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야구할때 버려야 할 아까운것들..."에 관해서
읽어보고 생각해 보시길........ㅋㅋ
앨런 슈월츠
ESPN.com
어떤 거라도 좋으니 야구 규칙을 개선하기 위한
충고를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성조기에 그려진 촌스런 별들을 없애버리자고요?
아, 그건 좀 심하군요.
사실 안정적인 야구 규칙은
야구 경기가 지니고 있는 매력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야구 규칙은
5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매번 패스방해 규칙을 적용시키며 노닥거리곤 하는
NFL 규칙과는 격이 다릅니다.
오늘날의 야구 경기는 100년 전과 마찬가지로
어떤 팬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이 사실이 야구 경기가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몇 년간 경기 진행 중에 발생되는 시간낭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던
MLB 운영위원장 샌디 앨더슨은 심판들의 공정한 판정을 유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보다 객관적인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는데 기여했습니다.
따라서 다른 규칙들도 개선된다면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는 시즌 개막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열 가지 야구 규칙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스트레이트 볼 넷에는 주자들의 추가 진루를 부과하라
야구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베이브 루스나 테드 윌리엄스처럼
어느 시대에나 너무 두려운 나머지 피하게 되는 타자들은 존재해 왔습니다.
하지만 배리 본즈에게 일어나고 있는 해프닝은
차마 쳐다보기도 싫은 웃지 못할 광경입니다.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두고 비어있는 베이스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배리본즈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의사구를 얻거나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는 오지도 않는 투구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뿐입니다.
덕분에 본즈는 상대팀이 멋진 드라마를 연출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게
자신의 귀중한 타석을 기꺼이 희생시킬 줄 알만큼
착하디 착한 타자로 변신해 가고 있습니다.
배리 본즈는 지난 시즌 61개의 고의사구를 얻어냈습니다.
한 경기에서 특정 타자에게 던질 수 있는 고의사구의 회수를 제한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떤 워크가 고의적인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쓸모가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건 어떨까요?
"연속 볼 네 개로 주어지는 워크에 대해서는
주자들이 추가 진루할 수 있다."
만약 연속 볼넷으로 주자들이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하게 된다면
장담하건데 위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본즈든 본즈가 아니든 간에
어떤 투수라도 쉽게 도망갈 수는 없을 겁니다.
이렇게 되면
타자는 적어도 한 번은 타격 가능한 투구를 상대할 기회를 얻게 될 거고
그 다음에는 타자를 유인하든 1루로 걸려 보내든,
그것은 투수의 자유에 맡기면 되겠죠.
이 규칙은 타자의 출루에 의해서라기보다는
투수가 더 많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게 함으로써
득점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이 규칙은 현재의 시스템에 비해
더 치기 힘든 스트라이크들을 던질 수 있게 해주는
스트라이크 존의 확대를 통해 보완되어야 합니다.
그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강타자들을 피해 도망가는 투구가 줄어들고 워크는 감소하면서
경기는 훨씬 박진감있게 전개 될 것입니다.
경기시간은 아마도 늘어나게 되겠지만
체감 상으로는 느끼기 힘든 정도에 그칠 것입니다.
아무리 전술의 일부라고는 하더라도
그 동안 투수에게 일방적으로 도망갈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온 것은
투수와 타자가 대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지루할 정도로 길게 늘여버리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이 새로운 규칙을 적용하면
투수가 적어도 한번은 커버를 내리고 펀치를 뻗게 만들면서도
투수와 타자간에 존재하는 수 싸움은 여전히 계속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이닝 중간에 교체된 투수에게 해당 이닝을 끝낼 의무를 지게 하라
양 팀이 3 대 3의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8회입니다.
오른손타자가 리드오프로 타석에 들어섰고
대기 타석에서도 오른손타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아웃에서는 수비팀 감독이 천천히 걸어나오고
화려한 무도회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다음에 내보낼 투수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그라운드로 나오기 전부터 시간을 끄는 매치업 매니아 감독이
한 타자를 상대할 때마다 매번 다른 셋업맨을 등장시키며
경기의 흐름을 끊어버리는 이와 같은 광경은
어느 경기에서나 우리가 흔히 보게되는 장면입니다.
