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야, 어제 대망의 첫사저가 발매되자마자 뮤비 보고 나서, 계속 멍한 상태였어. 머릿 속에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떠올라서.
근데, 이제 좀 알 것 같아.
첫사저는 사랑하던 누군가에 대해서 아픔이 쌓이고 쌓이다가 마침내 마음 속에서 완전히 지워버릴 때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것이라고 봐.
사실, 나도 예전에 한동안 좋아하던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아도 계속 내탓만 하다가, 이게 오랫동안 반복되니까, 결국에는 마음 속에서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이런 저주를 마음 속으로만 하며 뒤도 안 돌아보고 잊은 적이 있어.
내가 INFJ라서 그런 것도 있을 거야. 유주도 INFJ라서 그런 것도 있을 것 같아. 어떻게 하면 상처를 주는지도 너무 잘 알고.
그런데, 이렇게 하고서야, 그렇게 내게 상처주던 상대가 다가오는 경우가 많고, 솔직히 말해서 그런 모습이 보기 싫어지고, 한이 풀려서인지 통쾌하게까지 느껴지더라.
저주라고 표현했지만, 이게 진짜 사람의 진솔하고 자연스러운 심리인 것 같아. 성격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뮤비에서 유주가 한강에서 뛰어내리는 것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을 의미하는 거잖아.
저주는 저주를 건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말이 있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유주를 탓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이렇게까지 진솔한 내면을 당당하게 표현한 첫사저의 의미가 정말 크고, 뮤즈 때 유주가 예고했던 의미를 알겠어.
'너는 왜 음악이 되었어. 내 옆에서 사랑이 되었어야지.'랑, '모든 걸 다 가져놓고도 불안함을 못 이기던 너' 이 두 파트가 특히 가슴을 후벼파ㅠㅠㅠ
특히 '너는 왜 음악이 되었어 내 옆에서 사랑이 되었어야지'의 표현력이 끝내준다.. '되었어야지'할 때, 한숨을 쉬며 말하듯이 부르는 목소리도 백미야.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니까, 아직은 미움이라는 사랑이 남아있는 목소리와 표정이 너무 깊어서 막 붙잡고 싶어.
그런데, 정말 마음이 아픈 이유가, 상대도 나빠서가 아니라 불안을 못 이겼기 때문이잖아. 어쩌면 모든 걸 다 가져놓고도 그것이 자신의 망상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몰라.
하지만, 유주가 정말로 모든 사랑을 주었던 거잖아.ㅠㅠ
그걸 깨닫는 순간에 모든 것이 끝나는 거니까, '네가 그 손을 뻗으면 사라질 거야'라고 한 거구나.
선이 그어진 메모장이라서 빈칸이 유난히 허전하게 느껴져. 리플라이의 '남은 칸에 모여'와는 정반대의 느낌이야.
확실한 음악세계를 구축했다는 말도 어느 정도 알 것 같아. 따라랏이 나왔을 때에 유주만의 색깔이 특히 뚜렷하고 폭발적이었는데, 따라랏이 준 빛과 어둠의 조합이 너무도 강렬했어. 그런데, 이번에는 유주의 어두운 내면이 적나라하게 나오면서 빛과 어둠이 섞여서 두가지가 계속 돌고 도는 느낌이야. 그래서 더 몰입되고 계속 빠져들어! 그래서 컨포 나올 때에도 회색이 나왔던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