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 사는 한 출향인인 신휘웅(69, 대전 판암동)씨는 2008년 11월 한국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작은아버지의 빛바랜 훈장을 찾았다. 56년 만의 일이었다.
한국전쟁의 비극은 청성면 대안리까지 찾아왔다. 2녀4남 중의 막내였던 고 신종성(1928년생)씨는 형 종삼(85, 대전 가오동)씨와 궁촌리에 사는 처남 고 이종범씨 또 다른 마을의 젊은이들과 함께 1951년 징집통지서를 받고 그해 12월13일 해병13기로 입영했다. 진해 해군훈련소 신병교육대에서 4주간 교육수료 후 경기 파주 장단 전투에서 이듬해인 1952년 9월20일 전사했다. 정부는 전사 다음 달인 10월30일 '6·25참전 혁혁한 무공을 세운 공로'로 충무무공훈장을 추서했다. 하지만 전사자는 말이 없고 유족과는 연락이 닿지 않아 훈장은 세월 속에 묻혀버렸다.
가족들은 전사통지서만 받았을 뿐 전쟁 통에 시신을 수습할 여력이 없었다.
같이 입대했던 형 신종삼씨는 "진해훈련소에서 같이 지내다가 중대가 갈려 서로 떨어졌다. 나는 함경남도 원산 인근 섬에서 근무했다. 동생과는 편지를 종종 주고받았다. 내가 파주 장단에 동생보다 1주일 늦게 도착했는데 그 사이 변을 당했다고 들었다. 전사통지서를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다"고 말했다.
이 집안 종손 신휘웅씨가 1961년 군에 입대한 후 막내 작은 아버지의 시신이 서울 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는 것을 찾아냈다. 이후 신휘웅씨는 참전 군인들의 훈장을 찾아주는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되는 것을 보고 2008년 뒤늦게나마 다시 한 번 팔을 걷었다.
신씨는 계룡대 해군본부의 도움을 얻어 같은 해 11월 작은아버지 고 신종성씨의 충무무공훈장과 훈장수여증명서를 받았다.
신씨는 "작은아버지의 명예를 너무 늦게 찾아 드려 죄송한 마음"이라며 "여전히 서울 동작동 현충원에는 무명용사들이 많이 묻혀있다. 이런 분들에 대한 예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또한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