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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 박태기나무/ 매화나무/ 목련
◆ 꽃이 먼저 핀다/ 정호승(鄭浩承)
매화나무나 벚나무는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목련도 개나리도 진달래도 꽃이 먼저 핀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부터 보여준다.
참으로 순수한 열정이다.
나뭇가지의 어디에 그런 꽃이
숨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겨울에 그들은 한낱 불품없는 나뭇가지에 불과하다.
색깔도 거무튀튀하다. 먼지가 쌓여있고, 가끔
새똥도 묻어 있고, 어떤 것은 검은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어딜 보아도
아무데도 쓰일 데가 없는 무가치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은 놀랍게도 꽃을 피워내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나를 아름답게 한다.
- 정호승의《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중에서 -
▲ 벚나무/ 복숭아나무/ 산수유나무/ 생강나무
● 봄꽃들이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이유
봄마다 왜 몇몇 꽃들은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지 궁금하게 느껴 본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의문을 몰랐다면 이번 봄에 꽃들을 잘 살펴보기 바란다. 학창시절에 배웠듯이 꽃은 봄부터 가지에서 잎이 나고 광합성을 한 뒤에 꽃을 피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개나리나 벚꽃과 같은 꽃들은 봄에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그래서 꽃이 피고 그 꽃잎이 다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난다.
“꽃이 먼저 핀다.”의 정호승 시인은 그 이유를,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부터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시적으로 표현했다. 실제로 봄꽃이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이유는 바로 종족의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남보다 먼저 꽃을 피우면 적어도 다른 경쟁자보다 곤충을 차지할 수 있고 그만큼 꽃가루 운반 확률이 높아진다. 수 십 가지의 꽃이 피어 있는 상황이라면 꼭 자기와 같은 종류의 식물의 꽃가루일 확률이 낮아 질 것이다.
▲ 영춘화/ 진달래/ 앵두나무/ 살구나무
겨울철을 견디고 에너지를 얻기 위해 바쁜 곤충들에게 약간의 꿀이라도 그건 대단한 유혹이니 일찍 무리를 해서라도 꽃을 피운다면 그만큼 수정의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초봄에 꽃을 피우는 것이 말하자면 틈새시장의 개척이라고 봐야 하겠다. 좀 더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꽃은 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즉, 꽃이 피기 위해서는 개화 호르몬 또는 꽃눈 형성 호르몬이 잎에서 만들어져 꽃눈을 형성하고 꽃이 피도록 해야 한다.
단일 식물은 긴 밤, 장일 식물은 짧은 밤의 자극을 받았을 때 개화 호르몬이 생성되는 것처럼, 식물은 밤낮의 연속적, 상대적인 길이 즉, 일조량에 따라 개화 호르몬이 생성되고 꽃눈을 만들어 꽃을 피운다. 이를 광주기성이라고 한다. [광주기성의 감지는 잎에 있는 피토크롬이 감광색소가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꽃이 피기 위해서 또 다른 중요 요소 중 하나가 온도이다. 바로 이 온도 때문에 꽃이 피는 시기가 서로 다르다. [러시아의 생물학자 '루이셍코'가 성공한 춘화처리(春花處理-vernalization/동면(冬眠)) 현상은 저온처리를 하는 동안 개화 호르몬이 생성되어 꽃이 핀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개나리의 경우는, 그 전 해에 형성된 꽃눈이 개화하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 상태가 필요하기 때문에 겨울이 지난 후에 꽃을 핀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개나리의 꽃이 일찍 피는 것이 아니라 늦게 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한 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개나리, 목련 등과 같은 꽃들이 피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면, 봄꽃들이 봄에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고, 지난해 만들어 놓은 꽃눈이 추운 겨울[춘화처리]를 지나 꽃이 늦게 피는 것이다.
