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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탄력받았어요. ㅋ
[41]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90년대 가요씬에서 반드시 들어보아야 할 앨범 10장을 선택하라면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윤상 : insensible
조동익 : 동경
이상은 : 외롭고 웃긴 가게
토이 : A Night in Seoul
이병우 : 야간비행
미선이 : 1집
김광민 : 3집 (보내지 못한 편지)
김두수 : 3집
조용필 : 13집 (꿈) 혹은 14집
이 정도를 손꼽고 싶습니다. 서태지, 공일오비, 신해철은 취향에 안맞고 ㅋ
이소라, 조규찬은 2000년대에 내논 앨범들이 더 좋으며, 조동진은 아무래도
80년대 앨범들이 낫습니다. 한 장더 추가한다면 빛과 소금 1집 정도.
장필순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는 국내 가요씬에서 제대로된 모던록
사운드를 들려주는 거의 유일한 앨범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앨범은 크게 두 개의 서로 다른 소리를 담고 있는데, 1번 & 2번 트랙에서는
박용준(더 클래식)의 트레이드 마크인 어딘가 빈 듯한 공간에 한 줄기의 신디사이저
가 흐르는 사운드가 돋보이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3번 -> 12번 트랙은 신디사이저를
사용하지 않고 드럼 + 기타 + 베이스의 기본조합의 깔끔한 모던록 사운드가 펼쳐집니다.
이런 식의 대비를 이루는 구성이 처음부터 기획된 것은 아니였고, 박용준이 음반작업
중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일이라고 하지요. ㅋ
박용준과 조동익의 소리에 대한 태도는 상당히 다르지요. 박용준은 악기 하나를 의도적
으로 빼거나, 반드시 있어야할 소리를 빼는 식의 - 비운다라는 개념과도 또 다른 -
A/B가 있을 때 A를 제외해서 B를 돋보이게 하는 것을 즐깁니다. 이와는 다르게 조동익은
공간에 소리가 비어있는 것을 싫어하는것 같아요. 장필순의 6집 Soony만 들어봐도 계속
해서 효과음들이 귀를 휩쓸고 지나가거든요. 물론 덧칠을 즐긴다기 보다는 응당있어야할
부분에 들어갈 소리를 놓치지 않는 완벽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전 이 두 분 다 좋아요. ㅋ
장필순의 5집이 걸작이 된 이유는 좋은 곡, 좋은 연주, 조동익의 완벽한 프로듀싱때문이
기도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박용준과 조동익의 소리에 대한 서로 다른 어프로치
가 빗어낸 콘트라스트가 주는 재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42] 장필순 - Soony6
장필순의 6집은 5집과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만들어진 앨범입니다. 일단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작업하였고, 전작의 아날로그방식에서 벗어나 하드 디스크에서 직접 편집하는 디지털 방식으로
녹음되었으며, 무엇보다 세상이 변했지요. 장필순과 조동익도 나이를 먹었고. (슬프네요)
5집이 전형적인 아날로그 모던록사운드라면 6집은 디지털의 가면을 쓴 록사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타, 베이스, 드럼의 질감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구요. 록사운드에 전자음향을 입혔다고
보는 것이 옳을듯 싶습니다. 요즘 서양 인디 밴드들이 Folk와 일렉트로니카를 섞는 작업과도 맥락이 통하는
부분이 있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수잔 베가가 90년대 초반에 인더스트리얼적인 사운드를 포크에
접목한 것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헬리콥터를 가장 좋아하고, 앨범 후반부의 3부작 모래언덕-신기루-햇빛의 흐름도 훌륭하다고 생각합
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이 앨범은 자주 듣게 되지는 않습니다. 소리가 어딘가 과잉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고, 무엇보다 5집에 대한 애착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ㅋ
현재 하나음악 관련 뮤지션들은 제주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고 하네요.
