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와 캘리그라피, 문인화를 배우시는
대부분은 보통 건강한 시민들이다.
매일마다 출강하는 평생학습의 공공기관들에서
취미로 배우시다가 일부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 전문적으로 하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아닌 곳에
묵향을 나누러 가는
세 그룹 중 두 그룹은 자폐청년들이고
운영위원으로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다.
한 그룹은 생활시설의 여성장애인들인데
무료로 배우는게 마음에 걸리는 듯
올때마다 상추나 콩 고추 호박 등등 텃밭 작물을
두 손으로 공손히 주기도 한다.
자폐 학생들 중 하나가
평생학습 다양한 공부하고
운동 체조하고 배식하는데
공동체 생활학습이 어려워서 그 친구는
따로 내 연구실에서 개인지도를 받는다
가르치면 생각보다 집중력이 좋고
스스로도 좋은지 웃으면서 붓을
잡고 열중할 때가 많아 공모전에 수상도 많이 했다..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부모님이
평일 뿐 아니라 주말에도 시간내어
함께 외출이 어려운 형편이라
한 달 한 두 번 정도 가끔
내가 함께 그 친구와 점심 또는 저녁밥을 먹는다
어차피 먹어야 하는 밥이라면
가끔은 나누어 먹거나 보태어 먹으면
배보다 마음이 편해지니깐.....
손님과 먹을때도 손님이 양해해주시면
함께 먹기도 하는데
지금은 청주에 안 계신 다른 띠방 방장님이
청주계시면서 5060카페 일로 찾아오셨을때
너그럽게 함께 먹어도 된다고 하셔서
마음놓고 돌솥밥추어탕을먹기도 하였다.
그 친구는 20대였다가 30대가 되고
이제 곧 40을 향해 나이가 자꾸 먹어가는데도
소년 청년 장년 노년의 생애주기별 리듬을 가르치면
그 청년은 줄기차게 하는 말이
저는 총각입니다라는 말을 잘한다.
장가를 안 간 사람은 나이고하를 막론하고
총각이라는것이 깊이 뿌리 박힌 것 같다.
저번에 모밀국수를 아느냐고 하니 안다고 해서
함께 시내에 40년 이상된 국수집에 갔다
그런데 다른 때와 다르게 유달리 빨리 먹는게
좀 이상했지만 별 다른 생각없이
식사를 마치고 다시 어머니가 장사하시는
가게로 데려다 주는데
표정이 흥칫뽕이다.
왜 그럴까....운전하면서 자꾸 신경이 쓰여
다음에는 뭘 먹을래? 뭐 먹고 싶지? 하고 말을 걸어도
건성으로 대답하다가
내릴때는 문을 세게 닫고 가버린다.
갑자기 얼음물이 얼굴을 덮친듯
얼이 떨떨...하였는데
서실로 들어와 먹을 갈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부주의로 삐친것 같았다.
고기와 냉면을 먹거나
탕수육이나 짬뽕 또는
추어탕이나 순대국밥을 먹어도 반을
항상 덜어주었는데
모밀국수는 판으로 나온것이라
덜어줄 생각을 못했는데
아마 빨리 먹으면 당연히
선생님이 모밀면 한 사리는 자기를
줄줄 알았던 모양이다.
다음에 가면 그 친구는 아예 모밀 두 판을
시켜주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한때 내가 19살 부산에서 서울 상경하여
명동과 인사동 사이 중앙극장 옆의
조그만 한학서원에서 한학과 붓글씨를공부할때
가끔 점심을 굶고 그 옆의 성모병원에
올라가는 계단옆에 있던 수도물로 배를 채웠는데
어떤 선생님이 간혹 밥을 사주면
염치불구하고 그 밥의 기운으로
조금은 덜 외롭게 붓을 잡을 수 있었다.