꽃부터 피는 식물로는 산수유[호의에 기대], 살구[처녀의 부끄러움, 의혹], 개나리[희망], 진달래[절제, 청렴, 사랑의 즐거움], 목련[숭고한 정신, 우애], 벚꽃[결박, 정신의 아름다움], 매화[고결, 결백, 정조, 충실], 앵두[수줍음], 복숭아[매력, 유혹, 용서, 희망], 철쭉[사랑의 즐거움],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복수초, 앉은부채, 애기괭이눈, 노루귀, 현호색, 갯버들, 개암나무, 생강나무, 올괴불나무, 자두, 박태기나무 등이 있다.
▲ 깽깽이풀/ 산괴불주머니/ 봄구술봉이/ 동강할미꽃
◆ 지중해의 햇빛 속으로, 시칠리아[KB 국민은행 GOLD&WISE WORLD VIEW 2021 02]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햇볕,
환하게 웃는 사람들,
드넓게 펼쳐진 푸른 지중해,
공기마저 느리게 흐르는 나른함.
여행자의 들뜬 마음을 온전히 충족시켜주는 곳,
시칠리아 여행의 추억 속에는 따사로운 햇빛이 가득하다.
▲ 시칠리아 절벽 마을 타오르미나의 자랑거리, 고대 그리스 시대의 원형극장 너머로 에트나 활화산과 지중해가 보인다.
▲ 1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 시칠리아의 봄 평균기온은 13~19℃로 여행하기 좋은 온화한 날이 이어진다. 2 팔레르모 구시가의 중심인 콰트로 칸티
▲ 이탈리아(Italy) 국기(國旗)/ ▲ 시칠리아(Sicilia) 주기(州旗)
▲ 이탈리아 시칠리아(Italy Sicilia) 지도(地圖)
● 시칠리아(Sicilia)의 영어 이름은 ‘시실리(Sicily)’이다. 주도는 팔레르모(Sicilia, Palermo)이며, 9개의 현이 있다. 시칠리아(Sicilia)는 메시나해협을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Italy) 본토인 칼라브리아반도에 인접해 있는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다. 이탈리아와 북아프리카 사이에 자리한 지리적 특성 덕분에 수많은 문명이 이 땅을 거쳐 갔다. 페니키아, 그리스, 로마, 비잔틴, 아랍, 아라곤 왕국에 이어 19세기 부르봉왕조까지 끊임없이 주인이 바뀌는 동안 시칠리아에는 다채롭고 풍부한 문화유산이 형성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보다는 소박하지만, 특유의 개성을 간직한 곳이자 지중해 섬답게 기분 좋은 햇볕과 푸른 바다는 기본이며, 맛있기로 소문난 이탈리아 요리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시칠리아다. 바쁜 도시를 떠나왔다면, 외지인조차 현지인의 속도에 맞춰 느리게 살아갈 수 있는 시칠리아는 여행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듬뿍 안겨줄 준비가 되어있다. 인구는 약 500만명(2020년 추계), 면적 25,711㎢, 언어는 라틴어, 그리스어, 아랍어를 사용 한다. 1만 년 전부터 사람이 살았으며, BC 3세기에 로마 제국 최초의 속주가 되었고 11세기에는 노르만족에게 정복당했다. 18세기에는 부르봉 왕가의 지배를 받다가 1860년에 부르봉 왕가에서 해방되었고 1947년 지방자치권을 얻었다. 오렌지와 올리브, 포도 농사가 발달했으며, 정유업과 화학산업에 기반을 둔 중공업이 확장되고 있다.
▲ 1 팔레르모 대성당 지붕에 오르면 팔레르모 구시가가 한눈에 들어온다. 2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오페라 극장인 마시모 극장. 3 프레토리아 광장 중심에 있는 프레토리아 분수는 완성되기까지 10여 년이나 걸렸다. 총 48개의 다양하고 아름다운 석상으로 장식되어 있다.
지난한 역사의 흔적, 팔레르모
시칠리아의 주도인 팔레르모(Palermo)는 거리 곳곳의 건축물에서 기나긴 세월 동안 이 도시를 두고 벌어진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늠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로마, 비잔틴, 아랍, 노르만, 바로크까지 각 문화의 특징이 영화 속 세트장처럼 오래된 건물과 분수, 성당, 계단의 돌 하나에도 오롯이 깃들어 있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흔적 속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의 현재가 공존한다.
