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세 폭탄' 세종의 변심
문희봉
최민호 국민의힘 세종시장 당선인이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집이 있는 지역에서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간 민주당 절대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세종시 내 신도시 지역에서도 최 당선인과 이춘희 민주당 후보 간 득표율이 엇비슷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일 치른 세종시장 선거 결과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민호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7만8415표(52.84%)를 얻었다. 6만9995표(47.16%)를 득표한 이춘희 후보보다 8420표(5.68%포인트)가 더 많다. 이 가운데 세종시 10개 읍·면 지역 전체 득표율은 최 당선인이 66.16%로, 이 후보(33.84%)의 약 2배에 달했다. 읍·면 지역은 상대적으로 보수성향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세종시 22개 읍·면·동 가운데 두 후보 간의 득표율 격차가 가장 큰 지역은 이해찬 전 대표 집이 있는 전동면이었다. 이곳에서 최 당선인이 76.17%를 득표했지만 이 후보는 23.83%밖에 얻지 못했다. 최 당선인 자택이 있는 연동면에서도 차이가 컸다. 이곳에서는 최 후보가 72.38%, 이 후보는 27.62%를 각각 득표했다.
그동안 민주당 절대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던 신도시 지역에서도 두 후보의 득표율은 비슷했다. 신도시 지역에서는 이춘희 후보가 득표율 50.98%(4만7082표)를 기록, 최 당선인 49.02%(4만5272표)보다 1.96%포인트(1810표) 더 얻는 데 그쳤다. 그러나 12개 행정동 가운데 6곳(도담·고운·보람·새롬·대평·다정동)에서는 최 당선인의 득표율이 더 높았다. 보람동에는 세종시청이 있다. 세종 신도시 지역은 유효투표 수가 시 전체의 74.12%를 차지한다.
이런 결과는 지금까지 세종시 선거 결과와 상반된다. 세종시는 3·9대선에서 충청권 4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앞선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종에서 이 후보에게 7.8%포인트 차이로 뒤졌다. 2018년 6·13지방선거 때는 이춘희 당시 후보가 71.3%를 얻었고, 자유한국당 송아영 후보는 18% 득표에 그쳤다. 최 당선인은 2012년 세종시장 선거에서 이춘희 후보 등에 밀려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춘희 후보의 당시 득표율은 비(非)호남권 시·도지사 당선인 14명 중 최고였다.
이에 대해 국민의 힘 세종시당 관계자는 “세종시는 문재인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정책에 따른 세금 폭탄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지역 가운데 하나”라며 “여기에 민주당이 정권 교체 이후에도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계속 보인 것이 표심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세종시에서 민주당 세력의 장기 집권에 따른 피로감,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국무회의 개최 등도 선거 결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며 “세종시장과 국회의원·세종시의원 등을 민주당이 차지해 오던 것을 상각하면 상전벽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사람은 늘 겸손해야 한다는 얘기가 생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