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는 도깨비에 대한 설화를 많이 듣고 자랐다. 어른들은 도깨비 이야기를 통해 권선징악과 사필귀정 같은 교훈을 이야기 속에 넣어서 들려주셨다. 한번은 도깨비가 나타나서 모두에게 소원을 한 가지씩만 들어 주겠노라고 하면서 자기의 소원을 한가지씩 말해 보라고 했다. 그래서 돌아가면서 어떤 사람은 고래 등 같은 집을 달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금궤를 달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건강과 장수를 달라고 소원을 말했다. 그럴 때마다 도깨비는 자기가 가지고 있던 방망이로 집 나와라 뚝딱, 돈 나와라 뚝딱, 하면서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닌가? 이것을 자세히 지켜보던 한 사람은 자기 차례가 되어 “너는 무엇을 원하는고?” 하고 묻자 “저는 도깨비님의 그 방망이를 원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과연 누가 가장 좋은 것을 선택했을까?
사람들은 가장 좋은 것 대신에 언제나 부스러기를 원하는 것을 본다. 정작 중요한 것은 젖혀두고 돈과 부귀영화를 사모한다. 하지만 정말 좋은 것을 선택한다면 다른 것은 덤으로 주어진다는 게 성경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예수님도 산상수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 6:33)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왕위를 이어받은 솔로몬은 왕국을 통치하는 중압감에 하나님께 번제를 드리기 위해서 큰 산당이 있던 기브온으로 출행했다.
(왕상 3:4) 이에 왕이 제사하러 기브온으로 가니 거기는 산당이 큼이라 솔로몬이 그 제단에 일천 번제를 드렸더니 (왕상 3:5) 기브온에서 밤에 여호와께서 솔로몬의 꿈에 나타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솔로몬은 왕이 되고 나서 아버지, 다윗과 비교하면, 자기가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국가를 통치하는데 그에게 필요한 것은 지혜였다. 그런데 그 지혜란 듣는 마음에서 출발함을 알았다. 지혜는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니라, 들음에서 나는 것이다. 무엇을 들어야 할까? 겉으로 드러난 소리가 아니라 마음의 소리, 내면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했다.
(왕상 3:7)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종으로 종의 아버지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셨사오나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왕상 3:8) 주께서 택하신 백성 가운데 있나이다 그들은 큰 백성이라 수효가 많아서 셀 수도 없고 기록할 수도 없사오니 (왕상 3:9)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솔로몬은 자질구레한 부스러기들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하나님처럼 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구했다. 그리고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왕이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하나님은 그가 구하는 것에 다른 모든 것을 덤으로 주셨다. 우리는 무엇을 구하며 살아가는가? 우리가 구하는 것들이 과연 지혜로운 판단일까? 사실 솔로몬이 구한 것은 단순한 지혜가 아니라 지혜의 근본이신 하나님을 구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그의 글에는 지혜에 대한 많은 구절이 나온다.
(잠언 16:16) "지혜를 얻는 것이 금을 얻는 것보다 얼마나 나은고 명철을 얻는 것이 은을 얻는 것보다 더욱 나으니라"
이어지는 재판에서 솔로몬은 그 유명한 명판결을 내린다. 두 여인이 한 아이를 두고 다투는 상황에서 그는 서로의 주장이 아니라 진짜 어머니의 마음을 읽어내는 지혜로 아이도 구하고 진짜 어머니에게 아이를 돌려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새날을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날마다 무엇을 구하고 살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솔로몬은 지혜로운 판단을 구했는데 우리는 무엇을 구할까요? 주님, 저희는 세상에 있는 것들이 아니라, 하나님 한 분으로 만족하는 지혜를 구합니다. 하나님만을 사모하고 하나님이면 충분한 저희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