팔레르모는 시칠리아에서 가장 큰 도시에 속하지만, 걸어서 둘러보기에 무리가 없을 규모다. 도시 곳곳을 누비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단연 여러 양식이 혼재된 건축물이다. 여행의 시작이자 건축미의 정점은 콰트로 칸티(Quattro Canti)다. 팔레르모 정중앙에 있으며 ‘네 개의 모서리’라는 뜻의 콰트로 칸티는 각 모퉁이에 있는 건물 외벽에 박힌 화려한 조각상과 분수가 포인트다. 3층 건물에는 수호 성녀가, 2층에는 시칠리아를 통치한 스페인 왕가의 인물 조각상이, 1층에는 분수와 계절을 상징하는 여신 조각상이 있다. 1600년대 도시 재개발로 구시가를 사방으로 나누기 위해 만든 상징적인 건물로 17세기 바로크 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며, 건물 4개가 하나의 작품처럼 여겨진다. 이곳을 기점으로 카포(Capo), 알베르게리아(Albergheria), 라 칼사(La Kalsa), 부치리아(Vucciria)로 지역이 나뉘기 때문에 네 갈래 길 중 어느 곳으로 가도 팔레르모 대표 관광지를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1185년부터 짓기 시작해 약 600년에 걸쳐 건축된 팔레르모 대성당(Cattedrale di Palermo)을 찾았다. 지하에 역대 왕가의 영묘가 있는 대성당으로 이곳을 차지한 세력이 바뀔 때마다 문장과 장식, 유행이 더해져 독특한 복합 양식을 갖추게 되었다. 이슬람 모스크, 비잔틴 양식의 그리스 정교회 예배당을 거쳐, 르네상스기에는 가톨릭 성당으로 시대에 따라 용도가 바뀌었지만 신을 모시고, 사람들이 기도를 하러 찾은 공간이었다는 본질은 긴 세월에도 변함이 없었다. 잠시 의자에 앉아 남은 여행을 위해 기도를 드렸다. 성당 내부에는 보물실이 있어 왕가의 유품을 둘러볼 수 있는데, ‘신께 의지하며 가호 아래’라는 뜻의 아랍어를 새겨 1220년에 제작한 페데리코 2세의 아내 콘스탄체의 왕관은 전설 속에 등장하는 눈부신 보물 그 자체였다. 건물 구경의 백미는 옥상, 전망대다. 높고 가파른 계단을 오를 때마다 망설여지지만 역시나 실망한 적은 없다. 지붕 가운데에 평평한 길과 펜스를 설치해 안전하게 팔레르모를 사방으로 둘러볼 수 있으니 꼭 오르길 권한다. 파란 하늘 아래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지붕에 서서 이 오래되고 아름다운 도시를 내려다보고 있자니 꿈을 꾸는 듯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팔레르모는 시칠리아 마피아의 본거지로도 잘 알려진 곳이다. 마피아 하면 떠오르는 영화 <대부> 3편의 엔딩 신 촬영지가 팔레르모에 있다. 마시모 극장(Teatro Massimo)이 그곳으로 극 중 오발된 총에 딸이 즉사하자 알파치노가 소리없이 오열하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오페라 극장이며 1,300여 명까지 수용할 수 있고 정문에는 이탈리아의 국민 작곡가 베르디의 동상이 있다.
골목을 누비다 다다른 시청사 앞에 위치한 프레토리아 광장(Piazza Pretoria)에는 ‘치욕의 분수’라는 별명의 분수가 있다. 16세기 피렌체 출신 조각가 프란체스코 카밀리아니가 만든 프레토리아 분수는 대리석으로 조각한 님프 조각상으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마치 로마의 트레비 분수를 연상시킨다. 분수가 만들어졌을 당시, 도발적인 누드 조각상은 가톨릭 미사를 드리러 광장을 오간 독실한 신자들에게 못마땅한 존재여서 ‘치욕의 분수’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현지인과 여행자에게도 사랑을 받고 있으니 다행일 따름이다.
