하고, 어디를 가면 간다하고, 집에 들어오면 들어온다고 보고해요.
떨어져 있으면, 마음이 멀어지는 것을 금방 알아요. 각시는 그런 게 전혀 없어요.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알잖아요.
떨어져 살지만, 각시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이효재가 본 임동창
맨발에 검은 티셔츠와 통바지, 민둥산으로 만든 헤어스타일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추구한 인생의 가치 앞에서, 자유로운 영혼
그는 피아니스트 임동창도, 작곡가 임동창도, 국악인 임동창도 아닌, 그냥 임동창이다. 호가 ‘그냥’인 것처럼
임동창은 과연 난 놈이다.
덴마크 국제 예술 대회에서 7시간 동안이나 즉흥적으로 연주를 했다.
관중을 음악적 카리스마로 휘어잡고, 그들과 한 몸이 되어, 덩실덩실 춤을 추고, 피아노를 친다. 그리고 ‘비 내리는 호남선’ 등 뽕짝을 부른다.
기인(奇人)에 이외수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여기 또 한 놈이 있네!
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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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A3ioHbrN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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