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얘들아! 나 오늘 사내 축구시합시합 하다가 자살골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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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키퍼의 눈을 속이는 완벽한, 아주 기가 막힌 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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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대편 선수는 환호하고, 박수치고 난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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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 운동 잘한다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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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근데 내가 자살골을 넣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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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이런 경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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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는 막상막하였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우리팀이 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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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월요일부터 얼굴들고 회사 못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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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경기는 출장하지 않으려고-친구 아들 돌잔치가 있어서 얼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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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추고 가려고 했었는데-운동화에 긴바지 입고 왔는데 첨에 선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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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족해 어쩔수 없이 어눌한 차림으로 공을 차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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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몸도 안좋고 해서 운동량이 별로 없을것 같은 최종수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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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기로 했다. 그것도 10분 정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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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식간에 일어났다. 그렇게 넣으라고 해도 못 넣을 것 같은 기술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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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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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끝나고 뒷풀이하고 남직원 몇몇이 두명씩 세팀을 만들어 당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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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쳤다. 근데 쿳션 젤먼저 들어가서 역전패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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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되는거 하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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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날은 일찍 들어가서 파스 붙이고 자는게 상책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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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너희들도 평소에 운동 열심히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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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 느꼈다. 이런 찜찜한 기분. 생각하고 몸하고 따로 노는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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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편한것만 추구하다 보니 몸이 이렇게 무거워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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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하튼 오늘 그일은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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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히려 내게는 잘 된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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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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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월요일은 진짜 걱정되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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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장 사람들은 안왔지만 금방 소문이 퍼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