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 정의인가요? 요즘 세태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이 정의를 구현하지 못합니다. <콜리니 케이스 The Collini Case>라는 독일 영화가 있었습니다. 한때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 장고 Django의 주인공으로 인기를 끌었던 프랑코 네로가 콜리니 역을 맡았습니다. 나치 독일군이 이탈리아 몬테카티니 마을에서 나치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공격을 받고 2명이 죽었습니다. 이에 나치 장교는 마을 사람들에게 보복하기 위해 20명의 무고한 마을 사람을 총살합니다. 이때 콜리니라는 아이의 아버지도 총살당하는데 독일군 장교는 콜리니를 꼼짝 못 하게 붙들고 아버지가 총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합니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몸서리쳐지는 장면이었습니다. 훗날 콜리니는 어느 고급호텔 스위트룸에서 대기업 회장을 총살합니다. 그 기업 회장은 바로 그의 아버지를 죽인 독일 장교였습니다. 그는 목적을 이루었기에 자수하고 독일 법정에 서게 됩니다. 독일은 드러 법을 제정해 전범들의 범죄에 공소시효를 두어 수많은 독일 전범들에게 면죄부를 주었고, 살인자 독일군 장교도 그렇게 면죄부를 얻어 떵떵거리며 살았던 겁니다. 천인공노할 전범戰犯에게 면죄부를 준 법정에서 콜리니를 변호하는 신출내기 변호사는 말합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범죄자들이 기소되지 않는 게 정의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증인으로 나온 법학 교수가 대답합니다. 법은 법으로 존재한다고. 정의를 구현하는 게 법이 아니라는 말로 들립니다. 그래서 피고 변호사는 다시 묻습니다. 이게 우리가 믿는 법의 질서냐고.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법 운용과 집행을 바라보면서 지금도 많은 이가 정부에 똑같이 묻고 있습니다. 법을 믿어도 되나요? 유전무죄라는 말이 나온 이유를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