▲ 1 가장 시칠리아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발라로 시장에서는 지중해의 햇볕을 머금고 자란 여러 종류의 식자재를 구경할 수 있다. 2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에서도 파스타 소비량이 높은 곳으로, 식당에서 이름 모를 파스타를 주문해도 지중해의 신선한 재료가 어우러진 맛은 실패가 없다. 3 시칠리아 대표 길거리 음식 아란치니.
누구나 만족시키는 원조의 맛
아침부터 부지런히 걸으며 여행하다 보니 허기가 밀려온다. 맛집을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현지인이 먹는 음식과 식자재를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는 재래시장은 언제나 흥미롭다. 발라로 시장(Mercato di Ballarò)은 팔레르모에서 제일 큰 시장이다. 규모가 워낙 커서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지중해의 햇살을 받으며 자란 싱싱한 포도와 토마토, 레몬 등 온갖 과일이 풍성하다. 바다가 지척인 섬답게 대구, 홍합, 오징어 같은 해산물과 다양한 크기의 올리브, 각종 치즈를 파는 상점도 즐비하다.
젤라토 가게에서 수십 종류 중 고심 끝에 피스타치오가 듬뿍 들어간 시칠리아노(Siciliano) 맛을 골랐다. 쫀득하면서도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맛은 다른 일반 아이스크림과 차원이 다르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 요리의 고향이라고도 할 정도로 질 좋은 식자재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음식 문화가 발달했다.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파스타는 어떤 가게에서 먹어도 합리적인 가격에 ‘인생의 맛’으로 꼽을 만큼 맛있다. 조개가 메인인 봉골레 파스타나 치즈와 토마토를 넣어 상큼하게 만든 펜네 아라비아타, 크림 대신 달걀노른자를 이용한 카르보나라 등 간단해 보이는 재료로 만든 파스타 한 입에 입 안에서 미식 축제가 펼쳐진다. 파스타를 워낙 좋아해 집에서도 수준급으로 요리를 해 먹는 동행 역시 원조의 맛은 따라갈 수 없다며 끼니마다 파스타 예찬을 늘어놓았을 정도다.
시칠리아 전통 음식인 아란치니(Arancini)도 빼놓을 수 없다. 마치 고로케 같은 생김새로 ‘작은 오렌지’라는 뜻의 아란치니는 저렴한 가격에 배를 채울 수 있는 간식이다. 버섯, 가지, 고기 등 가게마다 들어가는 재료는 다르지만, 라구소스나 미트· 토마토소스에 콩과 밥, 모차렐라 치즈 등을 섞어 동그랗게 뭉쳐 빵가루를 입힌 다음 튀긴다. 신선한 토마토소스의 맛에 고소한 치즈와 고기가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할 대중적인 맛이다. 아무리 맛있는 파스타, 피자도 매 끼니 먹다 질려서 밥이 그리워지면 아란치니를 사 먹고는 했다. 부담 없는 가격에 길거리, 가게 등 어디서나 눈에 띄니 우리나라 떡볶이처럼 손이 자주 갔다.