[43] 마키하라 노리유키 - Cicada
마키하라 노리유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남성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얼마전에는 일본의 조용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노우에 요스이의 앨범 판매량을 넘어섰다고 하지요. (둘 다 천만장이 넘어요. 대단하지요)
마키의 비공식 데뷔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루어졌는데요. 10대 초반에 사카모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보낸 데모 테잎이 그 주의 곡으로 선정되면서 처음으로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마키의 어릴
적 우상은 YMO였고, 아직도 류이치 사카모토를 만나면 90도로 인사한다고 하지요. ㅋㅋ
마키는 곡을 쓸 때, 가사를 먼저 쓰고, 그 가사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만들고, 맨 마지막에 사운드를 입힌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사가 잘 들려요. 가사가 잘 들리는 만큼 멜로디의 라인도 확실하구요. 따라부르기 편한
음악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소리가 부족하냐... 그것도 아니예요. 신디자이져 위주의 편곡이라서 다소 질리는
감이 없진 않지만, 있어야할 소리만 들려준다는 점에서 귀가 피로하지 않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뮤지션입니다.
Cicada는 Sony 3부작, Such a Lovely Place, Listen to the Music, Cicada 중의 마지막 앨범입니다. 마키의
팬중에서는 이 앨범을 최고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구요. 저 역시 이 앨범에서 한 판 정리했다고 생각합니다.
[44] 마키하라 노리유키 - Listen to the Music
마키의 최대걸작이라면 바로 이 앨범입니다. Cicada, 태양, Personal Soundtracks도 좋지만, 역시 실크같은
소리를 들려주는 이 앨범이야말로 마키의 대표작이라고 생각하구요. 이 앨범을 통해서 보컬리스트로써의
역량도 다시금 확인하게되었지요. 멜로디가 아름다운 JPOP의 명곡을 듣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GET해도
좋습니다. LOU의 Lady in Blue를 시작으로, 오누키 타에코의 바다와 소년, Off Course의 가을의 기색,
야키코 야노의 David, 마츠토야 유미의 봄이여 오라, SENRI OE의 RAIN, ... 등등등 죄다 명곡 ㅠㅠ
[45] 마키하라 노리유키 - 태양
[46] 마키하라 노리유키 - Home Sweet Home
[47] 마키하라 노리유키 - 오늘은 맑은 하늘
마키하나 노리유키가 각성제로 실형을 받고, 게이로 커밍아웃하게 되면서 순백의 소년같은 이미지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게 됩니다. (생긴건 일본원숭이 ㅋㅋ) 마키의 음악은 밝고, 희망찬 메세지를 던져주는 것이 트레이드마크였다
는 점에서 대중들의 충격은 이루말할 수 없는 것이였는데요. 소니에서는 음반을 모두 회수하기에 이릅니다.
소니와 결별하고, 고향으로 돌아가 거의 1년을 숨어살다가 자살까지 생각하던 암울한 시기를 극복하고 워너에서 낸
세 장의 앨범 태양, 홈 스윗 홈, 오늘은 맑은 하늘은 복귀작이자 소니의 전성기를 그대로 잇는 걸작들입니다.
사실 워너 삼부작과 EMI의 EXPLORER, LIFE IN DOWNTOWN 이렇게 5장의 앨범은 가사에 있어서 계몽적인 성격이
강한 앨범들인데요. 골수 팬들 중에서는 '차카게 살자'의 메세지를 강조한 이 앨범들을 싫어하는 분들도 많아요.
워너 삼부작으로 음악씬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이전과 같은 인기를 얻는 것은 무리였지요.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가장 뛰어났던 시기하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들려주지 않았던 멜로디 라인이 뿜어져나왔고, 편곡적인면에서도 새로운
진행, 소리들을 들려주기 시작했으니까요. 정말 음악으로만 승부하던 시절입니다.
워너를 떠나면서 SMAP에서 준 곡 세상의 단 하나뿐은 꽃으로 마키는 다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게 됩니다. 새 앨범은
100만장을 돌파하게 되구요.
