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하루는 하루가 아니다 -윤석구-
노인이 느끼는 하루의 시간은
가을비처럼 오락가락한다
때로는 하루가 1년 같고
1년이 하루 같고
낮보다 저녁이 더 길며
한 계절보다
1년을 보내는 것이 더 짧은 것 같다
그러니 노인의 하루는 하루가 아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훨씬 짧은데도
왜 그토록 날마다 하루의 시간과
힘겹게 다툼을 하는지 모르겠다
노인은 사람보다
당장 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력해야 외롭지 않다는데
갈수록 보이는 것마저 희미해져
순간순간 당황할 때가 많다
그대들 늙어보았는가 젊음이여!
외로이 늙어 하루를
오락가락하지 않으려면 노인들과
가끔이라도 어울려 노인 연습 좀 하구려
밤이 깊을수록 별이 아름다운 것은
외로운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사랑의 선물이 되듯이
노인도
서산에 걸린 조각달처럼 되어도
사랑의 눈빛은 살아있다네
귀뚜라미가 밤에만 울어주는 것도
오락가락했던 하루를 위로하는 자연의
선물로 얼마나 뜨겁게 고마운지 모른다네
노인의 하루하루는 지루하게 반복되는
시간이 아니라 순간순간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노을 같은 시간이라 생각한다네
그대들이여
노을에 물들어 보았는가
외로이 늙어 외롭지 않으려면
황혼에 물든 노인들과
어울리는 연습 좀 많이 해보구려
젊어서 실천하지 못한 노인들은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산다네
카페 게시글
★ 김윤태 ★-회장-
노인의 하루는 하루가 아니다 - 시 : 윤석구 -
호비-김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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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0.1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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