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칼럼] 조해진 단편 '빛의 호위'에서 보는 빛의 의미
민병식
조해진(1976 -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이화여대 교육학과, 동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했다. 2004년 ‘문예중앙’에 소설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소설집으로 ‘천사들의 도시’, ‘목요일에 만나요’, ‘빛의 호위’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로 ‘로기완을 만났다’, ‘아무도 보지 못한 숲’, ‘여름을 지나가다’, ‘단순한 진심’ 등이 있다. 수상실적으로는 신동엽문학상, 수상 경력으로 젊은 작가상, 이효석문학상, 백신애문학상, 김용익 소설 문학상, 형평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등이 있다.
(작가 소개 - 네이버 참조)
초등학교시절 권은과 같은 반이었고 반장이었던 나는 가난하고 못사는 친구 권은이 감당해야 하는 아픔을 해결해줄 수 없어 안방장롱있던 아빠의 카메라를 권은에게 가져다 준다. 나에겐 그 카메라가 중고품으로
팔 수 있는 돈뭉치로 보였지만 권은은 그 카메라를 팔지 않았다. 이후 권은에게는 그 카메라는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통로가 된다.
세월이 흘러 나는 시사잡지의 기자가 되고, 권은은 분쟁지역의 보도사진 전문작가가 된다. 기자인 나는 그를 인터뷰하면서도, 심지어 함께 술을 마시면서도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나 권은은 나를 기억했고 몇가지 힌트를 주었으나 나는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뉴욕에서 ‘헬겐 한센’의 다큐 '사람, 사람들'을 본다. 팔레스타인 난민 지역에서 구호품 전달을 하다 폭발사고로 죽은 노먼 마이어와 그의 어머니 알마 마이어, 2차세계대전 당시 알마 마이어를 구한 남자 장 베른의 이야기이다. 헬게 한센은 그 폭발 사고에서 살아나은 사람 중 한 명이다. 권은은 다큐 감독 헬게 한센의 영향을 받아 분쟁지역을 다녔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권은은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사고로 다리를 다친 상태다.
어린 마음에 아버지의 카메라를 훔쳐 가져다 주었던 그 카메라가 친구에게 빛이 되었고 그 빛은 또다른 아픈 곳의 어둠 밝히는 더 큰 빛이 되었다. 바로 주인공의 초등학교 친구 권은이 성인이 되어 분쟁지역까지 넘나드는 사진
작가가 되고 그곳에서 피격을 받아 다친 것이 그러한 경우다. 또한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죽은 노먼 마이어
와 그 아들을 잃은 알마 마이어. 그리고 그 엄마를 구해낸 장 베른의 빛의 선순환이 어두운 세상을 밝게 만든다는 거다.
호위는 따라다니며 곁에서 보호하고 지킨다는 뜻이다. 작품의 제목인 빛의 호위란 세상을 밝히는 빛, 힘들고 아픈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빛, 이 시대의 어렵고 힘든이 들을 도와주는 도움의 빛이다. 아버지의 카메라를 훔쳐 가져다준 것은 잘못된 행위의지만 의도는 선함이었다. 목숨을 바쳐 희생을 하는 의인은 되지 못할 지라도 주변에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며,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 조금의 빛이라도 비추어주는 호위의 삶을 살아야한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 어려운시대, 난 어떤 빛인가 생각한다. 모든 빛은 반드시 쓰임새가 있는데 바다를 비추어 배의 안전을 지키는 등대, 가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형광등, 깜깜한 골목을 비춰주는 가로등, 정전이 되었을 때 앞을 보게해주는 손전등, 각자의 생김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 사람을 위한거다. 오늘도 어떤 빛으로 뿜을 것인가. 밝지 않더라도 매일 비출 수는 없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그런 빛의 삶을 사는 사람이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