[48] 마키하라 노리유키 - 퍼스널 사운드트랙스
마키의 최신 앨범입니다. 워너 삼부작, EMI 삼부작이 음악적 실험의 시기였다면 AVEX로 옮겨 낸 두 장의 앨범
은 음악적 성취보다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팝송다운 팝송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AVEX에서의
두 번째 앨범인 퍼스널 사운드트랙스는 90년대 초-중반의 사운드를 돌아간듯한 느낌의 앨범으로,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 깔끔한 편곡이 돋보입니다. 20년동안 거의 20장에 가까운 앨범을 발표하면서 아직까지 전달
하고 싶은 메세지, 멜로디가 있고, 이를 진부하지 않게 표현하는 힘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젠 거장의 반열에
오른것 같습니다.
[49] 조규찬 - 8집
90년대에 가장 저평가받은 가수라면 바로 조규찬입니다. (과대평가의 대명사는 서태지 ㅋㅋ) 이 분은 너무
완벽해서 사람들이 다가가기 힘들었던것 같아요. 빈틈이 없는 이미지랄까요. 철학적이기도 하구요.
조규찬의 앨범 중에서는 졸작이 없고, 완성도가 높은 작품들이 대부분이지만, 역시 자주 듣게 되는 앨범은
4집, 8집 정도 입니다. 특히 8집은 힘을 주어 노래하지 않아서 좋구요. 이전작들의 모난 부분을 다 깎아내리
고, 편안하게 들린다는 점에서 자주 듣게 되는것 같습니다.
[50] 조동익 - 동경
명반은 앨범커버의 이미지가 소리에 그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The Dark Side
of the Moon이 대표적인 경우이죠. 70년대 엘피들은 커버를 보면 그 음악이 들립니다. 조동익의 동경 역시
커버의 이미지 그대로의 음악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문학적이지요. 이 앨범 전체를 듣고 나면 따뜻한
수필집을 한 권 읽은 느낌이 듭니다. 정서적으로는 어떤날에 맞닿아 있으며, 사운드는 포크를 기반으로
퓨전적인 색체가 강합니다. 팻 메써니적인 프레이즈를 들려주는 부분도 적지 않구요. (그렇다고 해서 펫
메써니 카피라고 하면 당신은 참으로 촌스런 사람 ㅋㅋㅋ) 노스탈지아라는 단어가 이 앨범을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을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어떤날의 1집/2집보다는 이 앨범을 1000000000 배 정도 더 좋아합니다.
[51] 토미타 랩 - shipbuilding
뚜둥! 어느날 갑자기 천재가 등장하여 음악씬을 풍요롭게 하였다!
90년대 중반, 후반의 음악씬은 서구는 물론이고 일본, 한국 모두 질적으로 성장했던 시기입니다.
60-70-80년대에 축적된 음반들을 듣고 자란 20대, 30대들이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펼친 것이
90년대 이지요.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젊은 혈기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었던 시기
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이렇게 개판인겨 ㅋㅋ)
일본 음악씬의 신적 존재였던 코무로 테츠야가 90년대 후반에 급격하게 쇠퇴하면서, 새롭게 떠오른
프로듀서가 바로 토미타 랩입니다. 코무로 타츠야의 공장에서 찍어내는 듯한 균일적인 사운드가
21세기에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은 것이지요. (이 사람이 참여한 곡만 1000곡이 넘는다고 하니까요;)
또한 아무로 나미에와의 결별, 지나친 과소비, 잘못된 사업투자 등등 현재는 사기죄로 재판을 기다
리고 있다고 합니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 아쉽게도 몰락하고 말았는데요. 개인적으로 그의 곡 중에
서 Can You Celebrate? 같은 곡은 예술적으로도 높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
을 너무 관라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토미타 랩하면 매니아적인 뮤지션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실 분들도 있을것 같은데요.
키린지 뿐만이 아니라 히라이 켄, 나카시마 미카, 핑크, 최근엔 동방신기까정 (왠일이니~ ㅋㅋㅋㅋ)
메이져 상품들을 대상으로 한 작업도 병행하고 있지요.