비록 자폐청년이
밥 한끼의 고마움을 모르고
장애의 한계로 잘 삐친다 하더라도
소박한 한끼로
마음이 잠시라도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 또한 내가 받았던
이웃과 세상의 사랑 빚을
갚아나가는 것이 아닐까....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다시 밥 사주어야 될 총각의 삐침
늘 평화
추천 1
조회 338
23.08.28 13:01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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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 총각마음을
읽었으니
참 다행
언능 날 잡아서
두판시켜줘요
좀 부끄러워
하지 않을려나~^
오늘 아이스크림이랑 바나나 사서
난 한개 청년은 두 개 청년
아럐층서 장사하는
엄마도 하니씩갖다드리라니
넘 좋아하네요~^^
천진무구해요
내가 시간이 되면 조만간
그 국수집에 다녀와야지요
에구 그총각 마음이 풀렸으면 하네요
천진무구해서
금방 풀려요
오늘 아이스크림 사주고
안해본 학습도 새롭게 시도하니
웃고 갔어요
좋은일하시는. 친구의 건강을 축원합니다
나무관세움보살
공운합장
고맙습니다
평온한 하루 되세요
다양한 인생공부를 문인화를
가르치면서 배우는 시는 것 같네요
자폐아는 그런 공부를 하면 치유에
도움도 될 것 같아요
지금 현재 계신곳은 외국인 것 같기도
한데 노고가 많으십니다.
외국이 아니고
충북입니다 ㅎ
원래 서울서 수십년 살았지요
예술치료 학습을 하면
치유까지는 아니라도
악화되지 않고 일상생활이
평범한 소확행은 되지요
좋은 일 하시네요
너무 잘 해주시니 어리광이 늘었나봐요
앞으로도 잘 해주시려는 마음이 감사한 마음이드는군요
사랑이 물처럼
낮은곳으로 가면 저도
마음이 평온해져요 ㅎ
좋아요. 좋아~ 글 내용도 좋고 잘 쓰셨고...
역시 늘평화님은 멋져요. 화이팅~!!
오늘은 아기 안보는 날이라
작품도 하고 삶의 글도 쓰네요 ㅎ
근데 눈이 침침해요~^^
남은 하루도 화이팅입니다
@늘 평화
흑흑~ 저도 점점 눈이 침침하고 아파져가니
이제는 늘평화님 글을 보고 댓글 다는것보다는
바로 전화를 해서 글 잘 읽었다고 해야겠습니다.
어린 아기 같은 마음의 소유자이니 늘 울평화님 께서 하시던 대로 이번에도 덜어 주시겠지 생각했다가 아니니 삐졌나 봅니다. ^^~
맞아요 ㅎㅎ
초등 저학년 정도 수준이니~
오늘 아이스크림이랑 바나나 사서
난 한개 청년은 두 개
아럐층서 장사하는
청년의 엄마도 하니씩갖다드리라니
넘 좋아하네요~^^
천진무구해요
잔잔한 울림이 가슴속에서는 큰 감동으로 다가 옵니다
이렇게 착하시고 또 착하시고~~~
나도 은퇴하면 늘평회님께 붓글씨를 배워보고 싶습니다 ^^
과연 은퇴하실까요?
사시는 날까지 일찾아
부지런 하실것 같은데요
ㅎㅎ
착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무진장~
글 읽는데
온세상이 평화로 가득찬 느낌입니다~^^
사랑을 받았기에 사랑을
나누는 좋은 일이지요 ㅎ
좋은사탕님 고맙습니다
네 착한 일 하는 분 입니다
고맙습니다
어머 그렇다고 그렇게 서운하였나보다 안되었기도 하고
어쩌나요 ㅎㅎ총각을
그때뿐~~
아이스크림이랑 바나나 사서
난 한개 청년은 두 개
아럐층서 장사하는
청년의 엄마도 하니씩갖다드리라니
넘 좋아하네요~^^
천진무구해요
세상의 마음을
사랑으로 베푸시는
고은마음 덕분에 마음이 다
훈훈해 집니다^^
사랑을 받았기에 사랑을
나누는 좋은 일이지요 ㅎ
날으는소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