그 다음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대로입니다.
이번 이닝은 마치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마운드에서 벌어지는 작전 회의를 지나 수많은 광고들을 거쳐
구원투수의 하염없는 웜업투구까지 끝나고 난 20분 뒤에서야 겨우,
박진감은 저 멀리 사라지고 이미 시들해져버린
2분 정도 될까말까한 실제 경기를 구경할 수 있게 됩니다.
매치업에 따른 대응은 분명 대단히 세련된 전술의 일종입니다만,
요즘 경기에서는 지나치게 남발되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오늘날 야구 경기에서
타자들은 일반적으로 타격과 더불어 수비와 주루플레이까지 강요당하는 반면
지나치게 많은 투수들이 한가지 임무를 띤 스페셜리스트로 분화되어
드라마틱한 경기 흐름을 망쳐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메리칸리그에서 활용하고 있는 지명타자 제도는
이닝 중간의 투수 교체를 초래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합니다.
"이닝 중간에 교체된 투수는 부상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그 이닝이 끝날 때까지 투구해야만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면
선발투수가 시작한 이닝의 투수교체는 이 규칙의 예외 조항으로 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7회 1아웃 상황에서 피로를 느끼는 선발투수가
감독에게 자신을 강판 시켜 달라고 이야기를 꺼내기도 어려울 것이 분명할 테니까요.
하지만 불펜의 "마지막 남은" 구원투수가 지쳐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것은 분명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사실 메이저리그 투수가 아웃카운트 몇 개를 잡아낼 능력이 없다는 게 말이 될까요?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듯이 이 규칙도 완전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구원투수가 상대해야 하는 타자의 수를 한 명이 아닌 두 명으로 늘이는 것과 같은
보다 간단한 규칙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어쨌든
승부처에서 시간을 질질 끌며 박진감을 떨어트리는 것을 막기 위해
구원투수들이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도록 하려면
무언가 변화를 꾀해야만 할 시점인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너무 개인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두 손모아 간절히 기도하는 것처럼
감독들과 투수코치들이 제발 마운드까지 뛰어가기를 바라는 것은
역시 무리일까요?
저는 조니 투수코치가 그라운드로 나가기 위해 웜업하는 데는 시간이 좀 필요하고
바비 콕스 감독이 고령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투수 마운드가 감독이나 코치를 잡는 도살장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그래디 리틀 감독만은 그렇게 여기는 것도 같지만...
3. 고의적인 HBP에 대한 경고 조항을 삭제하라
공식 야구 규칙 8조 2항 (d)에는
투수가 고의적으로 타자의 몸을 맞추려고 투구했을 경우
심판이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지에 대해 쓰여져 있습니다.
이 경우 심판은 즉시 투수를 퇴장시키거나 관례대로 투수에게 1차 경고를 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다음과 같이 쓰여진 (2)번 조항입니다.
"심판은 양 팀의 감독과 투수에게
이런 고의적인 투구가 다시 일어나는 경우,
감독과 해당 투수 또는 해당 투수를 대신한 교체 투수를
즉시 퇴장시킬 것이라고 경고할 수 있다."
이 조항은 너무 많은 논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볼 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실수로 타자를 맞추었던 많은 투수들이
심판의 퇴장 명령을 받아왔다는 것입니다.
특히 1차 경고 이후에 몸쪽 깊은 공일도 들어오는 경우에는
양 팀간에 격렬한 말다툼이 벌어지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그동안
어린 투수들이 분명히 브레이킹볼을 구사하다가 실수를 저질렀을 뿐임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타자를 맞춘 바보 취급을 받으며 퇴장 당하는 모습을
얼마나 많이 봐왔습니까?
심판은 이런 상황에 대해 개별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고 조항은 심판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해서
그들에게 불필요한 퇴장 명령을 강제합니다.
