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을하늘과 아침의 강안개를 좋아한다 언젠가 아내가 몹시 아플때 새벽기차를 타고 영월 소나기재를 넘을때 보았던 눈부신 물안개를 잊지 못한다.
나는 초저녁 밥짓는 연기를 사랑한다 김포벌판 계양산아래 빨갛게 물들이던 저녁노을이 질때까지 운동장 한켠에 앉아 있었다 그때 나는 도시락을 못싸오던 가난한 중학생이었다
나는 백담에서 수렴동을 넘어 중청으로 향하던 설악의 능선에 우뚝선 낙낙장송을 사랑한다 그리고 월정사 입구에 도열한 천년고목 전나무숲을 누구보다 더 사랑하고 그숲이 점차 사라져가는 모습에 안타까워했다 나는 정릉계곡을 물들이던 진달래꽃과 벚꽃잎 흩날리던 동학사가는 길을 사랑한다
라일락꽃향기가 가득한 오월의 교정도 좋아하지만 프라터나스 잎이 포도위에 지는 교정의 가을도 좋아한다 내리쬐는 태양보다 비소리 듣는걸 더 좋아하고 아침에 눈을 떠서 창문을 열었을때 밤새 하얀 눈이 수북히 쌓인 풍경을 좋아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꽃보다 나무를 더 사랑하였다 태안반도에서 안면도에 이르는 곰솔과 간간이 심어진 대숲을 사랑하고 장성에서 담양으로 이어지는 메타쉐퀘이어 터널을 사랑한다
만경벌의 끝간데 없이 너른 평야를 좋아하지만 고부에서 백산으로 계속되는 황톳길도 좋아한다 정선의 비탈진 배추밭과 풍기에서 영주로 이어지는 사과나무 가득한 길을 좋아하고 그리고 그속에서 살아가는 주름가득한 얼굴들을 사랑한다
무엇보다도 나는 딸아이가 아빠하고 부르는 소리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다 그리고 서울 본가에 갔다가 돌아올때 이승의 삶이 얼마 남지 않으셨던 아버지가 창문에 기대어 내가 안보일때까지 하염없이 나를 바라보시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아주 어렸을때 내가 한밤중에 열이 많이 나서 어머니가 나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 가신 적이 있다 그때 어머니등에서 느낀 따뜻한 온기와 살짝 잠들었을때 꿈결에서 들리는 듯 가엾기도 하지하는 어머니의 말씀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나는 어머니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잘알지 못한다 다만 나의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그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어느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반갑습니다 저는 69년부터 73년까지 화곡동에 살았습니다 당시에는 양평동만 지나면 화곡동까지 너른 논밭이 펼쳐져 김포벌판 뒤 뾰족하게 솓은 계양산이 항상 보였습니다 그리고 77~78년 세무공무원할때 김포가 담당구역이라 그앞을 자주 다녔지만 오르지는 못하여 한번 올라가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것들이 많으셔서 좋으시겠어요.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하셔서 세상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일 거에요. 문득 시외버스로 용대리에서 내려 백담사를 지나 수렴계곡을 혼자 산행하던 푸르렇던 젊은 날이 못내 그리워지네요. 다가올 가을에도 사랑할 것들이 많아지리라 믿어봅니다.
첫댓글 너무도 좋은 글과 음악을 아침에 듣습니다 그 산님 글에 적힌 그 모든 거 하나도 빠짐없이 저도 좋아 하고 있답니다 사물과 소리에 나의 사유를 보태면 표현을 다 못해 그렇지 마음의 설렘을 자제하기 힘들 때 많답니다.
반갑습니다. 누구나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것들이 있을겁니다
이보다 더 많겠지만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그중에 으뜸인것은 역시 저를 세상에 있게한 부모님이라 생각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어릴적에는 자주 아프고
엄마의 가슴 졸이는 걱정도
많았었지요
넉넉한 마음에 두루 사랑하는
그 심성이 참으로 곱다고 생각
합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반갑습니다
몸이 매우 약하신 제 어머님은 아들 4형제를 키우시느라 무척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평생 고생만 하시다 일찍 떠나셔서 항상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오호~ 글 내용 좋습니다.
