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잊기로 했어요.
고등학교 때 만났던 당신은 이미 몰라 볼 정도로 바뀌어져 있었죠.
우린 다시 만났어요.
하지만 하필이면 왜 경찰과 범죄자일까요.
난 당신을 아직까지 사랑하고 있는데, 법은 당신을 체포하길 원하고 있네요.
법과 사랑-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려 하는데 난 고민이에요.
당신은 내가 어땠으면 하나요.
말해주세요- 하지만 지금의 난 아무것도 믿을 수 없어요.
슬픔만이 내게 남아있네요. 정말 난 어떡하면 좋죠….?
WANTED!
정말 사랑했었던 사람이 떠나가 버리고….
“이윤서. 너 경력이 겨우 2년 밖에 안됐는데 범죄자 잡는데에는 니가 최고였어.
아까 무척 너를 칭찬하시더라, 하희연 선배님 말이야.”
“어…?”
이윤서. 나이 25세.
난 이미 결혼 같은 것은 포기하고 살고 있다. 지금 내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임무가 있기에 겨우 결혼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모처럼의 휴식 시간.
난 자판기에서 밀크 커피를 하나 뽑아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내 귀엔 MP3 플레이어가 돌아가고 싶었다. 나보다 훨씬- 은 아니지만 나이가 어린 그룹의 노래였다.
“무슨 노래 듣는 거야?”
“JNC의 ‘너의 의미’.”
“니가 왠일로 그런 낭만적인 노래를 듣는 거야?”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너무 하다 싶었다. 난 그렇게 차가운 여잔 아닌데…
“이윤서 황진영. 일이 생겼다.
등록번호 200981. 김신우, 사기죄인데 지금 도망 다니면서 예전보다 더 큰 사기를 행하고 있다고 하더구나. 잡아서 법원에 넘겨야 겠어. 이번이 12번 째야. 도대체 포기란 것도 없고 자료를 본 결과 아이큐 160 이상의 MENSA 회원이었다고 하더구나.
그런 머리는 왜 사기에만 들어가는지… 하여튼 부탁한다.”
“….김신우라고요….?”
“그래, 1979년생 이야. 보니까 고등학교 때 이윤서, 자네와 같은 고교를 다녔더구만.
같은 고등학교 동창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니 믿기지는 않겠지만 부탁하네.
자고로 경찰은 사사로운 정에 이끌리거나 그래서는 안돼.”
“….알겠습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김신우…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이름… 아니 잊혀지지 않는 이름이었다. 고등학교 때 사귀었던 남자친구였었다. 그래- 과거의 남자였다. 하지만 그 녀석이 바람을 피워서 헤어졌었지…
“김신우 녀석- 니가 입에 달고 살았던 녀석 아니야?
참 나, 사기죄로 구속이라니. 정말 니가 아깝다. 천하의 엘리트인 니가 그 딴 범죄자랑 같이 사귀었다니 믿을 수가 없어. 정보 들어오는데로 출동하자.”
진영이는 아까부터 그를 욕하고 있다. 하지만 난 아무 말로 하지 않고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말할 수 없는 것이겠지. 너무나 갑작스런 일에… 난 당황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정보 들어왔네. 경기도 파주시 이 큰 빌딩에서 사무실을 차리고 있다고 하더군.
이젠 출동해야지?”
“아…. 네, 알겠습니다.”
붉은 빛을 돌아가는 경찰차를 타고 난 그 빌딩으로 향했다. 물론 내 파트너이기도 한 진영이와 함께. 운전을 하면서 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그저 머리속이 멍해져 왔다.
“지금 너 고민하고 있지. 숨겨주어야 할까, 아니면 체포해야 할까.”
“어…? 아…아니야….”
“말도 안돼- 니 생각은 니 얼굴에 잘 나타나 있는 걸.
니 생각을 존중해 줄게. 빨리 결정하도록 해.
법을 선택할 거니, 아니면 사랑을 선택할 거니.
깨진 것도 상대방의 의지 때문이었잖아- 넌 계속 사귈 생각이었잖아.”
“하지만 난 지금 경찰관이야.
아까 말씀하셨듯이 경찰은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려선 안돼.”