4. 타자의 보호대에 공이 맞는 경우는 HBP로 인정하지 말라
우리는 많은 요즘 타자들이
바깥쪽 공을 보다 쉽게 공략하기 위해 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설 수 있는 것은
플라스틱 팔보호대를 비롯한 여러 장구들의 착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제한하려던 MLB의 시도는
잠재적인 부상 가능성을 안고 있는 타자들은 스스로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선수 협의회의 반대논리에 부딪혀 무위로 돌아갔습니다.
아마도 이 규칙만큼은 앞으로도 절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뭐, 다 좋습니다.
타자들은 오로지 보호를 목적으로 그 장비들을 착용한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만약 심판이 타자의 몸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는
타자의 플라스틱 보호대에 공이 맞았을 경우
그들은 1루 진루를 보상받을 필요가 없겠군요.
이런 규칙은 보호대 착용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수는 없겠지만
보호대의 남용을 억제하는 효과는 낼 수 있을 겁니다.
5. 드래프트 픽의 트레이드를 허용하라
지난 십 년에 걸쳐 아마추어 야구 선수 드래프트 제도는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매년, 상위 선택권을 몰려있는 스몰마켓 팀들은
고액의 계약금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로 몇 몇 최고급 선수들을
포기해야만 합니다.
자기 팀에 절실히 필요한 탑 유망주들을 넉넉한 구단의 품으로 보내면서
그 팀들은 결국 B급 선수들에 만족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마우어
이 문제는 팀 간의 드래프트 픽을 트레이드 할 수 있게 허용한다면
개선될 수 있습니다.
메이저리그는 멍청한 구단들이
자기 팀의 미래조차 모두 팔아치워 버릴지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시작한 1965년 이래로
드래프트 픽의 트레이드를 금지해오고 있습니다.
드래프트 전후로 구단간의 픽 트레이드가 가능하다면
1번 픽의 가치는 훨씬 더 높은 효용성을 지닐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사례들 가운데 한가지만 들어보죠.
2001년 트윈스가 1번 픽을, 컵스는 2번 픽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트윈스가 값비싼 마크 프라이어 대신
지역 연고 출신의 준비된 포수 조 마우어를 뽑을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마우어가 탑 유망주이긴 했지만 분명 프라이어에 비할 바는 못되었습니다.
만약 트윈스가 드래프트 픽을 트레이드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면,
프라이어와 계약할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1번 픽을 컵스의 2번 픽과 트레이드하면서
선수, 현금, 또는 3 라운더와 같은 다른 소득을 얻을 수는 있었을 겁니다.
아니면 나머지 구단들과 다양한 딜을 협의할 수도 있었을 테고 말이죠.
기존 선수들이 각 구단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드래프트 픽을 트레이드하는 것은
다른 스포츠에서만큼 팬이나 언론의 시선을 사로잡는 대단한 뉴스거리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흥미로운 관심사임에 분명합니다.
현재의 메이저리그의 드래프트는
각 선수들의 재능보다는 돈 문제와 더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규칙은 가난한 팀들에게 더 많은 옵션을 제공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관계자들도 방침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6. 퀘즈텍 시스템을 전면 시행하든지 완전 파기하든지 결정하라
앨더슨이 끔찍한 심판 판정을 개선하기 전인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스트라이크 존은 그야말로 휘날리는 눈발처럼
똑같은 스트라이크 존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종잡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눈에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좁았습니다.
여러분이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매 경기마다 300명이나 되는 심판의 서로 다른 판정을 통제하기 위해
퀘즈텍이라고 불리는, 심판 판정의 공정성을 모니터 할 수 있는 카메라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이 생겨났습니다.