▲ 1 조용하고 한가로운 항구도시 체팔루. 2 아그리젠토 ‘신전의 계곡’에서 보존 상태가 가장 온전한 콘코르디아 신전. 3 여전히 활동 중인 에트나 산에서 가까운 도시 카타니아
색다른 매력, 시칠리아 근교 도시
시칠리아 여행에서 팔레르모 근교 도시를 둘러보는 것은 필수다. 팔레르모가 현대 도시의 모습을 갖췄다면, 가까운 소도시에서는 더 소박하고 일상적인 순간을 자주 마주했다. 체팔루 (Cefalù)는 팔레르모에서 기차로 50분이면 닿는 작은 항구 도시로, 감동적인 스토리와 엔니오 모리코네의 감미로운 음악으로 사랑받는 불후의 명작 <시네마 천국>의 배경지다. 감독이었던 주세페 토르나토레는 고향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시네마 천국>을 만들었다. 극 중에서 어린 토토의 친구였던 알프레도가 마을 사람들이 모두 영화를 볼 수 있도록 극장 밖으로 영사기를 돌린 명장면을 촬영한 곳이 체팔루다. 세트장이었기 때문에 영화 속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어디서나 바다와 모래사장이 보이는 평화롭고 아기자기한 마을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관심이 많다면 아그리젠토(Agrigento)를 방문하자. 고대 그리스 시기, 인구가 20만 명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던 아그리젠토의 기원인 도시 아크라가스(Akragas)의 중심지 ‘신전의 계곡(Valle dei Templi)’에는 100여 년에 걸쳐 세운 신전이 여러 개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숱한 전쟁과 훼손으로 무너진 유적지 중 운 좋게 살아남은 신전은 성한 곳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상상의 나래를 펼쳐 그 위용을 짐작해본다. 기원전 5세기에 지어 도리아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는 콘코르디아(Concordia) 신전은 한때 교회로 사용되었기에 가장 잘 보존되어 있다. 가장 많이 훼손되어 기둥 하나 없는 제우스 신전은 남아 있는 기록으로 보아 다른 신전보다 2~3배는 컸던 것으로 추정한다. 헤라 신전과 헤라클레스 신전 말고도 곳곳에 거대한 조각상이 방치되어 신비한 분위기를 더한다.
그 외에도 여전히 끓고 있는 활화산인 에트나산으로 가는 기점 도시 카타니아(Catania), 해안가 200m 절벽 위에 지어진 작은 마을 타오르미나(Taormina) 등 근교 여행에 여러 날을 할애해도 좋을 정도로 도시마다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태양 아래 오랫동안 간직해온 고대의 아름다움과 맛있는 음식, 싱그러운 현재가 공존하는 시칠리아를 두고 <이탈리아 기행>을 쓴 독일의 철학자이자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시칠리아를 빼놓고 이탈리아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모든 것에 대한 열쇠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바로 이곳 시칠리아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글과 사진: 문.무( 文 武) 체육회 cafe), 국민은행 사보 GOLD & WISE, 2021년 2월호, 이지윤(에디터), 생태사진: 고앵자.이영일 (전)문화재청사진기자, 생명과학 사진작가)] (이영일·고앵자(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 콰야(Qwaya), ‘아마도 행운이 찾아올 거야’, Mix Media on Canvas, 91×117cm, 2020.
" 작업이 왜 다 슬퍼보이고 우울해보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작업을 할 때 딱히 슬프거나 우울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억지로 웃으면 힘드니까, 미소지는 것이 오히려 지칠 때가 있으니까 그냥 무표정으로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다른 시선보다는 스스로에게 솔직한,편한 표정이라고 해야할까.
Qwaya "
눈길을 사로잡는 알록달록한 색감, 투박하지만 일상의 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그림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감성. 젊은 컬렉터들의 적극적인 지지 속에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작가 콰야의 작품이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활동으로 최근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를 든 소년과 소녀의 무심한 표정이 따뜻한 색감과 잘 어우러진다. [국민은행 GOLD & WISE GALLERY BANK,]
첫댓글 한올 김순자 스승님
감사합니다.
어제는 봄비가 봄을 마중 하고 갔습니다. 즐겁고 아름다운 시간 이어가셔요.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
고봉산님
정호승의 시를 처음 읽는데 이유를 설명하는듯 한 풀어쓰기에 마지막 멋진 마감글로 장식하는 특징이 있네요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이유도 읽어보니 고개가 끄떡여지고 일찍 피는 아름다운 봄꽃 사진까지 보여주시니 금상첨화네요
이태리 시칠리아 하면 미국의 마피아가 대부분 시칠리아 출신이라는 정도만 알았는데 최고의 풍광과 풍부한 다문화유산의 흔적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군요
잘 감상했습니다.
한올 김순자 스승님
내가 좋아하는 정호승 시인의 멋진 시도 감상 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