그러는 사이에 그 빌딩에 가까워져 갔다. 그리고 섰을 때, 안에선 큰 소리가 들려왔다. 총소리와 말싸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우리 뒤를 쫓아오던 다른 경찰관들도 무척이나 놀란 듯 했다.
“빨리 들어가 보자.”
잠금 장치가 되어 있는 유리 문이었지만 금방 그 장치를 해제하고 들어섰다. 김신우…. 그 녀석이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 지금 그는 위험해 있었다. 여러 명의 총과 칼을 든 사람이 신우를 위협하고 있었다. 같이 있던 여자… 그 여잔 – 예전에 같이 있는 것을 여러 번 보았던 역시 이 여자 때문에 깨진 것이었나.. 지금 흥분해서 소리를 꺅 꺅 지르고 있는 여자는 가슴까지 내려오는 갈색빛 웨이브진 머리에 실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무실엔 이 여자 외에도 파티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마 이곳은 파티장인 듯 싶었다.
“저 사람들 뭐지? 총과 칼은 법적으로 휴대할 수 없는 건데!
이럴 줄 알았음 더 많이 부를걸.”
“이미 늦어버렸잖아. 빨리 어떻게 해서든 처리 해 보자.”
경찰이 온 것을 보자 그 사람들은 무척 당황한 듯 보였다. 그리고 태도를 바꾸어 우리를 칼로 위협했다. 난 그것을 깔끔히 무시해버렸다.
“우린 김신우 씨를 체포하러 온 겁니다. 비키세요.”
“체포?! 이 녀석은 체포로도 안 될 녀석이야!!!!!!!
죽어야 마땅해. 내 누이동생을 죽인 파렴치한 놈이야!!!!!!!!
싸구려 약이나 팔고 다니는 개새끼라고!!!!!!!!”
이 말을 듣는 순간- 예전에 느꼈던 사랑 따윈 잊어버렸다. 싸구려 약으로 사람을 죽여….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버렸다. 그리고 내가 말릴 틈도 없이 사람들은 김신우를 노렸다.
“이봐, 경찰관이면 나 좀 살려줘!!!!!!”
소리를 꽥 꽥 질려대는 김신우. 하지만 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내 위협하던 것을 멈추고 돌아서 버렸고, 그가 안심할 기회도 없이 난 수갑을 손에 채워넣었다.
“사기죄로 체포하겠습니다, 김신우 씨.”
2년 후… 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계속 내 일만 해왔다. 그리고 그 일로 김신우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잊어버렸다. 어느 날, 서류를 정리하고 있을 때 진영이가 커피를 타 가지고 들어왔다.
“야, 감옥에 있었던 사람- 죽었다는 소문이야.
말로는 자살했다고 하던데.”
“그래?”
“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
“몰라-“
“김신우. 그 사람이야.”
“왜?”
여전히 짧은 말투. 내가 지난번 일로 그에 대한 사랑을 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진영이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이 경찰관 중에 있었더래나 봐.
난 몰랐는데-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깨졌대.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심했는지 말이야.
그런데 경감님께서 그 사람 사진을 보여줬더니 무척 놀라면서 울더래.
왠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그리고 다음 날 죽어버렸어.”
“왜 죽었는데? 참 별난 사람이야.”
그렇게 난 그 사람을 잊어갔다. 그리고 경감님의 책상 위엔 옅은 푸른색의 편지지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이내 편지지는 휴지통으로 들어갔다.
네가 이 편지를 볼 수 없겠지. 나 신우야. 오랜 만이다.
정말 너를 사랑하는데 결국 경찰과 범죄자로 만나서 정말 쪽 팔린다.
나를 잊고 사는 너를 보면서 왠지 가슴이 아파왔어.
만약 그 때 너와 계속 사귀었더라면 이렇게 사기를 치고 다니지는 않겠지.
하지만 너무 늦었어. 이건 열병과 같이 내 마음을 병들게 해버렸어.
더 이상 네가 아파하지 않도록 내가 사라져줄게.
이제야 너와 함께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비록 검은색 날개를 달겠지만 말야.
정말 사랑해, 그리고 안녕.
어떻게 보면 이해하기가 힘들듯 싶네요^-^ 하지만 이런 내용의 소설은 꼭 쓰고 싶었답니다.
하여튼 읽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