이 때부터 심판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판정을 재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작년을 기준으로 오직 열 세 곳의 구장에만 퀘즈텍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커트 쉴링이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한 대의 카메라를 부숴 버렸던 것처럼
많은 선수들에게 퀘즈텍의 설치 유무에 따라 심판 판정이 달라진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앨더슨은 소위 퀘즈텍 구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비 퀘즈텍 구장의 31.6 퍼센트보다 높은 32 퍼센트의 스트라이크가 선언되었다는 사실이
퀘즈텍 시스템의 효과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아주 좋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더 많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반기고 있으니까요.
비록 그 실질적인 차이가
300 번의 투구 당 스트라이크 한 개 정도에 불과할 만큼 미세하다고는 해도 말이죠.
그러나 이 시스템 도입의 목적이 스트라이크 존의 표준화라면,
다시 말해 서로 다른 심판이 자신들의 고유한 존을 버리지 않는다거나
같은 심판이 날마다 다른 존을 적용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다면,
조정 가능한 모든 조건들에 대해 통일된 기준을 적용해야만 합니다.
그러니 모든 구장에다 퀘즈텍을 설치하든지,
아니면 모든 구장에서 퀘즈텍을 철수시키든지
양자택일을 하세요.
7. 팀 실책을 부과하라
좌익수 쪽으로 플라이 볼이 날아가고 있습니다.
좌익수와 중견수가 동시에 공을 향해 달려갑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콜을 부르지 않은 채 서로에게 미루면서
공은 결국 땅에 떨어지고 맙니다.
그리고 어느 한 선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실책도 기록되지 않습니다.
이런 장면에서조차 야수 개개인에게만 실책을 부과하는 것은
수비 기록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 멍청하기 짝이 없는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투수들의 방어율에는 불필요한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한 명의 야수가 저지른 실책으로부터는 투수를 보호하면서도
두 선수가 동시에 저지른 실책에 대해서는 투수의 불운으로 치부해 버릴 뿐이라면
확실히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공식 기록원이 한 명의 선수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을 경우에는
팀 실책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 방안은 아마도 헨리 채드윅의 시대,
혹은 적어도 60년대 레오나르드 코펫 시대부터는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습니다.
경기 기록이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필드에서 발생하는 모든 플레이에 대한 크레딧이나 책임을 부여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경기 기록은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채로
얼렁뚱땅 넘겨버리고 있습니다
8. 웨이버 규칙을 재정비하라
야구의 웨이버 규칙은
NFL의 쿼터백 공격지수 산출법에 비견될 만큼 너무 복잡한 나머지
MLB의 웨이버 실무담당자들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이 규칙에 대해 설명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공식 야구 규약집은 웨이버 규칙을 규정하기 위해,
"...에 기인하여"라든지 "...에 우선하여" 따위의 어려운 수식으로 꾸며진
"양도", "만료", "철회", "개시" 등과 같은 상상 가능한 모든 전문 용어들을 총동원해
제아무리 끈기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결국 포기하게 만들어 버리는,
무려 여덟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만약 웨이버 규칙을 한번 읽고 나면 "계약서"의 "계" 자만 봐도 진저리 치면서
여러분의 아파트 계약서를 믹서기에 넣고 갈아버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웨이버 기간은 주 단위나 월 단위처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으며
메이저리그 웨이버 방식에는
공개 웨이버, 임의 웨이버, 무조건부 방출 웨이버 등의 여러 방식이 존재합니다.
조건부 웨이버로 불리는 것도 있다구요?
쉽게 말해 여러분의 애인이 다른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게
조건부 웨이버라고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더 이상은 묻지 마세요.
각 구단은 혹시 웨이버 규칙을 위반하는 것은 아닐까하고 언제나 노심초사합니다.
구단 측에서는 아무리 간단한 선수 변동 사항이라 할 지라도
커미셔너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서는 이렇게 물어보곤 하죠.
"이번에 저희가 이 선수에 대해 마이너리그 옵션을 행사하려고 하는데요,
그래도 괜찮은가요?"
구단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사이에서
선수들을 작위적으로 이동시키는 것을 막는다는
웨이버 규칙의 취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 규칙은
야구 관계자들조차도 일반인에게 그것을 설명하는데 난색을 표시할 정도로
지나치게 복잡해져 버렸습니다.