김포 계양산쪽이 고향이셨나봅니다.
저는 한달에 두번정도 계양산을 다니고
있거든요. 집이 인천 부평이라서....(^_^)
반갑습니다
저는 69년부터 73년까지 화곡동에 살았습니다
당시에는 양평동만 지나면 화곡동까지 너른 논밭이 펼쳐져 김포벌판 뒤 뾰족하게 솓은 계양산이 항상 보였습니다
그리고 77~78년 세무공무원할때 김포가 담당구역이라 그앞을 자주 다녔지만 오르지는 못하여 한번 올라가고 싶습니다
@그산
아~ 그러셨군요.
언제 기회가 되어 계양산을 같이 가보는 날이
있기를 바랍니다. 늘 건강한 날들 되시고요.
@적토마 감사합니다 77년초 계양산아래 돼지농장을 조사하러 간적이 있는데
지금은 많이 변했을거 같습니다
참 아름다운 글을 접합니다.
가슴에 사랑이 많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글을 읽으면서 혹시 어디가 불편하시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의 생각이 잘못 되었기를 바라며, 아름다운 글 자주 뵐 수 있기를 기대 합니다..
반갑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아름다운 우리 산야를 홀로 다니기 좋아했습니다
큰 사고를 몇번 당했지만 구사일생으로 살아났고 특별히 어디 아픈데는 없습니다
이곳에 온지 얼마 안되어 자기소개형식으로 윗글을 올려 봤습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즐거운 주말되시기 바랍니다 !
글보면서 참 행복해지는 이유가 뭘까요.
맞아요.
우리 주변에 사랑스런 것들이
이리도 많다는 것.
그래서 마음이 풍족해지나 봅니다.
거실 소파에 앉아 올려다 보는 하늘의
뭉개구름도 참 사랑스런 날입니다.
감사합니다. 비개인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뭉게구름도 두둥실 떠다닙니다
사랑의 눈으로 쳐다보면 뭉게구름도 사랑스럽게 보이는것 같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참 가슴 따뜻한글입니다
보태면 저는 낯선도시에 여행갔을때 해질무렵이 너무좋아요
그리고 그 도시에서
일찍일어나 차타고 어디를 향해서 달릴때 기분도 너무좋아요
좋은느낌 많이 누리며 행복하시길요..^^
반갑습니다 저도 여행을 좋아해서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낯선 도시로 차타고 이동중에 보이는 풍경도 신비롭고 아름다우리라 봅니다
오늘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내가 사랑하는 것들'
잔잔한 감동으로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시인의 눈으로 보시면 더 사랑스런 것들이 많으리라 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것들이 많으셔서 좋으시겠어요.
마음속에 사랑이 가득하셔서 세상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보일 거에요.
문득 시외버스로 용대리에서 내려 백담사를 지나 수렴계곡을 혼자 산행하던 푸르렇던 젊은 날이 못내 그리워지네요.
다가올 가을에도 사랑할 것들이 많아지리라 믿어봅니다.
감사합니다
홀로 백담사에서 수렴동을 거쳐 산행하셨군요
제가 보기에 그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사랑의 마음으로 보면 세상 모든것이 사랑으로 보이나 봅니다
베리꽃님도 사랑가득한 가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너무 좋은글 오늘도 즐겁고 좋은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이제 폭우와 무더위도 지나고 아름다운 계절이 시작됩니다
즐거운 일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
너무 닮은점이 많아서
공감대...섬세한 글체
펜이 됐어요...ㅎㅎ
감사합니다
글솜씨는 없지만 어린시절의 추억들을 생각하며 썼습니다
동시대를 살아왔으니 닮은점도 많고 정서가 비슷하리라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