토미타 랩의 음악을 들어보면 이 사람의 내공이 장난이 아님을 알 수 있는데요. 솔로 1집에서는
스티비 원더, 예스, 스틸리 댄, 70s 모타운, MPB (특히 미나스 지역 발라드) 등등의 사운드가 마치
롤러코스터 타듯이 넘나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저것잡탕음악은 아닌 것이, 이분의 곡은
딱 들으면 알 수 있을 정도로 스타일이 확실해요. 그리고 3초 이상 의미없는 소리를 들려주지 않는
것이 자신의 모토라고 말할 정도로, 토미타 랩이 손을 댄 곡은 쉽없이 귀를 즐겁게하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토미타 랩의 실력은 JPOP의 대가들에게도 인정을 받고 있는데요. 자신이 곡, 자신의 앨범이 아니면
절대 참여하지 않는 마츠토야 유미가 토미타 랩의 1집의 God Bless You!과 스피츠의 커버앨범에서
楓의 커버곡에서 보컬로 참여하였고 (이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였지요), 오누키 타에코, 타카하시
유키히로가 솔로 2집의 プラシーボ・セシボン(프라씨보 세씨봉? ㅋ)에 참여하였으니까요.
최근에는 AVEX로 자리를 옮겨서 솔로 3집을 작업중이라고 합니다. 새로운 싱글도 이미 발표!
[52] 토이 - A Night in Seoul
한국적인 씨티팝의 걸작이지요. 이 앨범은. 도시적인 이미지와 어딘가 모르게 센티한 느낌. ㅋㅋ
5집 Fermata는 좀 난잡한 느낌인데 반해서, 이 앨범은 잘 정리되어 있고, 사운드가 통일되어 있어서
자주 꺼내듣게 됩니다. 토이 2, 3집은 거의 안듣고요. 1집은 풋풋한 느낌이 좋고. 역시 최대걸작은 6집!
[53] 토이 - 6집 Thank You
토이가 앨범을 자주 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 4집, 5집, 6집에 수록된 곡들의 분량만 보면 왠만한 앨범
5장 이상은 만들 수 있을 정도고, 각각의 곡들에 담긴 아이디어는 몇 개의 곡으로 분산해서 만들 수 있을
만큼 풍성하지요. 다작을 하지는 않지만, 한 앨범마다 완성도가 높은 곡들이 많고, 스타일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특별히 활동이 적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토이의 6장의 앨범 중에서 6집을 가장 좋아합니다. intro, interlude를 제외한 13곡이 모두
어떤 한 곡은 좋아하게 되도록 만들어진것 같아요. 저는 해피엔드를 가장 좋아합니다. 스틸리 댄의 소년
버전이라고나 할까요. ㅋ 육감적인 면이 강조된 스틸리 댄 사운드를 소년적인 감성으로 전환한 점이
재미있으면서 좋았습니다. 키린지적인 느낌도 강하구요.
그 외에도 이규호가 보컬을 맡은 나는 달, 성시경의 딸에게 보내는 노래, 유희열의 프랑지파니, 김민규의
안녕스무살 을 좋아하고, 그 외의 곡들도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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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감상평 즐독하였습니다.장필순은 벡보컬은 천부적인데...자신의 엘범에서는 뭔가모자른 구석이...아쉽더군요..
조동익의 동경 앨범에서도 장필순이 전반적인 백보컬을 넣었는데. 이게 맛이 좋아요. 스산한것이...
과대평가 서태지 에서 너무 공감이 가네요. 전 어떤날 1,2집도 좋아하는데..ㅎㅎ마키하라 노리유키 들어봐야 겠네요.항상 좋은글 감사요^^
지난 토요일 이소라가 어떤날 - 장필순 - 조동익 - 양희은 - 이병우 등을 연달아 선곡해서 보내주더군요. 덕분에 아주 기분좋은 드라이빙을 했어요.
글잘봤습니다,, 조동익 동경한번들어봐야겠습니다~
저도 장필순님 5,6집 구매하려구요