어떤 단장은 저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장담하지.
이 바닥 사람들의 95퍼센트, 아니 99퍼센트 정도는
웨이버 규칙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거야."
야구계에는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을지도 모르지만
웨이버 규칙을 보다 알기 쉽게 정비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시급한 과제로 보입니다.
9.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연장하라
현존하고 있는 두 가지 데드라인,
웨이버가 필요 없는 7월 31일과 웨이버를 동반해야하는 8월 31일 즈음이면
해마다 수많은 뉴스거리들이 넘쳐나며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어떤 팀이 어떤 선수를 왜 트레이드 해야만 하는 지에 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집니다.
문제는 많은 팀들이
FA로 풀릴 선수들을 컨텐더들에게 넘겨줘 버리고
두 달 반이나 남은 시즌을 포기해야만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면서
7월 한 달을 전부 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7월 한달 동안
썩은 고기라도 차지하고 말겠다는 듯 먹이감을 찾아
침흘리며 주위를 배회하는 컨텐더들은
피라냐 떼를 연상시킵니다.
그러나 만약 두 데드라인을 한 달씩 뒤로 연장한다면
이 상황은 개선될 수 있습니다.
데드라인이 연장되면
더 많은 팀들이 6월에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개막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시즌을 안락사 시켜버리는 팀들의 숫자도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패넌트 레이스 결과는
더 이상 임시로 고용한 용병들에 의해 좌지우지되지는 않을 것이고
소속팀에서 보다 오랫동안 뛰게 될,
원 소속팀 선수들의 손에 의해 결정될 수 있을 것입니다.
10. 포스트시즌 로스터 규정을 개정하라
여러분은 비달 칸델라리아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렇다면 케이시 디그루트는 어떻습니까?
분명 여러분은 저 이름들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두 선수의 이름은 양키즈의 1999년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 있었으니까요.
좋아요, 어쨌든 여러분은 저 선수들이 실제로 뛰는 것을 보지는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양키즈는 여러분이 저들의 플레이를 볼 수 없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죠.
평범한 마이너리그에 불과했던 칸델라리아와 디그루트가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가게 되었던 이유는
단지 그들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는 상태여서
8월 31일 데드라인 이후에도 다른 선수들과 교체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규정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으로 현역 25인 로스터와 부상자 명단에 들어있는 선수들만이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규정상으로는
비록 포스트시즌 이전에 이미 부상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포스트시즌 로스터 상의 부상자에 해당되기 때문에
부상 선수는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올라있지 않은
다른 선수로 교체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런 특별한 선수교체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1999년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이후
양키즈는 그들과 대럴 스트로베리, 클레이 벨린저를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해 플레이오프에서 스트로베리는 15타수 5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두 개의 홈런을 곁들였죠.
2002년 9월 초에는 에인절스도 이런 규정상의 허점을 이용해서
그 해 5월 11일 이후 계속 부상자명단에 올라있던 투수 스티브 그린을
촉망받는 유망주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를 교체하면서
놀랄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뒤늦게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어온 로드리게스는
10월 한 달 내내 위력적인 모습을 선보이며
애너하임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것입니다.
규정을 다음과 같이 손보면 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습니다.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들 수 있는 선수는
8월 31일 기준으로 현역 25인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과,
a) 당해 시즌 메이저리그 경기에 출장한 경험이 있으며
b) 다리가 부러지거나 어깨 회전근이 찢어지는 등의 심각한 부상을 당하지 않아서
이후 포스트시즌 경기에 충분히 출장 가능한 선수로 제한한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이후 부상이 발생할 경우에 교체 가능한 선수는
8월 31일 기준으로 40인 로스터에 들어있는 선수로 제한한다.'
첫댓글 100글자이상적지말랫지.. 이걸 어떤미친놈이 다읽고잇냐? ㅡ.ㅡ
하하하하하 스크롤 압박 심하다 했었지만 하하하 이룬.
zzz.... 드르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